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셰일가스(Shale Gas) 생산을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이 신규 참여하면서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셰일가스는 1800년대 발견 이후 2000년대 들어 혁신적이고 경제적인 채굴기술이 개발되면서 생산이 본격화되기 시작했으나 채굴할 때 사용하는 수압파쇄용 물에 인체 유해한 화학물질 및 메탄(Methane) 가스가 다량 포함돼 지층의 균열을 통해 지하수를 오염시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실질적으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나 기존 천연가스 개발에 비해 위험요소가 많아 엄격한 규제가 요구되고 있다.
자연현상·기술발달로 상업생산 가속화
셰일은 입자 크기가 작은 진흙이 뭉쳐 형성된 퇴적암의 일종으로 혈암(頁岩)이라고 지칭되고 있다.
셰일가스는 탄화수소(Hydrocarbon)가 풍부한 셰일층에 매장돼 있으며 오랜 세월 모래나 진흙이 퇴적된 후 압력이 가해지면 유기물이 탄화수소로 변하기 때문에 석유 근원암(Source Rocks of Petroleum)이라고도 일컫는다.
전통가스는 셰일층에서 생성된 후 암석의 가스 투과도에 따라 오랜 시간 지표면 방향으로 이동하는 반면 셰일가스는 셰일층 위에 암석층이 있어 이동하지 못하고 셰일층에 잔류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셰일가스는 개발방식이 다를 뿐 화학적 조성이 메탄 70-90%, 에탄(Ethane) 5%, 컨덴세이트(Condensate) 5-25%로 전통가스와 동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전이나 가스전에 농축돼 있는 전통가스와는 달리 암석의 미세한 틈새에 넓게 산포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셰일층의 틈새는 10-9m(1nm), 면적은 10-18평방미터로 매우 미세하고 메탄(CH4)은 C와 H의 거리가 10-10m(1Å)로 틈새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10배에 달하는 공간에 있으면서 움직일 수 없는 상태이기 때문에 틈을 1만배(10-14평방미터) 확대하면 가스가 자연스럽게 흐르는 상태로 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셰일층과 같은 나노 수준의 매우 미세한 틈에서 가스의 압력이 낮아져도 분자들이 반복적으로 뛰면서 전진하는 크누첸(Knudesen) 확산현상이 발생한다는 사실도 발견됐다.
1990년 무렵에는 셰일가스 개발이 한정적일 것으로 예상됐으나 추출을 용이하게 하는 다양한 자연현상이 발견되고 채굴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상업생산이 가속화되고 있다.
수압패쇄, 경제적 개발의 원동력
셰일가스 채굴에는 수압파쇄와 수평항정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수압파쇄는 강력한 수압(500-1000기압)으로 셰일층에 인공적 균열을 내는 기술로 2000년대 들어 셰일가스의 경제적인 개발을 가능케 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수직으로 항정을 파고 셰일가스층에 이르면 수평으로 계속 항정을 판 후 화약을 폭발시켜 균열을 만드는 프로세스로 수평항정은 수직정에 비해 코스트가 2배 높지만 생산량이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다단계 수압파쇄 기술이 크게 발전했다.
수압파쇄로 형성된 균열이 닫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래와 유사한 프로판트(Proppant)를 물에 혼합해 주입하며 균열의 길이나 폭을 유지시켜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파쇄용 물에 대한 연구가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파쇄용 물은 겔화제, 계면활성제, 윤활제, 스케일방지제, 부식방지제, 살균제 등 화학약품이 포함돼 있다.
거대한 셰일가스층은 개발한지 10년이 지나더라도 저류층의 압력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균열이 닫히면서 항정에서 압력이 손실돼 파쇄용 물의 주입량을 늘리는데, 파쇄용 물을 운반하는 운송 코스트가 높아 코스트 감축을 위해 리사이클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셰일가스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전에 회수된 물은 지표면에 저장한 후 수처리 플랜트로 운반하지만 현장에서 간이 수처리장치를 이용해 재활용하는 기술이 실용화되고 있다.
수압파쇄용 물 리사이클 실용화
최근에는 지구화학검층기법으로 TOC(Total Organic Carbon)를 검출함으로써 셰일의 공극률과 물포화율을 분석해 침투율 및 셰일층 공극에 있는 가스와 유기물에 흡착한 가스의 양을 추정하고 있다.
