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SAP(Super-Absorbent Polymer)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종이기저귀 및 생리용품 흡수체로 필수적인 SAP는 미국, 유럽, 일본에서 안정적인 수요를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동남아시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등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270만톤 수준으로 당분간 성장세를 계속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을 리드하고 있는 일본 SAP 생산기업들이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원료가격이 상승함과 동시에 세계적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등 사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어 성능 향상 및 제조 프로세스 개선에 따른 코스트 감축 등이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종이기저귀용, 고기능제품 개발 주력
SAP는 무게의 100-1000배에 달하는 강한 흡수력과 다소의 압력에도 한번 흡수한 수분을 방출하지 않는 보수성이 최대 특징으로 종이기저귀, 생리용품 등 위생용품에 필수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글로벌 수요는 종이기저귀·위생소재 메이저가 펄프, 탈지솜을 SAP로 대체하기 시작한 1990년대부터 가파른 성장세를 계속했고, 특히 종이기저귀 흡수체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어 종이기저귀 생산량과 거의 비례해 성장하고 있다.
흡수성 향상 등을 목적으로 조성 및 제조공법에 대한 검토가 다양하게 이루어졌으며 적용분야도 위생소재 뿐만 아니라 농업·원예, 식품·유통, 토목·건축, 화장품, 의료, 전기·전자산업 등으로 확대됐다.
종이기저귀용 SAP는 높은 흡수력 및 보수력과 동시에 빠른 흡수속도, 종이기저귀 박형화에 따른 높은 팽윤겔 탄성률, 흡수 시 액체 확산성 등이 요구된다.
영유아용 종이기저귀는 신흥국, 성인용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보급이 확대되고 있으며 소비자 니즈가 점차 다양화·고도화되고 있다.
특히, 착용감, 자원절약 등을 목적으로 점차 얇아지고 있어 기존 이상으로 흡수력이 강하고 흡수 후 표면이 건조하게 유지되는 SAP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성인용은 사용자의 나이, 성별, 체격, 생활환경, 실금 상태 등 개인 차이가 크기 때문에 사용자에 따라 형태 및 흡수력에 대한 요구 성능이 상이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종이기저귀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SAP 개량이 필수적이어서 SAP 생산기업들은 요구에 대응한 연구개발(R&D)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종이기저귀는 1인당 GDP(국내총생산) 증가에 맞춰 시장이 성장하고 있어 글로벌 종이기저귀 메이저들은 성숙단계에 들어선 지역과 앞으로 성장이 예측되는 지역을 모두 공략하고 있으며 개별지역의 특성 및 성장단계에 맞추어 상품을 투입하고 있다.
아크릴산·가성소다 급등으로…
글로벌 SAP 시장규모는 2016년 250만톤에서 2017년 260만-270만톤으로 확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선진국은 신흥국에 비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으나 고령자 대상의 성인용 종이기저귀 용도는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애완동물용 수요가 추가되면서 글로벌 시장규모는 연평균 5-7%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SAP 생산기업을 둘러싼 사업환경은 크게 변화하고 있다.
2017-2018년에는 원료가격이 대폭 상승해 코스트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원료인 아크릴산(Acrylic Acid)과 함께 가성소다(Caustic Soda) 가격이 크게 올랐으며 아크릴산과 가성소다 모두 중국 환경규제 등에 따른 공급능력 축소로 수급타이트가 발생하고 있다.
일본기업 가운데 Nippon Shokubai(NSC)는 아크릴산부터 SAP까지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있으나, 산요케미칼(Sanyo Chemical) 계열사인 SDP Global과 Sumitomo Seika Polymers(SSP)는 아크릴산을 외부에서 조달하고 있다.
국내 유일의 SAP 생산기업 LG화학도 원료부터 수직계열화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있으나 SAP 자체는 생산능력이 작아 경쟁력을 살리지 못하고 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시기에는 외부조달기업이 원료를 저가에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석유화학제품 가격이 상승하는 시기에는 일관생산체제의 경쟁력이 더욱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료를 외부에서 조달한 곳은 2017-2018년 원료가격 상승으로 스프레드가 축소돼 고전을 면치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흥기업 부상으로 경쟁과열 우려도…
신흥국과의 경쟁도 점차 심화되고 있다.
시장이 성장함과 동시에 신규기업 진입이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는 없으나 앞으로는 일부 신흥기업의 저가 공세로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고품질 종이기저귀에 요구되는 SAP를 제공할 수 있는 공급기업은 세계적으로 한정되고 있으며 기술력 측면에서는 아직까지 메이저가 경쟁우위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종이기저귀는 SAP 외에도 다양한 고기능성 소재가 사용되고 있어 안정적인 품질 확보를 위해 전체적으로 소재를 최적화하는 기술이 중요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고품질 종이기저귀용은 기술적인 장벽이 여전히 높아 신흥기업이 공급능력을 확대해도 높은 품질을 요구하는 종이기저귀 메이저를 공략하기 쉽지 않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거대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 글로벌 종이기저귀 메이저는 앞으로도 품질과 기능성을 내세우며 저가제품과 차별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신흥국 종이기저귀 생산기업도 부가가치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기술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선행기업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신흥기업 역시 기술력이 점차 향상되고 있어 안정공급체제 및 확고한 기술 우위성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
일본, 해외증설 및 고부가화 전략 추진
일본 SAP 생산기업들은 해외 생산능력을 확대함과 동시에 품질 및 성능 면에서 부가가치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NSC는 아크릴산 및 SAP를 수직계열화하고 있는 강점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며 SAP 서바이벌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코스트 감축 및 프로세스 재검토 등을 추진하고 있다.
SAP는 2018년 벨기에 소재 10만톤 플랜트를 가동해 총 생산능력을 71만톤으로 확대했다.
아크릴산도 SAP와 마찬가지로 벨기에 소재 10만톤 플랜트를 가동해 총 88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글로벌 공급을 강화할 계획이다.
SSP는 수요신장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부터 가동하고 있는 여수 소재 SAP 5만9000톤 플랜트를 11만8000톤으로 증설했다.
2019년에는 SAP 총 생산능력이 44만5000톤에 달하고 있다.
산요케미칼과 도요타통상(Toyota)이 합작한 SDP Global은 2018년 여름 말레이지아 소재 8만톤 플랜트를 신규 가동해 총 생산능력을 44만톤으로 확대했다.
말레이지아 공장은 최신기술을 도입해 높은 사업경쟁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 안정 공급할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밖에 중국 증설, 말레이지아에 대한 추가투자, 북미 진출 등 다양한 증설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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