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은 미국의 부활로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트럼프 정부는 제조업 부활을 목표로 에너지의 코스트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등 에너지를 중심으로 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저렴한 천연가스를 생산할 수 있는 셰일(Shale) 혁명의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
셰일 혁명은 1980년대부터 30년 이상 유지된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석유가격 지배력을 약화시켰으며 산유국이 원유 수익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다운스트림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경제구조를 다각화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은 셰일 혁명의 영향으로 에너지 코스트 경쟁력이 대폭 향상될 뿐만 아니라 석유화학산업이 다시 부활하고 있다.
셰일가스 생산을 확대하면서 석유화학에 대한 투자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2018년에는 셰일가스를 이용한 대규모 에틸렌(Ethylene) 크래커 가동이 집중됨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 대한 영향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다양한 화학소재의 경제성 변화에 대응해 사업구조를 재편·집약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국제유가, OPEC 감산에도 미국 생산 확대로…
국제유가는 21세기 들어 중국 등 신흥국이 급성장하고 선진국 경제가 버블 수준으로 호황을 이룸에 따라 에너지 수급이 타이트해지면서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으나 2008-2009년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불황에 빠지면서 급락세로 전환됐다.
2010년 이후 일시적으로 100달러대를 회복했으나 글로벌 경제침체 및 미국 셰일가스·오일 생산 본격화로 공급과잉이 확실시되고 OPEC이 시장점유율 확보 및 셰일 견제 목적으로 석유 감산을 보류함에 따라 2014년 이후 다시 30-40달러대로 폭락했다.
그러나 OPEC이 2017년 초부터 감산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50달러대에 들어섰고, 러시아 등 OPEC 비가입국이 감산에 협조하기로 합의해 50달러대 후반으로 상승했으며, 최근에는 감산기간 연장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되며 65달러를 바라보고 있다.
다만,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확대하고 있어 OPEC 감산에 따른 상승효과는 공급과잉이 완전히 해소되기까지 한정적인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원료코스트 경쟁력 대폭 향상
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은 2000년대 들어 극심한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아 화학 메이저들이 불가피하게 생산설비 폐쇄 및 매각을 단행했다.
그러나 중국을 중심으로 신흥국 수요가 신장함에 따라 중국에서는 외국기업과의 합작 프로젝트가 잇달았고 중동에서는 석유가스 베이스 에탄(Ethane)을 원료로 사용하는 대규모 에틸렌 크래커 건설 붐이 일어났다.
이에 따라 석유화학 생산이 급증했으며 2008-2009년 금융위기를 계기로 실수요가 침체된 가운데 재고 감축 움직임이 확산돼 공급과잉이 대폭 확대됐다.
이후에도 원유는 공급과잉이 계속됐으나 석유화학은 각국 정부가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약 600만톤에 달하는 생산설비가 폐쇄되고 중국 수요가 10% 이상의 신장세를 유지함에 따라 2010년 이후 공급과잉이 해소되기 시작했다.
미국은 2001년 텍사스(Texas) Burnet 광구에서 수압파쇄 및 수평굴착 기술을 이용한 셰일가스 개발의 유효성을 입증한 후 2007년 무렵부터 독립계 에너지기업이 생산을 본격화하면서 에너지 혁명이 시작됐다.
천연가스 생산량은 2006-2010년 약 20%, 에탄 공급량은 약 25% 증가했으며 셰일오일도 동일한 기술을 이용한 생산을 본격화했다.
이후 천연가스 가격은 저가로 안정된 반면 국제유가는 100달러대를 형성함에 따라 열량 베이스로 20% 수준까지 차이가 벌어져 미국 석유화학산업의 경쟁력이 크게 강화됐다.
미국산 천연가스 가격은 2000년대 들어 발전용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일시적으로 100만BTU당 10달러대로 급등해 천연가스에서 추출되는 에탄을 주요 원료로 사용하던 미국 석유화학산업은 나프타(Naphtha) 크래커 중심인 유럽과 아시아에 비해 코스트 경쟁력이 대폭 약화됐으나 셰일가스 생산에 따라 중동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코스트 우위국으로 부상했으며 에틸렌 생산기업들은 마진이 확대돼 높은 이윤을 창출하기 시작했다.
이후 금융위기 당시 가동을 중단하거나 폐쇄한 생산설비가 서서히 가동을 재개하고 신증설 및 외국기업 투자도 잇따라 유례없는 투자 붐으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유가가 약세를 나타냄에 따라 유럽과 아시아 나프타 크래커의 경쟁력이 향상됐음에도 미국 석유화학기업들은 원료코스트 하락 및 안정적인 수요를 바탕으로 상당한 마진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틸렌, 2019년 이후 수급타이트 가능?