셰일 분석자료에 따르면, 공극에 있는 가스와 유기물에 흡착한 가스의 양은 거의 비슷한 수준이지만 셰일층에 있는 유기물은 가스자원 뿐만 아니라 가스의 흡수매체도 있기 때문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또 지구화학 검층 데이터를 활용해 점토 타입을 분석한 후 파쇄용 물의 구성비율을 결정하는데 활용하고 있다.
수압파쇄공법은 북미를 제외하고 주로 재래형 가스전에 적용하고 있으나 북미에서는 비재래형 가스전에 채용하고 있다.
재래형은 물에 폴리머를 용해해 가교한 고점성 파쇄용 물을 사용하는 반면 비재래형은 저점성인 Slick Water를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친환경 파쇄용 물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다.
셰일가스 혁명으로 수압파쇄 활용사례가 점차 증가할 것이 확실시됨에 따라 파쇄유체에 포함되는 화학물질은 열화방지 및 방식 효과가 있으면서 독성이 적은 항균성 물질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파쇄용 물의 리사이클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BJ Service의 D.V.S. Gupta와 B.T. Hlideck이 발표한 논문 「Society of Petroleum Engineers(SPE)」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는 매년 수천개 이상의 항정을 굴착해 모두 수압파쇄를 실시하고 있으나 항정 주변에 물자원이 적고 파쇄용 물을 사용한 후 운반·폐기 등 처리 코스트가 막대해 합리적 해결방법을 모색한 결과 50% 수준을 재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에서는 장기적으로 폴리머 비중을 0%로 줄인 파쇄용 물이나 120℃에서 완전히 분해되는 생분해수지 등을 사용한 파쇄용 물에 대한 니즈가 확대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화학물질·메탄가스 배출해 환경오염 가능성
셰일가스 개발이 활성화됨에 따라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부상하고 있다.
수압파쇄 현장 근처에 있는 지하수에서 악취가 나거나 불이 붙은 사례가 있다는 보도가 잇달았기 때문으로 메탄가스 및 파쇄용 물에 포함된 화학물질이 지층의 균열을 통해 지하수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메탄은 무색·무취이기 때문에 물에서 악취가 난다는 것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SPE 논문에 따르면, 지층에서 지하수가 있는 대수층과 셰일층의 수압파쇄에 따른 균열 사이의 거리는 최소 1km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균열을 통해 유해물질이 확산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셰일가스 개발의 유해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제기됨에 따라 미국 MIT가 2011년 6월 데이터를 재검증함으로써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었으나 파쇄용 물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다시 문제점이 불거지 있다.
수압파쇄에서 사용되는 다량의 물은 100% 흙으로 흡수되지 않아 셰일가스를 본격적으로 채굴하기 전에 10-20% 수준으로 남아있는 물을 모두 제거하는 Flowback 공정이 필수적이다. 물이 남아있으면 가스를 추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수한 물은 지상 저장소에 잠시 저장한 후 수처리 플랜트로 운반해 처리하고 있으나 회수한 파쇄용 물에 포함된 메탄가스가 지상에 저장돼 있는 동안 증발해 환경오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과학 전문지 「Nature」는 메탄은 지구온난화지수가 이산화탄소(CO2)의 20배 이상으로 석탄 채굴보다 막대하며 온난화를 유발하는 요인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Flowback 기간은 고작 1주일에 불과하기 때문에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석탄 채굴과 마찬가지로 온난화가스를 배출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엄격한 규제대책 마련은 필수사항
환경오염 가능성까지 방지하기 위해서는 대책마련이 필수적이지만 셰일가스 개발기업 가운데 환경대책을 소홀히 하는 곳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기업들은 일반적으로 대수층을 굴착할 때 지수제를 사용하거나 물이 새지 않도록 철관을 받치고 철관과 지층 사이를 시멘트로 메우는 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지층과 철관의 틈이 완전히 메워졌는지 확인하지 않는 곳이 있어 틈새를 통해 가스 및 화학물질이 대수층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셰일층에서 천연가스를 추출하는 수압파쇄는 기존 천연가스 개발에 비해 환경적인 위험요소가 커 엄격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셰일가스 개발은 환경대책을 보유하고 있는 곳에게만 허가하고 개발현장 근처에 있는 대수층의 수질검사 비용은 개발기업이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셰일가스가 개발되고 있는 지역의 환경당국은 환경평가기업 리스트를 항시 업데이트하고, 대수층과 셰일층의 균열이 완전히 분리돼 있는지 지질학적으로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