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반도체 기술 도입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화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기 때문으로, 기술 도입을 적극화함으로써 자급률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반도체 프로세스에 필수적인 레지스트(Resist) 및 액체 화학제품 수입의존 탈피를 주도하고 있는 Suzhou Crystal Clear(SCC)는 2018년 7월 일본 마루베니(Marubeni)상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SCC는 마루베니상사를 통해 일본기술을 적극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마루베니상사는 중국의 고순도 반도체약품 시장에 진입해 주력사업인 전자소재 서플라이 체인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가 1980년대 후반부터 실시한 첨단기술 육성정책 「863 계획」의 중점기업 SCC는 포토레지스트, 과산화수소수, IPA(Isopropyl Alcohol), 불화수소산 등 반도체 에칭·세정 프로세스 등에 필수적인 화학제품 및 약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바인더를 포함한 배터리 소재도 사업화하고 있다.
레지스트는 터치패널을 중심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확보해 2017년 매출액이 5억3453만위안으로 전년대비 21.6% 급증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해외기업에 비해 기술력이 현저하게 떨어져 반도체 등 첨단영역에는 채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SCC와 마루베니상사는 전자소재 분야에 대한 상호 지식 및 네트워크를 활용해 첨단소재 제조·판매 사업을 강화할 목적으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SCC는 고순도 화학제품 수입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보유하고 있는 마루베니상사에게 일본기술 도입에 대한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마루베니상사는 SCC의 자회사와 합작으로 황산(Sulfuric Acid)을 생산하는 등 오래전부터 관계를 맺고 있으며 앞으로는 일본기업을 소개하고 필요한 원료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판매를 지원하거나 직접 투자하는 등 광범위한 연계 가능성을 모색할 방침이다.
마루베니상사는 1990년대 중국에서 브라운관으로 전자소재 사업을 시작했으며 최근에는 디스플레이, 반도체, 태양광발전, LiB(리튬이온전지) 관련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중국 최대의 패널 메이저 비오이(BOE) 등에게 노광장치, 이온주입장치, 관련 화학제품을 공급하는 등 안정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냉동·냉장 위험 화학제품 취급 강점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물류망을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는 폴리실리콘(Polysilicon), 실리콘 웨이퍼, 웨이퍼 반송용기 등을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SCC와의 제휴를 통해 고순도 약품 취급을 확대해 중국시장 공략을 강화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제조업 활성화를 목표로 하는 고도화 전략 「중국 제조 2025」에서 수입의존도가 높은 반도체산업 발전을 중점영역으로 설정하고 중국기업 육성 및 해외기업 투자를 촉진하고 있다.
Tsinghua Unigroup이 Wuhan에 대규모 메모리 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파운드리(Foundry) 메이저인 SMIC, TSMC 도 투자의욕을 보이고 있다.
중국이 반도체산업 자급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유는 미국과의 무역마찰 때문으로 판단된다.
통신기기 메이저 ZTE가 미국의 제재로 불가피하게 생산을 중단한 경험이 있어 시진핑(習近平) 정권이 반도체 관련제품 자급화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액체화학제품도 앞으로 자급률을 향상시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반도체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2018년 7월 공개한 통상백서를 통해 중국 반도체 시장구조가 철강과 유사해지고 있어 생산능력 과잉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도체는 생산능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정부가 보조금을 통해 경영을 지원하는 구도가 철강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중국 철강산업은 2006년부터 공급과잉이 계속됐으나 2016년 이후 생산능력을 감축함으로써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