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스틱 폐기물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이 환경규제를 강화하면서 폐플래스틱 수입을 규제함으로써 유럽, 일본, 한국이 폐플래스틱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고, 2018년에는 미세 플래스틱 폐기물이 해양을 오염시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제기됐다.
국내에서도 폐플래스틱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다.
2018년 오리지널 수지 가격이 하락하자 재활용 폐기물 수거업자들이 채산성이 낮다는 이유를 들어 한때 폐스티로폼 및 폐비닐 수거를 거부해 문제가 됐고, 최근에는 국내에서 필리핀으로 수출한 재활용 폐기물이 재활용 불가능한 것으로 판명돼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자 정부가 서둘러 회수에 나섰다. 수출업자는 모르는 척 강 건너 불구경일 뿐 두 손을 놓고 있자 국가적 책임과 비난을 우려한 정부가 서둘러 개입한 것이다.
강 건너 불구경은 폐기물 수출에 그치지 않고 있다.
UN을 중심으로 미세 플래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연대를 본격화하고 있고, 유럽 및 미국, 일본 화학기업들도 폐플래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으나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아무런 움직임이 없다.
LG화학, 롯데케미칼, SK이노베이션, 한화케미칼 등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합성수지를 생산해 막대한 수익을 올렸고 국내판매에 그치지 않고 생산량의 60-70%를 수출함으로써 국제적 책임에서도 자유로울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 비해 경제력이 한참 뒤떨어지는 타이도 바이오 베이스 수지 개발에 적극적이고 미국기업과 협력해 PLA까지 생산하고 있다. 브라질은 플래스틱 생산량이 많지 않은 편이나 이미 사탕수수 베이스 바이오 PE를 생산해 미국·일본을 중심으로 수출하고 있다.
일본은 한때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을 주름잡았으나 최근 적극적 구조조정을 통해 생산능력을 감축한 결과 전체 석유화학제품이나 수지 생산량이 한국을 밑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미세 플래스틱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하고 있고, 일본 자체적으로도 폐플래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단체를 조직하는 한편 화학기업들이 연구를 적극화하고 있다.
당장에 돈이 되지는 않으나 화학기업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화학제품을 생산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이상 화학제품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할 책임이 있다고 인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화학기업들은 물론 2018년까지 영업이익이 5조-6조원을 넘나들던 석유화학기업들조차도 재활용단체에 찔끔 출연했을 뿐 국제적 연대나 국내적 해결책 모색은 모른 채로 일관하고 있다. 관련단체에 자금을 출연했으니 책임을 완수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것도 효과가 전혀 없고, 환경부 퇴직 공무원들의 안식자금으로 이용됐을 뿐인데…
그러나 2019년 3월 케냐에서 개최될 예정인 UN 환경총회(UNEA)는 주요 의제 가운데 하나로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는 것이다. 특히, UNEA는 국제적으로 법적 구속력을 가진 조약 체결을 포함해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근절을 위한 수단을 강제화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이 태평세월을 노래할 여유가 없다는 것으로,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자세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