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산(Acetic Acid)은 2017년 설비 트러블 등으로 공급이 제한되며 연초부터 가격이 상승하기 시작해 연말에는 톤당 600달러를 넘겼다.
초산 가격이 600달러 이상을 기록한 것은 3년만의 일이며, 수요가 꾸준히 신장하는 가운데 2020년까지 신증설 계획이 없어 2018년에도 수급타이트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18년 6월에는 850달러로 폭등했다.
초산은 VAM(Vinyl Acetate Monomer), PVA(Polyvinyl Alcohol), 초산에틸(Ethyl Acetate), 초산부틸(Butyl Acetate), 무수초산 등에 사용되고 있다.
VAM은 2017년 상반기와 하반기 생산량이 크게 변화했다.
상반기에는 미국에서 정기보수가 이루어진 것 외에 수급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가 없어 상대적으로 순조로운 가동을 이어나갔으나 하반기에는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Harvey)의 영향으로 플랜트 가동중단이 잇따르며 세계적으로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진 것으로 파악된다.
글로벌 가격 역시 유럽, 아시아, 미국 시장의 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급등락을 반복했으며 연말에는 대체로 상승세를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산, 수급타이트 극심해지며 850달러 돌파
글로벌 초산 시장규모는 1500만톤 수준으로 2017년에는 전반적으로 성장세가 이어졌다.
최대 용도인 VAM은 2017년 후반 발생한 미국 허리케인의 영향으로 생산기업들이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가동중단 및 감산을 단행하며 공급량이 줄어들었다.
원료 초산 역시 생산설비가 허리케인 피해를 입어 공급이 제한됐다.
미국에서는 담배필터 원료인 아세테이트 섬유용 초산 수요가 꾸준히 신장하고 있어 아시아산 수입을 대폭 확대했다.
PTA용은 중국 폴리에스터(Polyester) 수요 신장으로 PTA 생산량이 증가해 초산 수요도 함께 늘어났다.
중국은 초산 최대 소비국으로 시장규모가 약 700만톤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은 주로 메탄올카르보닐화 공법으로 초산을 생산하며 석탄 베이스 메탄올(Methanol) 생산설비가 급증하면서 원료 조달이 용이해짐에 따라 초산 플랜트도 증가하고 있다. 현재는 공급과잉 상태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앞으로는 에틸렌(Ethylene) 등 올레핀 원료나 연료용 메탄올 수요가 급증하며 원료 조달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초산 증설이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초산 가격은 2016년 말 400달러 이상으로 상승한 이후 2017년 상반기에는 정기보수가 집중되며 수급이 더욱 타이트해져 400달러대를 계속 유지했다.
이후 일부 중국기업들의 정기보수 완료 시점이 늦추어진 가운데 8월 하순 허리케인 하비가 미국을 강타함에 따라 공급량이 급격히 줄어들어 450달러대로 급등했다.
허리케인 영향이 종료된 후에도 10월 상순 미국에서 화학공장 트러블이 잇따라 발생하는 등 수급타이트 상태가 이어지고 미국이 아시아산 수입을 계속 확대해 12월에는 600달러대를 돌파했고 2018년 들어서는 850달러까지 넘어섰다.
중국에서는 메탄올을 원료로 사용하는 초산 및 초산에틸 생산설비들이 정부의 환경규제 영향으로 감산하고 있으며 원료 메탄올은 중동 설비 트러블로 수급이 타이트한 가운데 호조를 나타내고 있는 MTO(Methanol to Olefin) 설비들에게 우선적으로 투입돼 초산 생산량이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앞으로도 원료는 물론 초산 자체의 생산이 크게 늘어나지 못해 가격이 당분간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VAM, 아시아산 유럽 유입 대폭 확대
VAM은 일반적으로 유럽이 미국, 아시아로부터 잉여물량을 수입하는 흐름으로 거래되나 2017년 하반기에는 허리케인 영향으로 미국산 공급이 제한됨에 따라 아시아산의 유럽 유입이 활발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 VAM 시장은 수요 신장세가 가파르지 않은 가운데 생산 확대 움직임이 계속 진행되며 공급과잉 양상을 나타내고 있다.
원료인 초산 가격이 급등세를 나타낸 것도 VAM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은 VAM을 주로 수출했으나 정부가 환경규제를 강화하며 석탄 채굴을 제한하고 화학공장 감산 및 가동중단을 강요함에 따라 카바이드(Carbide)·아세틸렌(Acetylene) 공법 베이스 VAM 생산기업들의 수익성이 대폭 악화되고 수출도 타격을 입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북미 VAM 시장은 상반기에 여러 생산기업들이 정기보수를 실시하며 일시적으로 수급타이트가 심화된 바 있다.
하반기에는 정기보수 종료로 수급이 완화됐으나 8월 허리케인 상륙으로 Celanese, LyondellBasell 등이 불가항력을 선언함에 따라 관련기업들도 가동중단 혹은 감산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판단된다.
허리케인 여파가 일단락된 이후에도 유럽 수출이 원상태를 회복하지 못하며 유럽이 아시아산 수입을 확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유럽은 2015년 도입한 관세면제 쿼터가 2017년 35만톤으로 확대돼 관세 혜택을 받게 된 이후 수입제품 유입이 본격화되고 있다.
