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소제(Plasticizer)는 PVC(Polyvinyl Chloride)를 중심으로 플래스틱에 유연성을 부여하기 위해 첨가하며 대부분 산, 알코올로 합성하고 있다.
가소제를 사용해 제조한 연질 PVC 가공제품은 바닥재, 벽지, 농업용 비닐, 필름·시트, 페인트·접착제 등으로 생활과 밀접한 분야에 투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가소제도 친환경화가 강조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 500만톤 중 DOTP 20% 차지
2018년에는 글로벌 가소제 수요 500만톤 중 친환경 가소제가 130만톤에 달하고 DOTP(Dioctyl Terephthalate)가 2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DOTP는 글로벌 환경규제에 따라 수요가 연평균 7% 수준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해외보다 국내수요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내 친환경 가소제 수요는 2017년 27만톤으로 DOTP가 13만톤에 달해 친환경 가소제의 50%를 차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글로벌 가소제 시장도 친환경제품 중심으로 빠르게 대체되고 있으며, 특히 환경이슈 부각과 규제 강화에 따라 급성장하고 있어 친환경제품 상용화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것이 요구되고 있다.
친환경 가소제 시장은 현재 약 1조5000억원으로 전체 가소제 시장의 15%에 불과하지만 연평균 8%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탈레이트계 중심으로 규제 강화
국내에서는 2013년 7월 시행된 KC마크(자율안전 확인 대상 공산품의 안전기준) 규정에 따라 장판, 시트, 타일 등 PVC 바닥재를 대상으로 프탈레이트(Phthalate)계 함량을 규제하고 있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함량은 온돌용 상부층 1.5% 이하, 하부층 5.0% 이하, 비온돌용 상부층 3.0% 이하, 하부층 10.0% 이하이다.
벽지도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인 DEHP(Diethylhexyl Phthalate), DBP(Dibutyl Phthalate), BBP(Bis (butyl-benzyl) Phthalate) 3종에 대해 국가기술표준원의 안전품질표시 규정을 통해 관리하고 있으며 DEHP, DBP, BBP 총 함유량 기준은 0.1% 이하이다.
이전에는 DOP(Dioctyl Phthalate)를 주로 사용했지만 규제 이후에는 DINP(Diisononyl Phthalate), DOTP, GL300을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벽지도 규제가 더욱 엄격해지고 있어 DINP, DOTP, GL500 사용량을 줄이고 있으며 친환경화 추세로 전환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6년 7월부터 환경마크 인증을 통해 환경마크를 부착하는 자발적 인증을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녹색소비자연대는 2017년 7월10일 소비자의 안전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프탈레이트 가소제에 대한 규제 강화를 요구했고, 정부도 가소제 생산기업의 친환경 가소제 개발수준과 소비자제품의 가공기술 수준에 맞추어 규제 대상과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녹색소비자연대는 일부에 국한된 소비자제품 규제에서 벗어나 자동차, 가전, 건축자재, 전선 등 생활과 밀접한 공업제품 전반으로 프탈레이트 가소제 사용을 제한하는 장기적 계획을 수립할 것도 촉구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환경부가 DOP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고 2019년 하반기에 실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화케미칼, 벽지 문제점 잡고 해외까지…
2016년 여름 새 아파트의 벽지에서 유색 반점 현상이 나타났다.
원인은 석고보드지의 재료인 재생지가 문제로, 레이저프린터에서 잉크젯프린터로 바뀌면서 종이에 잉크가 남아있는 상태로 재생지를 만들고 재생지가 석고보드지의 재료로 들어갔으며 재생지 위에 벽지를 붙임과 동시에 벽지가 함유하고 있던 DOTP의 이행성에 따라 잉크가 같이 나오면서 유색반점이 생긴 것으로 판명됐다.
시장 관계자는 “모든 가소제는 빠져나오려는 성질이 있어 당연히 반점이 생길 수밖에 없고 빨리 나오거나 늦게 나오는 정도의 일 뿐”이라고 밝혔다.
벽지를 시공할 때 가소제를 넣지 않은 벽지로 도배하거나 봉투 바름 또는 이염방지제를 먼저 시공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벽지의 유색 반점 문제를 해결하면서 해외시장을 노리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8년간의 연구개발(R&D) 끝에 친환경 가소제 ECO-DEHCH(Diethylhexyl Cyclohexane)를 개발해 벽지의 유색반점 문제를 해결했다.