미국은 국제유가 약세가 장기화됨에 따라 신규 에틸렌 크래커 및 유도제품 플랜트의 경제성에 대한 재검토가 요구됐으나 글로벌 석유화학 수급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투자 붐이 계속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에틸렌 시장은 2007-2011년 중동과 중국을 중심으로 신증설이 잇따라 공급과잉이 확대됨으로써 미국과 서유럽이 생산능력을 감축했고 2012-2016년에는 중국 수요 신장에 힘입어 공급과잉이 해소된데 이어 수급이 타이트해졌다.
미국에서는 셰일 자원을 활용한 신증설을 서서히 추진하고 있으나 유럽은 생산능력을 계속 감축했다.
2017-2021년에는 미국이 중동과 중국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신증설을 실시하나 수요가 안정적으로 신장해 글로벌 수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HS에 따르면, 글로벌 에틸렌 수요는 약 1억4000만톤으로 연평균 550만-600만톤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크래커 5-6기분에 상당하는 수준으로 2015-2020년 3000만-3100만톤에 달하는 신증설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로 대응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에는 2019-2021년 공급부족이 발생할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글로벌 에틸렌 생산능력은 2016-2021년 2800만톤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비전통 방식을 포함해 생산능력과 공급이 동일하다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중국에서는 MTO(Methanol to Olefin) 및 CTO(Coal to Olefin) 프로세스의 경제성이 문제시되고 있다.
미국은 유도제품 증설을 선행하고 있어 신규 에틸렌 크래커 생산물량이 바로 투입됨에 따라 수급타이트가 심화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제유가 폭락에도 미국투자 붐 지속…
미국 화학평의회(ACC)가 2016년 12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이후 계획된 석유화학 투자는 275건 이상으로 투자액이 1700억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49%가 완공 또는 건설중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미국은 신증설 프로젝트에 따라 2023년까지 화학제품 생산액이 1050억달러 확대되고 73만8000명의 신규 고용이 창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틸렌은 2017년 Dow Chemical, ExxonMobil, CPChem의 150만톤 3기를 포함해 총 500만톤 이상이 가동함에 따라 북미 생산능력이 18%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러나 트러블로 평균 6-9개월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실제로는 150만-200만톤 확대에 머무르고 2018년 약 400만톤이 가동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석유화학 프로젝트는 2016년 초 국제유가가 30달러 안팎으로 폭락함에 따라 재검토 움직임이 주목됐으나 5월 이후 상승하면서 Axiall/롯데케미칼, Shell Chemicals 등이 투자를 확정했고 Odebrecht/Braskem만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저렴한 에탄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석유화학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미국이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중동, 유럽,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은 시장구도 변화에 대응한 사업전략 재구축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미국, 셰일 베이스 신증설 재개
미국은 2022년까지 에틸렌 생산능력이 총 1160만톤에 달하는 에탄 크래커 10기를 중심으로 PE(Polyethylene) 730만톤 신증설을 계속함에 따라 수출을 대폭 확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ExxonMobil은 2022년까지 걸프지역에 200억달러를 투입해 화학제품, 석유정제, 윤활유, LNG(액화천연가스) 등 11건의 신증설 프로젝트를 추진함으로써 약 4만5000명의 고용 창출과 동시에 “풍부하고 저렴한 미국산 원료를 활용해 아시아 등에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가고 있는 국가의 인구증가, 생활수준 향상 요구에 대응할 방침”이라고 2017년 3월 발표했다.
ExxonMobil에 따르면, 2040년 세계 GDP(국내총생산)에서 아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39%로 20% 수준인 유럽 및 미국을 크게 상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ExxonMobil은 사우디 Sabic과 합작으로 에틸렌 180만톤 및 EG(Ethylene Glycol), PE를 생산하는 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의 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 텍사스 소재 San Patricio를 입지로 선정한 후 정식투자 결정을 서두르고 있다.
프랑스 Total은 2017년 4월 초 캐나다 Nova Chemicals, 오스트리아 Borealis와 합작으로 텍사스의 Port Arthur에 에틸렌 생산능력 100만톤의 에탄 크래커, Bayport에 PE 63만5000톤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은 국제유가 폭락으로 나프타(Naphtha)에 대한 셰일가스의 코스트 우위성이 사라짐에 따라 일시적으로 석유화학 투자 붐이 주춤했으나 여전히 글로벌 석유화학기업의 신증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셰일 광구도 국제유가가 폭락한 2015-2016년 생산을 축소했으나 OPEC의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대로 상승하면서 생산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중동에 필적하는 글로벌 에너지 및 석유화학 수출기지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경제성장을 견인하고 있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표, 그래프: <미국의 원유 및 천연가스 가격동향, 미국의 에틸렌 및 PE 가격동향, 미국의 에틸렌 신증설 프로젝트, 글로벌 에틸렌 제조코스트 비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