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친환경 수소연료전지의 성능을 상용화 수준으로 높이는 연구성과를 내놓았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온에너지재료연구센터 이종호·지호일 박사팀은 신동욱 한양대학교 교수팀과의 협업을 통해 고성능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PCFC)를 개발했다고 8월27일 밝혔다.
연료전지는 수소가 가진 화학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변환하는 장치로,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으면서 발전효율이 높아 미래 에너지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세라믹 연료전지는 귀금속 촉매를 쓰지 않아도 되면서 다른 연료전지보다 발전효율이 높고 다양한 연료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장 가벼운 이온인 프로톤(수소 이온)을 전도하는 세라믹 전해질로 구성된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이론적으로 중저온 영역에서 기존 세라믹 연료전지 전해질보다 전기전도도가 100배 이상 높아 차세대 연료전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얇은 막 형태의 전해질과 전극을 접합체 형태로 만드는 것이 어렵고 고온공정 중 열화로 특성이 저하돼 상용화가 힘들었다.
연구진은 2010년부터 해당 분야를 연구하며 정밀한 공정 최적화를 통해 문제를 극복하면서도 상용화 가능한 수준으로 크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셀 제작공정 하나하나를 관찰해 공정별로 수소 이온의 전도성을 떨어뜨리는 원인을 파악했으며 원인을 해결하는 공정을 처음부터 다시 정립했다.
이에 따라 전해질·전극 접합체 구조의 열처리 과정 중 전해질이 치밀해지는 원리를 세계 최초로 체계화하고 해당 원리를 응용해 공정 온도를 크게 낮추었다.
또 실제 양산공정에 쓰이는 대면적 스크린 인쇄법과 단시간 저온 열처리가 가능한 마이크로파 공정을 활용해 경제성을 확보했다.
5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전해질로 구성된 5×5 크기의 대면적 프로톤 세라믹 연료전지는 기존 연구결과보다 출력이 10배 이상 높아 실제 연료전지 사용 환경과 유사한 측정 시스템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출력성능을 검증했다.
이종호 박사는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변화로 안정적으로 전기를 생산하지 못하지만 연료전지를 에너지 저장에 이용하면 신재생에너지 활용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는 과기정통부 기후변화대응기술개발사업의 지원 아래 이루어졌으며 연구결과는 에너지기술 분야 국제 학술지 Nature Energy 8월28일자 온라인판에 발표됐다. <강윤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