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소재의 혁신이 사회 및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소재는 자동차 경량화를 비롯해 발전, 송전, 전력소비 등 단계의 효율 향상, 연료전지 보급 확대, IT(정보기술) 관련기기의 소비전력 절감 등 환경·에너지 문제 해결에 필수요소로 부상하고 있으며 고성능화, 장수명화, 재자원화 등에 따른 자원 소비량 감축에 대한 대응도 중요해지고 있다.
신소재가 실용화되는 경위는 물질에 관한 과학적 연구를 지속함으로써 실용적 가치로 이어지는 특성을 발견하는 사례, 보편적인 원리에 따르거나 새로운 개념을 제창하는 사례, 사회적 요구에 대한 대응을 목적으로 상용화하는 사례 등 매우 다양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에는 신흥국 경제 발전에 따라 사회적 요구에 대응한 소재 개발이 활발해지고 있으며 신흥기업 대두도 영향을 미쳐 개발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화학기업들은 효율적인 개발 프로세스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특히 AI(인공지능) 활용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대량의 데이터를 활용하는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스스로 특징을 찾아내는 심층학습(Deep Learning)을 베이스로 개별영역에서 능력을 발휘하는 특화형 AI(AGI)를 평가·관찰, 구조설계, 시뮬레이션 등 각각의 신소재 개발 프로세스에 도입하고 있으며 앞으로 연구자의 지식, 경험, 감 등을 대신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미 기존 프로세스에 비해 효율을 대폭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이 실용화되고 있으며 기술 고도화로 데이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기존에는 불가능했던 해석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앞으로는 신소재 개발에서 AI 활용이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관찰, 고해상도·고속화 기술 개발
신소재를 개발할 때에는 측정 및 관찰이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물성을 발현하는 인자를 특정하고 개발한 소재가 설계구조와 동일한지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기술 고도화로 나노(Nano) 단위의 연속관찰 등이 일반화되면서 정보량이 비약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데이터 해석에 AI가 활용되고 있다.
물질에 따라서는 기존에 관찰이 불가능했던 부분을 AI로 관찰하기 위한 대책도 진행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도호쿠대학과 국방대학교가 AI를 이용해 연성물질(Soft Material) 복합소재에 대한 3차원 나노계측의 고해상도화·고속화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 배터리 소재를 시작으로 생물기관 등의 입체구조 계측에 이용하는 집속이온빔(FIB: Focused Ion Beam)-주사전자현미경(SEM: Scanning Electron Microscope)을 응용해 타이어 접지면, 식품포장재 등을 고해상도로 계측하는데 성공했다.
신기술은 폴리머 속에 분산시킨 실리카(Silica) 입자의 3차원 응집구조를 2나노미터의 해상도로 계측하는 것으로, 연성물질의 고분해능 3차원 구조 관찰과 데이터 획득을 초고속으로 실시할 수 있으며 조건에 따라서는 동일한 분해능의 3차원 데이터 관찰시간을 약 10%로 단축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AI는 심층학습을 통해 고해상도 X-Y면 상과 인공적으로 작성한 열화(劣化) 상의 연관성을 학습시켜 X-Z면, Y-Z면 상의 해상도를 향상시키는 초고해상도화 처리에 따라 3차원 데이터를 구성하는데 활용했다.
2차원 이미지를 처리대상으로 설정함으로써 동일소재의 데이터만으로 심층학습을 가능케 함과 동시에 Z 방향의 해상도가 낮을수록 심층학습의 초고해상도화 처리가 유효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실용적인 해상도를 확보하면서 계측시간을 단축하고 고해상도화할 수 있어 다양한 연성물질 복합소재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관찰이 어려웠던 폴리머 소재도 저온전자현미경 등을 응용함으로써 더욱 고분해능화·고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구조설계, 전이학습으로 계산기간 단축
화학소재는 요구되는 물성이 고도화될수록 분자, 결정, 조직구조를 어떻게 제어할지가 중요해진다.
특히, 계면구조는 전기전도성, 이온전도성, 내구성을 비롯한 성능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물질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계면은 동일한 물질이라도 종류가 무수히 많으며 각각 상이한 구조를 보유하고 있어 한 종류의 계면구조를 결정할 때에도 수천-수만개에 달하는 후보 가운데 초기 원자 배치부터 안정구조, 에너지를 산출하기 위해 방대한 양의 이론을 계산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도쿄대학 생산기술연구소는 기계학습과 전이학습으로 AI를 육성해 물질의 계면구조 결정에 소요되는 계산비용을 무려 3600분의 1로 감축하는데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과거에 보고된 철의 계면구조 33가지를 모두 결정하기 위해서는 165만660회에 달하는 이론적 계산이 필요하나 탐색공간(파라미터)을 3차원에서 74차원으로 확장해 전이학습을 반복하며 AI를 육성함으로써 계산횟수를 462회로 줄였다.
전이학습은 특정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AI를 다른 유사한 문제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연구에서는 자원 탐색에 이용되는 공간보간법의 일종인 크리깅(Kriging)이라는 기계학습과 조합함으로써 AI 성능을 대폭 향상시켰다.
계면은 공업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많은 물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신소재 개발에는 계면구조 및 기능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으며 계면구조를 더욱 효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신기술이 등장함으로써 개발기간을 대폭 단축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성치 예측부터 검증까지 정밀도 향상
화학소재는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지식 및 정보를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 개발기간이 달라진다.
원소 및 분자 구조 조합이 다른 매우 다양한 화학물질들의 물성치를 고속으로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면 더욱 우수한 기능, 새로운 기능을 보유한 화학물질 개발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화학물질은 구성원소의 종류 및 분자구조, 화학결합 강도 등에 따라 물성치가 좌우되고 있어 물성치 파악은 소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물성치 파악방법으로는 물질을 합성해 측정하는 방법과 분자구조를 컴퓨터에 입력해 이론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 확립되고 있으며 모두 설비, 전문지식과 경험, 오랜 시간이 요구된다.
최근에는 분자의 3차원 입체구조 데이터를 입력해 물성치를 예측하는 기계학습이 제안되고 있으나 학습결과를 해석하기 어렵고 학습결과의 타당성을 검증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도쿄대학 생산기술연구소와 공동으로 분자구조를 이용해 화학물질의 물성치를 고속으로 정밀하게 예측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물리화학적 지식을 적극 활용해 상호작용을 나타내는 포텐셜(Potential) 함수를 새롭게 설정함으로써 예측결과를 검증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구체적으로 함수를 나타내는 인공신경망(Artificial Neural Network)을 대규모 데이터로 학습시킨 결과를 이용함으로써 원자 계산에 소비되는 시간을 약 100분의 1로 줄이고 오차 0.01전자볼트 이하로 매우 정밀하게 예측하는데 성공했다. 이론적 계산과 동일한 수준의 정밀도를 1만배 이상의 속도로 수행한 것이다.
물리화학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는 근사식에 따라 분자 내 원자 사이 상호작용의 강도 변화를 함수로 설정하는 방식으로, 함수는 원자 사이의 상호작용 및 화학결합 강도에 대응함에 따라 학습결과를 물리화학적으로 해석·검증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새로운 예측방법은 이론적 계산과 동일한 정밀도로 예측하면서도 계산시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으며 원자간 화학결합이 물리화학의 이론적 계산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응용에 따라 물성치 예측과 함께 타당성 검증을 포함한 전체 프로세스를 가속화함으로써 신규 화학물질 개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