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B(리튬이온전지)는 전기자동차(EV) 도입이 본격화되면서 양극재의 니켈 함유량을 계속 높이는 추세가 정착되고 있다.
EV용 배터리가 스마트폰 배터리와 달리 고용량 및 고에너지밀도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으로 NCM(니켈코발트망간),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최근에는 글로벌 코발트 가격이 폭등세를 계속함에 따라 니켈 함유량을 늘림으로써 가격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중국 중심으로 니켈함량 확대 적극적
양극재의 니켈 함유비중 확대 흐름은 파나소닉(Panasonic)이 사용하는 소형 18650 배터리가 선행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2006년 기존의 코발트계에서 니켈계로 전환하고 방전용량을 30% 이상 개선해 미국 테슬라(Tesla)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맥셀(Maxell)이 2009년 니켈계 양극 생산을 시작한 것도 니켈 함유량 확대에 일조했다.
한국 및 중국기업들도 최근 니켈 확대에 주목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에너지밀도가 적으나 안전성·코스트 면에서 유리한 인산철리튬(LFP) LiB에 특화된 비야디(BYD)가 장거리 주행을 가능케 하는 NCM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가 400km 이상 장거리 주행이 가능한 EV에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어 CATL도 니켈 비중이 높은 NCM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CATL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소재 활용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NCM은 원래 니켈, 망간, 코발트의 비중이 1대1대1인 상태로 개발됐으나 중장기적으로는 8대1대1로 변화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SK이노베이션, NCM811 개발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대표 김준)이 니켈 함유량이 80%에 달하는 NCM811 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2018년 안으로 NCM811 배터리 개발을 마치고 세계 최초로 EV에 공급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NCM811의 EV 적용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8년 하반기 양산을 앞둔 기아자동차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자동차(SUV) 니로EV에 NCM811 배터리를 적용할 계획이었으나 기술적 불안정성을 고려해 NCM811에 NCM111 양극재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NCM622 배터리를 양산하고 2019년부터 니로EV에 공급하기로 선회한 것이다.
NCM811은 니켈 함량을 높여 에너지 밀도를 현존 최고수준으로 높일 수 있으나 니켈의 불안정성을 보완해주는 코발트 비중이 줄어들어 안전에 취약하다는 점이 단점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NCM811 기술력은 이미 구현해 적용하고 있으나 수요처 니즈 등을 감안해 자동차용 배터리로는 2019년 말부터 공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 관계자는 “완전한 NCM811 배터리 양산은 기술적 어려움 보다는 자동차기업이 원하는가의 문제”라면서 “기술이 완전히 검증되지 못한 만큼 완성차기업들도 굳이 서두르지 않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CM 관련소재 증설 움직임도 활발
NCM의 원료비중 변화를 타고 소재 생산기업들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벨기에 유미코어(Umicore)는 NCM과 스마트폰용 LiB 등에 사용되는 코발트산리튬(LCO) 생산능력을 2020년까지 17만5000톤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독일 바스프(BASF)와 일본 토다(Toda Kogyo)가 합작투자한 BASF Toda Battery Materials(BTBM)은 일본 야마구치(Yamaguchi) 공장을 2017년 말 3배 증설해 NCA 양극재 생산능력을 1만톤 이상으로 확대했다.
다만, 양극재를 변경하기 위해서는 전해액, 분리막, 바인더, 음극재 모두 최적화할 필요가 있으며 니켈 함유량이 확대될수록 안전성이 저해돼 철저한 안전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친환경 자동차의 보급과 함께 자동차 탑재용 LiB의 리사이클도 중요해지고 있다.
초기 EV에 탑재했던 LiB가 리사이클 시기를 맞고 있기 때문으로, 노후화된 LiB는 EV 사용이 불가능하지만 ESS(에너지저장시스템), 휴대폰 기지국의 백업 전원 등으로는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배터리보다 코발트 함량이 높은 NCM111에서 코발트를 회수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앞으로 LiB 소재 개발은 설계단계부터 소재의 회수 및 재이용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에 따라 최적화된 소재를 시뮬레이션하는 머터리얼 인포매틱스(MI)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스프, 4억유로 투입해 유럽공장 신설
유럽에서 LiB용 양극재 공장 신규건설 프로젝트가 잇따르고 있다.
바스프는 최대 4억유로를 투입해 신규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며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러시아기업과도 제휴 협상을 시작했다.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LiB용 니즈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바스프는 세부적인 내용을 결정하지 않았으나 여러 차례에 걸쳐 유럽에 양극재 공장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며 안정적인 원료 조달을 목표로 러시아 노르니켈(Nornickel)과 제휴하는 방안을 놓고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노르니켈은 대표적인 양극재 원료인 니켈(Ni)과 코발트(Co)를 러시아 광산에서 생산하고 있다.
바스프는 토다와 합작으로 일본 및 미국 생산체제도 구축하고 있다. 일본 합작기업 BASF Toda Battery Materials이 최근 오노다(Onoda) 공장의 하이니켈계 양극재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했으며 추가 증설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BASF Toda America가 미시간(Michigan)과 오하이오(Ohio)에서 고용량 삼원계 양극재 NCM 및 니켈계 양극재 NCA를 생산하고 있다.
유미코어, 폴란드 프로젝트 구체화
유미코어는 2018년 2월 발표한 신규공장 건설 계획의 입지를 폴란드로 결정하고 투자계획을 구체화하고 있다.
유미코어는 신규 공장 입지를 폴란드 남서부에 위치한 나이사(Nysa)로 결정했고 독자 개발한 기술을 도입해 2020년 하반기 이후 공급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중국과 한국에서의 양극재 생산체제를 강화한데 이어 폴란드에 공장을 신설함으로써 유럽시장 공세를 강화할 계획이다.
폴란드 프로젝트는 2018년 2월 발표한 6억6000만유로 투자계획의 일환이며 해당 투자계획에는 2019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는 광동(Guangdong)의 지앙멘(Jiangmen) 소재 신규 공장도 포함된다.
유미코어는 또 2019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에너지효율이 뛰어난 프로세스를 개발하는 Process Competence Center를 벨기에에 건설해 양극재 사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킬 방침이다.
존슨매티, 리튬니켈 산화물 생산 검토
존슨매티(Johnson Matthey)도 양극재 소재를 상업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014년에는 중국 A123의 중국공장, 2015년에는 클라리언트(Clariant)의 Battery Materials 사업부를 인수해 양극재에 사용되는 리튬인산철(LiFePO4) 사업기반을 강화했다.
최근에는 강화 리튬니켈 산화물 생산을 검토하고 있다.
강화 리튬니켈 산화물은 고용량 및 고에너지밀도가 요구되는 자동차용 LiB 양극재 소재로 코스트에 비해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험 결과, LiB 수명당 코스트는 주류인 NCM532 및 NCM622의 약 55-65%, 주력소재로 기대되는 NCM811 및 차세대 NCA의 65-90% 수준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단계적으로 상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며 2019년 10톤 파일럿 설비를 건설한 후 2020년 200톤 데모설비를 가동하고 2021-2022년 300톤 상업설비 가동을 시작해 최종적으로 약 1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존슨매티가 주목하고 있는 고용량 및 고에너지밀도 LiB는 자동차용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관련제품을 포함한 시장규모가 2017년 150억달러에서 2030년에는 540억달러로 3.6배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