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수출에서 위안화 약세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중국기업들이 위안화가 약세를 계속하면서 수입제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상승하자 중국산 중심으로 구매선을 전환하고 있기 때문이다. PE, PP, PVC, PS, ABS 등 폴리머 거래에서 뿐만 아니라 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 SM 등 기초유분 및 중간원료도 일정부분 영향을 받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중국이 한국산에 대한 반덤핑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위안화 약세 정책을 강화하면 중국 수출이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7월23일 달러당 위안화 기준환율을 직전 거래일에 비해 0.0078위안 평가절상해 6.7593위안으로 고시했다고 하나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을 상대로 관세 폭탄을 퍼붓고 있는 가운데 환율조작 카드를 꺼내들며 환율전쟁 압박을 강화하자 위안화 약세 정책에서 한발 물러선 모습이나 미국 수출이 봉쇄되면 엄청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측면에서 달러당 6.80위안까지는 절하시킬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7월10일 중국산 수입액의 50%에 해당하는 2000억달러 상당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중국산 수입제품 전체에 대해 수입을 규제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위안화 가치가 떨어지면 수출경쟁력이 개선돼 미국의 관세 부과 효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는 것은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전략으로, 앞으로 중국 당국의 환율전략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따라 석유화학을 비롯한 국내기업들이 엉뚱하게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화학, 정유, 정밀화학, 플래스틱 등 화학산업은 중국과의 수출입이 활발하고 그동안 환율 영향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서는 위안화 및 원화 환율이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위안화 및 원화 환율의 변동 폭이 매우 커지고 있기 때문으로, 석유화학 및 정유는 당분간 중국 수출에 차질을 빚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원화환율 평가절하에 따라 달러 환산 수출가격을 인하하면 그만이지만 그 역시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아시아 전체적으로 수출단가를 떨어뜨려 공분의 대상으로 전락할 수도 있다.
달러당 원화환율이 7월23일 1130원 수준으로 급락함으로써 위안화 약세를 일정부분 상쇄하는 효과가 발휘돼 다행이나 원화가치 평가절하가 모두에게 좋은 현상인 것은 아니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수출에 따른 원자재 수입가격을 끌어올려 수출경쟁력을 그만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달러당 원화환율은 1030원 전후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측됐으나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리스크에 따라 1100원을 넘어섰고, 11월 미국의 중간선거가 끝나면 다시 1060-1070원 선을 회복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물론 달러당 위안화 환율도 6.70위안 수준으로 평가절상될 가능성이 있다.
원래의 모습을 찾아 정상적인 수출입이 이루어질 것을 바라는 심정에서 나온 기대일 수는 있으나 그리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중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과연 11월 중간선거를 의식해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지, 아니면 중국을 완전히 제압해 판을 다시 짜기 위한 것인지 알 수 없다. 전자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석유화학기업들은 미국-중국의 무역전쟁 와중에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시급히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