ECO-DEHCH는 DOTP에 수소첨가 기술을 적용해 프탈레이트 계열 성분의 원인이 되는 벤젠(Benzene) 고리를 완전 제거해 재생지가 함유하고 있는 잉크가 번질 확률을 확연히 줄였고, DOTP보다 가소화율이 양호해 적은 양으로도 가공이 가능한 장점이 있다.
또 흡수가 빠르고 가공이 쉬울 뿐만 아니라 자외선 안정성이 우수해 외부 설치제품에 사용할 수 있으며 내한성을 개선해 낮은 온도에서도 얼지 않고 점도가 낮아 물성 구현이 탁월한 것이 특징이다.
ECO-DEHCH는 벽지 생산기업인 서울벽지, 한화L&C, 제일벽지, 월첸 등이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DEHCH, 바스프의 DINCH도 대체
ECO-DEHCH는 2000년 후반 개발해 2014년 기술표준원으로부터 신기술 인증을 받았으며 2016년 말에는 포장용 랩, 병뚜껑 등 식품용에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안전성 검사를 통과했다.
아울러 국제공인 분석기관인 SGS에서 의료기기, 어린이 완구 용도의 독성시험도 통과했다.
2017년 6월 상업생산을 시작했고 울산 소재 1만5000톤 공장을 85% 수준으로 가동하고 있으며 2020년에는 5만톤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HCCFlex SP-760은 수소를 첨가한 DEHCH 블렌딩제품으로 벽지, 바닥재에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고 주장했다.
DEHCH는 바스프(BASF)의 DINCH를 대체할 뿐만 아니라 DOTP, DINP 등도 대체함으로써 국내시장을 중심으로 벽지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가소제 국내수요는 13만톤으로 1만톤을 DEHCH가 대체했으며 앞으로 DOP 수요의 30-40%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 DINCH 수요 약 13만톤도 수출을 통해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화케미칼 관계자는 “미국시장에는 2018년 12월 상업공급을 시작하고 중국에는 2019년 5월부터 공급할 예정”이라며 “특히, 중국에 집중해 중국의 DOTP 수요 80만-100만톤 중 30만톤을 DEHCH가 대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LG화학, GL500으로 국내시장 과점
국내 가소제 시장의 51%를 장악하고 있는 LG화학은 친환경 가소제 거래가격 뿐만 아니라 물성 구현, 겔링속도, 내구성 등 품질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LG화학은 2007년 내분비계 장애물질 등 환경문제 및 규제에서 자유롭고 프탈레이트 계열 성분이 없는 가소제 LG flex GL300을 개발했다.
하지만, 기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에 비해 동절기 배합 시 점도 상승, 겔링성 저하, 가소화 효율 저하, 원지 뒷면 이행성, 내광성 문제가 발견돼 2014년 다시 겔링성, 가소화 효율, 점도, 원지 뒷면 이행성 등을 향상시킨 신제품 BOTP(Butyloctyl Terephthalate) 계열인 GL500을 공급하기 시작했으며 랩, 벽지, 바닥재, 인조가죽, 시트, 호스 등에 사용하고 있다.
2017년부터는 프탈레이트 성분이 국제적으로 유해물질로 지정되자 친환경 가소제 생산설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2022년까지 총 2300억원을 투자해 나주공장의 친환경 가소제 생산능력을 14만톤에서 30만톤으로 대폭 증설할 계획이었으나 환경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됐고, 대산단지 인근에 건설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애경유화, 가소제 사업 일신
애경유화(대표 이종기)는 2018년 기준 가소제 매출비중이 62%로 가소제가 핵심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애경유화는 DOP 16만톤, DOTP 12만톤, DINP 6만5000톤 및 특수 가소제 6만5000톤 등 전체적으로 가소제 생산능력이 41만톤에 달하고 있으며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핵심 원료인 PA(무수프탈산) 21만톤 플랜트를 가동함으로써 수직계열화하고 있다. 현재 전체 생산능력의 약 50%는 자가소비하고 나머지는 외부 판매하고 있다.
애경유화는 가소제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2018년 울산공장에 신규 가소제 생산설비를 추가 도입했으며 얼마 전부터 상업생산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설비는 생산능력이 2만5000톤에 달하고 있다. 최근의 수요증가 추세에 맞추어 대규모 생산체제를 갖추었으며 연속 생산 프로세스를 도입함으로써 코스트를 대폭 낮추었다.
애경유화는 가소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2017년 6월부터 신규 생산설비 도입을 추진했으며 12월 건설에 착수해 2018년 6월 완공힌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여기에 전체 생산능력의 약 25%인 10만톤 내외의 증설이 가능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어 추가 증설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판단된다.<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