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2016년 12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OPEC 등 산유국들이 감산에 합의한 이후 강세를 계속하고 있다.
브렌트유(Brent)는 2017년 들어 배럴당 58달러로 높은 수준을 형성했으나 미국이 셰일오일(Shale Oil) 생산을 확대해 재고가 늘어난 영향으로 3월 하락세로 전환됐다.
이후에는 셰일오일 생산코스트가 하락해 국제유가가 떨어져도 생산이 계속 증가하고 OPEC과 비OPEC 산유국의 감산이 6월 종료됨으로써 공급과잉이 다시 확대돼 하락세를 계속할 것이라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었다.
그러나 예상과 달리 하반기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이 2018년 3월까지 감산을 연장하기로 합의했으며 허리케인이 미국 남서부를 강타하면서 원유 재고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8년 3월 이후에는 OPEC이 사우디를 중심으로 감산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미국이 이란과의 핵 협정에서 탈퇴키로 결정함은 물론 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중동정세가 크게 악화돼 77-78달러로 초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전쟁을 선포하면서 중국경제 침체가 우려됨으로써 8월 71-73달러로 하락했다.
나프타(Naphtha)는 2017년 3월 이후 수급환경이 악화돼 톤당 390달러대까지 떨어졌으나 8월 말 허리케인이 미국 텍사스(Texas) 지역을 강타하면서 상승세로 전환돼 500달러대를 회복했고, 2018년 들어서는 LPG(액화석유가스) 가격 폭락으로 수요가 줄어 550달러를 하회했으나 국제유가 강세를 타고 600달러대 중반으로 올라섰다.
국제유가, 셰일오일과 중동이 좌우…
국제유가는 다양한 요인으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브렌트유는 2017년 초 일시적으로 배럴당 58달러로 상승한 후 2월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했으나 미국이 셰일오일 생산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3월 하락세로 전환됐다.
미국은 허리케인이 발생한 이후에도 셰일오일 생산을 계속 확대했으나 석유 수요 및 원유 수출이 꾸준히 증가함에 따라 재고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OPEC은 베네주엘라를 중심으로 감산을 확대해 감산 목표를 추가 달성했으며 영국은 북해유전 파이프라인에서 누설이 발생해 원유 생산이 40% 감소했다.
이에 따라 국제유가는 하반기 이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도 국제유가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이라크는 2017년 10월 독립을 요구하는 쿠르드(Kurd) 자치지역의 키르쿠크(Kirkuk) 유전을 공습해 일일 60만배럴에 달하던 원유 수출이 감소했으며 이후에는 쿠르디스탄 지방정부와 충돌하면서 정세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모든 문제에 신중한 자세를 취하던 사우디는 무함마드 빈 살만 알사우드 왕세자가 권력을 잡으면서 다양한 문제에 강경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시아파인 이란과의 충돌이 불안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2017년 말에는 이란 각지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했다.
언론규제가 심한 이란에서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건으로 중동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더욱 고조시켰다.
시위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도 들렸다.
트럼프 정부가 오바마 정부 당시 체결한 이란 핵 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하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다시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면서 팔레스타인 문제까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에 따라 브렌트유는 2017년 하반기 이후 상승세를 계속했으며 2018년 1월에는 3년 1개월만에 최고치를 갱신하며 71달러를 돌파했고 5월에는 77-78달러로 80달러에 육박했다.
스프레드, 40-120달러로 변동 극심
아시아 나프타 가격은 브렌트유에 연동해 2017년 초 하락세를 나타냈으나 톤당 500달러대를 유지하며 브렌트유와의 크랙 스프레드가 100달러까지 확대됐다.
겨울철 유럽의 기온이 예년에 비해 낮은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LPG 가격이 급등해 나프타 수요가 증가하는 등 수급환경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3월 이후 겨울철 성수기 종료, LPG 가격 하락, 인디아 수출 확대의 영향으로 수급환경이 악화됐으며 스프레드는 6월 40달러대로 축소됐다.
인디아는 Reliance가 스팀 크래커의 원료를 에탄(Ethane)으로 본격 대체함에 따라 나프타 수출이 증가했다.
그러나 9월에는 다시 100달러 수준을 회복했다.
LPG는 일반적으로 여름철 수요 감소로 공급과잉이 발생함에 따라 스팀 크래커의 원료로 나프타를 대체하는 움직임이 확대되나 2017년에는 가격이 강세를 유지해 LPG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중국이 심각한 대기오염의 영향으로 연료를 석탄에서 LPG로 전환해 수입을 대폭 확대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8월 말에는 허리케인 하비(Harvey)가 미국 텍사스 지역을 강타하면서 많은 정유공장이 가동을 중단해 가솔린(Gasoline) 가격이 급등했으며 혼합용으로 사용되는 나프타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됐다.
이후 LPG 가격이 나프타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스팀 크래커들이 정기보수를 마쳐 수요가 회복되고 롯데티탄(Lotte Chemical Titan), 대한유화가 증설을 실시하는 등 수급환경이 개선됨에 따라 스프레드가 100달러를 넘어 120달러 수준까지 벌어졌다.
2018년 들어서는 LPG 가격 폭락으로 나프타 수요가 감소한 가운데 국제유가가 상승해 2월 초 스프레드가 60달러에도 미치지 못했다.
LPG는 2017년 12월 Chevron Phillips이 미국 텍사스의 프리포트(Freeport) 소재 수출터미널을 가동함에 따라 수출이 증가했으나 겨울철 유럽의 높은 기온으로 난방용 수요가 줄어들면서 수급환경이 악화돼 가격이 폭락했다.
하지만, 브렌트유가 배럴당 77-78달러로 상승하면서 나프타도 CFR Japan 톤당 650달러 안팎으로 강세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도 변수
미국은 원유 생산량이 예상 이상으로 대폭 확대되고 있다.
2016년 9월에는 2017년 1/4분기 원유 생산량이 일일 859만배럴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으나 실제로는 889만배럴에 달했다.
그러나 OPEC과 비OPEC 산유국의 감산 지속, 수요 신장의 영향으로 수요가 공급을 상회하면서 결과적으로 과잉재고가 감소했다.
2018년에는 비OPEC 산유국의 원유 생산량이 2017년에 비해 일일 평균 111만배럴 증가하는 가운데 수요가 129만배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유 수급은 1/4분기 소폭 완화된 이후 2/4분기부터 수요가 생산을 상회해 공급과잉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OPEC과 비OPEC 산유국이 감산을 지속함으로써 수급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가격에는 이미 70-80% 가량 반영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다만, 산유국 입장에서는 현재 국제유가가 만족할만한 수준이어서 서서히 감산폭을 축소할 가능성이 높으며 다양한 요소가 산재하고 있어 수급환경 예측이 어려워지고 있다.
우선 송유관이 노후화됨에 따라 미국, 유럽을 비롯해 세계 전역에서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지구온난화로 허리케인 발생규모가 확대돼 미국의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불안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우디는 살만 왕세자의 위세가 강해지면서 앞으로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특히 시아파인 이란과 수니파인 사우디의 충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란은 미국이 핵협정을 탈퇴한 이후 원유 수출규제를 추진하고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반정부 시위가 발생함에 따라 원유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속적으로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쿠르드족은 주요 거주지인 터키, 이라크, 이란 정부와의 대립이 심화됨에 따라 원유 수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
표, 그래프: <세계 원유 수급동향, 나프타 및 브렌트유 가격동향, 나프타 가격 조견표, 아시아의 스팀 크래커 정기보수 일정(2018), 미국의 원유 생산동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