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화학기업들이 헬스케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LG화학과 SK그룹의 적극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 화학기업들은 그동안 주요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해왔던 전자소재 분야가 당분간 부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새로운 성장 분야로 헬스케어 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과거에도 헬스케어 사업 확대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속했으며 최근 재생의료제품, 세포의약품이 실용화를 눈앞에 두게 되자 투자를 더욱 가속화해 사업 확립에 속도를 내고자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Mitsubishi Chemical(MCH)은 의약품, 재생의료, 의료소재, ICT(정보통신기술)를 활용한 건강관리 등을 조화롭게 성장시킴으로써 헬스케어 시장 전체를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생의료 사업은 Mitsubishi Tanabe Pharma의 해외 신약 개발이 지연됐으나 Muse 세포를 활용하는 치료가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미국, 유럽에서 사업기반을 확립하기 위해 M&A(인수합병)를 적극화하고 신약 후보군을 확충함으로써 해외판로 개척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의료소재는 바이오디자인으로 알려진 방법을 활용해 신규사업을 창출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화학사업부 인력을 의료현장에 투입시켜 아직 충족되지 않은 니즈를 도출하도록 하고 신소재 개발 및 최종제품에 활용하는 아이디어를 내도록 하고 있다.
사업화를 위해 스타트업과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2019년 여러 안건을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umitomo Chemical(SCC)은 산하의 Sumitomo Dainippon Pharma의 항정신병약 Latuda 매출이 1800억엔에 달하며 제약 분야에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2019년 1월 Latuda의 특허가 만료됨에 따라 후발의약품과의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했고 2018년 후발의약품 생산기업과 협상을 진행해 2023년 2월까지 후발의약품을 출시하지 않도록 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4년간의 유예기간 동안 헬스케어 사업을 더 탄탄하고 강하게 재정비할 계획이다.
Sumitomo Dainippon Pharma를 통해서는 암세포저해약 등 Latuda의 뒤를 이을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재생의료 및 세포의약 사업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 게놈 편집기술에 사용하는 장사슬 RNA 사업 진출을 계획하고 있고 2019년부터 시작할 신규 중기 경영계획에서 바이오와 디지털 기술을 조합한 신규사업을 창출할 예정이다.
가네카(Kaneka)는 2018년까지 M&A를 적극 추진해왔으며 2019년에도 헬스케어를 중심으로 M&A를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가네카는 저분자의약품, 항체의약품, 재생의료, 의료기기 등 광범위한 헬스케어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최근 선행투자가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앞으로는 질병 예방 사업을 적극 확대할 계획 아래 2018년 스페인 유산균 생산기업에게 출자했고 미국에서는 독자적인 유산균 판매를 시작했다.
유산균은 알레르기 완화, 전염병 예방 등 다양한 효과를 얻을 수 있어 국내외 시장이 확대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원형 코엔자임 Q10 등 기존의 기능식품 소재와 조합해 미국, 일본시장을 개척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LG화학과 SK그룹이 헬스케어 분야를 집중 육성하고 있어 일본의 방향 전환에 대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LG화학은 2016년 9월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면서 매년 3000억-5000억원을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투입해 2025년 바이오 분야 매출액을 5조원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다.
2018년에는 9월 말 기준 3조원이 넘는 현금성 자산을 활용해 레드바이오 육성에 속도를 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11월 미국 바이오벤처 큐바이오파마(CUE Biopharma)의 면역항암제 기술을 확보하는데 4억달러(약 4500억원)을 투입했으며 12월에는 영국 바이오기업 아박타(AVACTA)와 기존 항체의약품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단백질 치료제 개발 계약을 맺었다.
LG그룹이 LG생명과학을 통해 레드바이오 사업을 영위할 때에는 R&D 역량 확보와 사업기반 구축에서 성과를 냈지만 글로벌 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재원 투입은 불충분했으며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LG화학에 편입됨에 따라 투자 추진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SK그룹은 SK케미칼에서 분사된 SK플라즈마를 통해 혈액제재 사업을, SK바이오사이언스를 통해서는 백신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자회사 SK바이오팜을 통해서는 신약개발을 지원하는 시스템 개발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방면에서 헬스케어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SK케미칼은 바이오 사업 분할 전 4가 독감백신과 대상포진 백신을 출시해 호조를 누렸으며 분할 후 전문성 강화와 외부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혈액제재는 안동공장이 설립 4년만에 본격적인 상업생산에 돌입하며 혈액제제 60만리터 체제를 갖추게 됨에 따라 글로벌화를 위핸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