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석유기업인 아람코(Saudi Aramco)가 국내 정유산업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월28일 아람코와 최대 1조8000억원에 달하는 상장 전 지분매각(프리IPO)에 관한 투자계약서를 체결했으며,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최대 19.9%까지 인수할 수 있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재 현대오일뱅크 지분을 91.13% 보유하고 있으며 아람코는 프리IPO를 통해 현대오일뱅크의 2대 주주로 올라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람코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15%를 공급하는 최대 메이저이며, 국내에서는 에쓰오일의 최대주주로 알려져 있다.
아람코는 1991년 에쓰오일의 전신인 쌍용정유 지분 35%를 인수하고 외환위기 이후 쌍용그룹이 해체되자 지분 28.4%를 추가로 인수했으며 2015년에는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진에너지가 보유하고 있던 주식 3198만주를 전량 매수하며 지분율을 63.41%로 끌어올린 바 있다.
아람코가 에쓰오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 2대 주주로 참여하는 것은 국내 정유 및 석유화학 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당장 현대오일뱅크는 원유 전량을 사실상 사우디에서 들여오고 있는 에쓰오일처럼 중동산 원유 수입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현대오일뱅크에 대해서는 2대 주주이고 경영권에 참여하는 것은 아니어서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정유 관계자들은 해외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GS칼텍스도 설립 당시 GS(옛 럭키금성), 호남정유 외에 미국 Chevron과 텍사코의 아시아태평양지역 합작법인 칼텍스가 50% 출자했기 때문에 지분구조 상 국내 정유4사 가운데 대주주가 해외기업이 아닌 곳은 SK이노베이션이 유일하게 됐다.
정유 관계자는 “해외기업의 영향력 확대로 당장 시장에 큰 변화는 없겠지만 원유 수입선 다변화에 나설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강조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