아람코(Saudi Aramco)가 석유화학 시장 진입을 확대하며 SK이노베이션에게 특허권 소송을 제기했다.
아람코는 미국 특허심판원(PTAB: Patent Trial & Appeal Board)에 SK이노베이션의 미국 특허 등록번호 US9023979 이산화탄소/에폭사이드(Epoxide) 공중합의 분자량 및 사슬모양 정밀 제어 및 저분자량 폴리알킬렌 카보네이트(Polyalkylene Carbonate) 제조 특허에 대해 IPR(Inter Parts Review)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출원일은 2013년 6월26일이며 국내에서는 출원번호 10-2010-0031457로 2010년 4월6일 출원했고 2017년 3월7일 등록했다.
IPR은 미국의 특허권에 대해 유효성을 재검토하는 절차로 사법절차와는 구분되고 있으나 미국특허법에 대해서는 구속력을 가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은 2008년 아주대학교와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플래스틱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의 특허 이전과 연구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산화탄소를 플래스틱으로 생산할 수 있는 「그린폴」 기술을 상업화함으로써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학교는 2008년 그린폴 관련기술인 이산화탄소/에폭사이드 공중합 촉매 기술을 SK이노베이션에게 이전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린폴을 상업화함으로써 다수 특허를 세계적으로 출원했으며 해당기술은 아람코도 비슷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가 특허소송을 제기한 폴리알킬렌 카보네이트는 생분해가 용이한 폴리머이며 포장 및 코팅소재로 사용된다.
특히, 제조공정에서 에폭사이드 화합물과 이산화탄소를 투입함으로써 유독가스인 포스겐(Phosgene)을 투입하지 않고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친환경 폴리머 생산기술로 주목되고 있다.
하지만, 유리전이온도가 낮고 기계적 강도가 크지 않아 용도 개발에 한계를 나타내고 있어 상업화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폴리알킬렌 카보네이트 생산을 포함한 그린폴 기술을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40% 수준 채용하는 파일럿 플랜트를 가동했으나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코스트 경쟁력이 크게 악화돼 2014년 말 상업화를 무기한 연기했다.
다만, 이산화탄소 배출권 거래제도가 활성화되고 있어 배출권 구매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상업화를 재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동 석유기업이 특허소송을 제기한 사례는 매우 드문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아람코는 최근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석유화학 사업영역을 확대하면서 특허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는 2016년 미국 지식재산권소유자협회 특허 출원건수가 195건으로 전년대비 43%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 관계자들은 중동 석유기업들이 석유화학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면서 발생한 마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람코는 이산화탄소 고분자화합물 전환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산화탄소로 지방족 PC(Polycarbonate)를 생산할 수 있는 특허권을 보유한 미국기업 노보머(Novomer)를 2016년 인수한 바 있다.
아람코는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면서 2018년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으며 IPO의 일환으로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 특허심판원이 진행하는 절차에 따라 순차적으로 대응할 계획이다.<허웅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