관세면제 쿼터 제도는 2018년에도 적용될 예정이며 미국, 중동산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싱가폴, 타이완, 중국산 등 아시아산 수입도 확대하고 있다.
2018년 이후에는 유도제품 수요와 비례하는 형태로 VAM 수요가 꾸준히 신장해 중기적으로 수급이 타이트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Celanese가 텍사스 플랜트를 2019년 15만톤 증설하고, Ineos가 유럽에서 PVA 사업을 다시 추진하는 등 공급 확대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어 수급에 변화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PVA, 중국 성장세 둔화되고 있다!
PVA는 글로벌 수요가 미국, 남아시아에서 특히 늘어나고 있으며 최대 소비국인 중국은 성장이 둔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2017년에는 수요가 108만톤으로 전년대비 0.9%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은 PVA 수요가 2016년 총 12만2000톤, 비닐론 섬유를 제외한 공업용이 6만톤이었던 반면 2017년에는 전체가 12만6000톤, 공업용은 6만2000톤으로 각각 3% 늘어났다.
2015년에는 일부 가동중단으로 수요가 감소했던 비닐론 섬유 용도도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으며 전반적으로 신장세를 나타낸 것으로 파악된다.
2016년 4월 발생한 구마모토(Kumamoto) 지진 이후 일부 시장에서 PVA 공급이 제한되며 수급은 타이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며, 2018년에도 PVA 수요가 꾸준히 신장하며 수급타이트 상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은 PVA 최대 시장이나 2017년에는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둔화된 영향으로 PVA 수요도 54만7000톤으로 0.5%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파악된다.
2018년에도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최근의 환경규제 강화 영향으로 섬유, PVC(Polyvinyl Chloride) 생산기업 등 수요처의 가동률이 하락하며 PVA 수요도 더욱 감소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동남아 및 남아시아 시장은 2016년에 이어 2017년에도 섬유, 접착제 용도를 중심으로 수요가 가파르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수요는 14만2000톤으로 2.2% 늘어났으며 2018년에도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VA 수요는 GDP와 비슷한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며 인디아 7.7%, 방글라데시 7.0% 등으로 평균 5%대를 유지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유럽·미국, 수요 신장 계속되고…
유럽 시장은 중국, 타이완산 PVA 수입량이 2016년 7만톤을 기록했으나 2017년에는 8만3000톤으로 대폭 늘어났다.
2017년에는 EU(유럽연합) 각국의 GDP 성장률이 2.3% 수준을 나타내며 PVA 수요도 비슷한 정도로 늘어나 18만3000톤을 형성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8년은 제지 부문에서 일반지 수요가 감소하나 특수지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면서 2017년과 유사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나타내고 개인소비가 호조를 지속하면서 2017년 GDP 성장률이 2.2%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은 PVA를 주로 접착제, 개별포장 세제 등에 사용하는 수용성 필름, 자동차용 PVB(Polyvinyl Butyral) 필름 등에 투입하고 있으며 전체 수요는 2017년 8만7000톤으로 1.7% 늘어난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을 제외한 북미 및 중남미 지역에서는 캐나다 수요가 1만톤대를 회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완만한 경기회복세를 타고 PVA 수입이 1만1000톤으로 소폭 증가했다.
멕시코는 미국의 영향으로 PVA 수요가 신장하고 있으나 저렴한 중국산 수입이 증가하며 가격은 하락세를 나타냈다.
2018년에도 공급과잉 양상 지속…
2018년에는 일본 PVA 수요가 정체, 중국은 신증설이 이어지고 있는 제지용이 꾸준히 신장하지만 환경규제 영향을 받는 섬유·PVC 용도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동남아 및 남아시아는 인디아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며 4-5% 가량 신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유럽 및 아프리카는 동유럽과 아프리카 각국의 경제성장 영향으로 2017년과 유사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은 석유채굴 용도 등에서 수요 신장이 기대되고 있으며 중남미는 경기회복이 아직 본격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다소 부진한 양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전체적으로는 2017년과 크게 다르지 않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PVA 공급은 계속 과잉상태를 나타내고 있다.
2016년 Anhui Wanwei Updated High-tech Material이 내몽골자치구의 PVA 공장을 10만톤에서 20만톤으로 증설하는 등 신증설이 꾸준히 이루어졌으며 생산기업들은 가동률을 계속 낮은 수준으로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중국의 PVA 수출량이 12만톤으로 23.0% 급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특히 유럽 수출을 크게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Kuraray가 미국 텍사스 공장의 가동을 본격화하면서 앞으로는 미국 공급체제가 더욱 안정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PVA 가격은 2017년 유럽가격이 중국산 수입 확대 등으로 약세를 나타낸 가운데 다른 지역에서는 봄부터 인상이 추진되며 전반적으로는 안정된 양상을 나타냈다.
그러나 여전히 생산기업들은 수익성 악화에 고전하고 있으며 2017년 하반기에는 Kuraray, Nihon Gosei, Japan VAM & Poval 등이 가격인상을 재차 시도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