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지아 페트로나스(Petronas)가 추진하고 있는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 프로젝트 RAPID가 완공을 앞두고 있다.
공사 진척률은 7월 말 기준 93%를 기록했으며 현재 배관 등 마무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유공장의 완공이 가장 빠르게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장치 도입은 이미 완료한 상태로 진척률이 98%에 달하고 있다.
해당 정유공장은 원유 처리능력이 하루 30만배럴이며 가솔린, 디젤 등 석유제품을 22만배럴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정유공장에서 정제한 나프타(Naphtha)와 LPG(액화석유가스)를 원료로 에틸렌(Ethylene)을 제조하는 스팀 크래커도 공사도 진척률이 96%에 이르고 있다.
올레핀 생산능력은 총 360만톤에 달하며 정유공장과 함께 11월 완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폴리올레핀(Polyolefin) 등 유도제품 플랜트는 진척률이 86%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PP(Polypropylene), EG(Ethylene Glycol), INA(Isononyl Alcohol) 플랜트를 건설하고 있으며 PP 플랜트를 11월 완공하고 INA 플랜트는 2019년 9월 상업가동함으로써 No.1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유틸리티 설비도 이미 완성한 상태로 2기 총 400MW급 천연가스 코제네레이션 설비를 2018년 4월부터 운영하고 있으며 3기와 4기도 10월, 12월 차례로 완성할 예정이다.
8월15일에는 공기분리장치에서 질소 공급을 시작했다.
주요설비 건설을 위해 2017년 11월 기준 최대 6만4000명을 투입했으며 주변 배관, 전장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최근에는 투입인력이 5만10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페트로나스는 투자가 부진하자 2018년 3월 아람코(Saudi Aramco)로부터 출자를 받아 공동 프로젝트로 변경했으며 5월에는 RAPID 운영기업 2사를 아람코에게 매각했다.
이에 따라 INA를 제외한 석유제품 및 석유화학제품은 페트로나스와 아람코가 50대50 비율로 공급받아 판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INA는 Petronas Chemicals이 판매를 전담한다.
1차 추진기간에는 올레핀과 방향족(Aromatics) 유도제품을 전량 소비할 수 없어 프로필렌(Propylene) 46만9000톤, 부타디엔(Butadiene) 17만9000톤, 벤젠(Benzene) 16만5000톤이 가량 남아돌 것으로 예상되며 2015년부터 이어진 아시아 석유화학 호황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2차 추진기간 동안 25평방킬로미터 부지에 다운스트림 설비를 확충할 계획이어서 자가소비 비중을 확대하면 현물시장에 대한 영향력은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으로는 우레탄(Urethane), 합성고무, 나일론(Nylon) 등을 상업화할 예정이며 유도제품 생산기업 유치도 추진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RAPID 상업가동이 본격화되면 생산규모가 큰 프로젝트인 만큼 숙련공을 대거 투입해야 하기 때문에 기존에 말레이에 진출한 해외기업 등으로부터 스카웃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현재 상업가동을 앞두고 있는 설비만 추려도 정유공장, 스팀크래커, HDPE, LLDPE(Linear Low-Density PE), PP 플랜트 등 6개에 달하고 용역설비, 탱크 등을 포함하면 기술인력이 총 5000명 정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RAPID 프로젝트가 추진되고 있는 말레이의 Pengerang에 상주인구가 거의 없다는 점도 단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Pengerang은 말레이지아 반도 남쪽 끝에 위치하고 있어 싱가폴과 가까우나 공항과 2시간 거리이고 대부분 토지는 팜 농장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거주인구가 1000세대에 불과해 인력 확보를 위해서는 동부에 있는 자체 정유공장 인력을 데리고 오거나 마찬가지로 동부에 소재한 일본, 유럽, 미국 석유화학기업 소속 인력을 유치하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동부 정유공장에서 Pengerang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직원들을 데려오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으며 해외기업 사이에서도 인력 쟁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확대되고 있다.
다만, 동부지역에서도 중국 제철기업이 4000명에 달하는 신규 고용을 진행하고 있고 사택단지도 조성하고 있어 근무환경을 감안할 때 이미 대규모 산업단지가 구축된 동부를 외면하고 신생단지인 Pengerang으로 이주하는 기술자가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그러나 말레이지아 정부가 5년 안에 최저임금을 1000링깃에서 1500링깃으로 인상하고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등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를 현재 600만명에서 400만명 수준으로 줄일 것이라고 발표함에 따라 RAPID 외에도 인력 쟁탈전이 벌어질 요인은 충분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말레이지아는 아세안(ASEAN)에서도 전력, 용수, 가스 비용이 가장 저렴해 글로벌 제조업 진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