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공급과잉으로 철회 … 베트남에 바이오 BDO 20만톤 건설
효성티앤씨(대표 김치형)가 스판덱스 원료인 BDO(Butanediol) 사업 진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효성티앤씨는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점유율 1위로 스판덱스 원료용 BDO를 외부에서 구매해 중국·베트남 공장에서 PTMEG(Polytetramethylene Ether Glycol)를 생산한 후 남은 물량을 상업 판매했으나 BDO를 직접 생산함으로써 수직계열화로 경쟁력 제고를 모색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급격한 증설로 BDO 판매가격이 하락하자 외부 수급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 아래 BDO 사업 진출 계획을 철회했다.
효성티앤씨는 3월11일 사업보고서에서 BDO는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글로벌 생산능력이 수요의 2배를 초과함에 따라 판매가격이 원료가격 이하로 하락했으며 생산기업들이 모두 적자를 보고 있어 투자를 철회했다고 밝혔다.
중국 BDO 생산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주요 대도시의 일회용 포장재 규제를 발표함에 따라 생분해성 수지 PBAT(Polybutylene Adipate-co-Terephthalate) 수요가 급증할 것을 예상하고 원료 BDO 증설을 진행했으나, 경기침체에 따라 규제 실행이 지연돼 심각한 공급과잉을 유발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원료 BDO 가격은 톤당 1290달러로 생산원가 수준이어서 추가 하락 여력이 크지 않은 가운데 2분기부터 점차 증가할 스판덱스 수요를 고려하면 스프레드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티앤씨는 BDO 투자 계획을 수정해 아시아 최초로 바이오 BDO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총 10억달러(약 1조3475억원)를 투자해 베트남 바리아붕따우(Ba Ria-Vung Tau)에 바이오 BDO 20만톤 공장을 건설하고 2026년 상반기에 5만톤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BDO는 최근 스판덱스 섬유 원료 뿐만 아니라 자동차 내장재 소재인 TPU(Thermoplastic Polyurethane), PBAT, 제조용 컴파운드 등 다양한 용도에 활용되고 있으며 바이오 BDO는 사탕수수,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당을 활용한 발효공정으로 제조해 석탄 등 기존 화석연료 사용을 100% 대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티앤씨는 바이오 BDO 생산을 위해 2023년 10월 미국 생명공학 전문기업 제노(Geno)와 기술 제휴를 맺었다. 제노는 식물 자원을 특정 화학물질로 변환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화이트 바이오의 핵심기술로 평가되는 제노 기술을 적용하면 화석연료 베이스 기존제품 대비 90% 이상의 이산화탄소(CO2)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바리아붕따우 공장에서 생산한 바이오 BDO를 동나이(Dong Nai) 공장에서 스판덱스의 원료 PTMEG 생산에 활용해 최종적으로 바이오 스판덱스를 양산할 예정이다.
효성티앤씨 관계자는 “바리아붕따우 공장은 운송 연료 절감으로 환경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으며 베트남에서 운송비 절감을 통해 원가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효성티앤씨는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을 수직계열화해 원자재의 안정적 공급으로 생산 효율을 향상하며 아시아, 유럽, 미국 등 글로벌 친환경 섬유 수요 대응 및 화이트 바이오 시장 확대에 기여하고 생분해 섬유 등 차세대 친환경 섬유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R&D)할 방침이다.
또 글로벌 의류 브랜드의 재활용 원사 수요 증가에 대응해 스판덱스 리사이클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
효성티앤씨는 그동안 중국 광둥(Guangdong) 공장에서 스판덱스 리사이클 원사를 단독으로 생산해 공급했으며 최근 주요 수요기업인 자라(Zara), H&M, 아디다스(Adidas) 등의 요청에 따라 광둥공장의 설비를 증설하고 베트남과 튀르키예 공장에서도 리사이클 원사를 신규 생산할 예정이다.
친환경 섬유 매출은 현재 섬유 부문 매출의 4% 수준이나 2030년까지 약 20%로 확대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 스판덱스 가동률은 2024년 초 76%에서 4월 87%까지 상승했으며 스판덱스 재고 일수도 43.2일에서 현재 39.4일로 소폭 감소해 수급 균형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원단 생산기업들이 재고 비축에 나섬에 따라 원단 공장 가동률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며 원단 최종제품 재고일수는 20일로 역사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고 원료 재고일수 역시 11일로 낮은 수준이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