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70달러에 근접한 채 상승비행을 멈추지 않고 있다.
국제유가는 2014년 상반기까지도 배럴당 100-120달러대의 초강세를 장기화했으나 미국이 셰일오일·가스 생산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경기가 침체되면서 100달러 시대가 물러나고 폭락에 폭락을 거듭한 끝에 2014년 말에는 30-40달러로 내려앉았다.
중동 산유국들이 재정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산유량을 제한하고 미국이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달러화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재정완화 정책을 펼쳐 국제유가가 100달러대 고공행진을 계속할 수 있었지만 에너지 코스트 상승이 제조업을 위축시킴은 물론 소비까지 얼어붙게 만드는 후폭풍을 불러왔다.
물론, 글로벌 경제가 침체됐다고 해도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본격화하지 않았다면 국제유가가 30-40달러로 폭락하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고, 2016-2017년의 석유화학 호황도 불가능했을 것이다. 중국 역시 고도성장을 장기화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급증해 국제유가 초강세를 견인했으나 에너지 코스트의 벽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국제유가는 어느 수준에서 정착할 것인가?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2018년 국제유가가 60달러를 넘어서지 못하거나 60달러대 초중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미 70달러에 육박했고 북반부 맹추위에 따라서는 7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OPEC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비OPEC이 2017년부터 감산체제를 공고히 하고 있고, 미국의 셰일오일 생산량이 정체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OPEC을 중심으로 한 산유국들은 하루 300만-400만배럴을 감산함으로써 국제유가가 40달러대에서 60-70달러로 급상승하는 결과를 가져와 막대한 차익을 올릴 수 있게 됐으며 재정 불안정에서도 일정부분 탈출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셰일오일 역시 OPEC과 경쟁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쳤지만 국제유가 하락이 결코 득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깨달았고 수평시추 공법도 한계에 도달해 생산량을 크게 늘리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기술 발전으로 코스트가 30-40달러로 하락했지만 국제유가가 높을수록 셰일오일의 수익성이 좋아진다는 측면에서 묵시적으로 타협했다는 인상이 강한 것이 현실이다.
결국 국제유가는 60-70달러 또는 70-80달러 사이에서 정착될 것이 확실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사용되는 나프타가 600-700달러 수준으로 강세를 지속한다는 의미로, 에틸렌은 중합코스트 400달러를 고려하면 손익분기점이 1000-1100달러, PE는 150달러를 추가하면 1150-1250달러를 넘어서야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에틸렌은 초강세가 꺾이지 않아 1300달러대 중반을 형성하고 있으니 당분간 수익성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PE는 1100달러대 후반에 머무르고 있어 에틸렌 코스트를 고려하면 적자가 350달러에 달하고 있다.
특히, PE는 미국이 에탄 베이스 에틸렌 생산을 확대하면서 대부분을 PE 생산에 투입해 2018년에는 미국산 대량 유입이 확실하고,. 동남아시아 및 인디아도 신증설을 확대하고 있어 적자 탈출이 불가능한 지경에 이르고 있다. PP도 마진이 그런대로 양호했으나 프로필렌이 강세로 돌아서면서 적자 위기에 접어들고 있다.
국제유가 강세에도 PE, PP는 공급과잉이 심각해 결코 코스트를 반영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제유가 강세가 정유기업만 압박하는 것이 아니라 석유화학기업의 수익성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것으로, 국제유가 강세에 대비한 사업성 재검토 작업이 요구된다.
<화학저널 2018년 1월 22·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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