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석유화학산업이 대대적인 변혁기를 맞이하고 있다.
아시아 석유화학 시장은 2015년 이후 유례가 없는 초호황을 누렸으나 최근 들어 경기절벽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의 대규모 신증설, 신흥국 국영기업의 영향력 확대, 원유 수요 감소 등 다양한 요소가 얽혀 장기적인 전망이 어려워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일회용 플래스틱제품 사용을 감축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등 부정적인 요인들이 잇따라 부상하고 있다.
중동, 에탄에서 나프타 크래커로…
글로벌 석유화학기업들은 나프타(Naphtha)를 비롯해 에탄(Ethane), 액화석유가스(LPG), 석탄, 메탄올(Methanol) 등 올레핀(Olefin) 원료가 다양해짐에 따라 유도제품 경쟁력에 대한 판단을 포함해 영업전략을 구상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석유화학 원료 사용비율은 2017년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 기준 나프타가 약 40%, 에탄이 30%대 후반을 나타냈다.
아시아는 일반적으로 석유 베이스 나프타 사용비율이 높고 미국과 중동은 풍부한 가스자원을 바탕으로 에탄을 주로 투입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스트는 중동산 에탄이 가장 낮고 미국산 에탄, LPG, 나프타, 메탄올이 뒤를 잇고 있다.
특히, 사우디산 에탄은 공정가격이 100만BTU당 1.57달러이고 이란산은 더욱 낮은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다.
미국산 에탄은 일반적으로 겨울철에 난방용 천연가스 수요 증가로 현물가격이 상승하나 2017-2018년 겨울에는 3-4달러에 머물렀다.
7월 이후 현지에서 에탄 크래커가 잇따라 신규 가동하면서 가격이 올랐으나 가격경쟁력은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나프타는 에탄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편이나 프로필렌(Propylene), 부텐(Butene), 부탄(Butane) 등 상대적으로 많은 유분을 얻을 수 있어 다양한 유도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이 부각되고 있으며, 에탄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중동에서도 나프타 크래커 건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사우디는 에탄 매장량이 많아도 개발코스트와의 균형 문제로 생산을 확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사우디에서 2016년 상업가동을 시작한 사다라케미칼(Sadara Chemical)은 나프타를 원료로 폴리올레핀(Polyolefin)을 비롯해 우레탄(Urethane) 원료, 아민(Amine)류, 엘라스토머(Elastomer)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의 기존 석유화학기업들은 에탄 베이스 에틸렌을 원료로 PE(Polyethylene), 합섬원료인 EG(Ethylene Glycol)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Sumitomo Chemical(SCC)과 아람코(Saudi Aramco)가 합작투자한 페트로라비(PetroRabigh)도 페놀(Phenol), PA(Polyamide) 6, MMA(Methyl Methacrylate), 메타크릴수지(Methacrylic Resin) 플랜트 등을 2018년 가동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원유 직접분해로 코스트 10% 감축 가능
최근에는 석유화학 원료로 원유가 주목받고 있다.
엑손모빌(ExxonMobil)은 세계 최초로 나프타, 경유를 거치지 않고 원유를 분해해 직접 에틸렌을 제조하는 기술을 실용화했다.
엑손모빌이 2014년 싱가폴에서 가동한 나프타 크래커는 아프리카 서부에 위치한 해저유전에서 생성되는 초경질유를 원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원유 직접분해는 나프타 분해에 비해 크래커 내 코킹이 발생하기 쉽고 성질·성분 차이로 분해온도가 달라 전용설비를 설계해야 하는 단점이 있으나 유분 제조비율이 나프타 분해와 거의 동일함에도 생산코스트를 10% 이상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엑손모빌은 원래 서아프리카산 초경질유를 미국으로 보낸 후 과잉물량만을 아시아에서 사용했기 때문에 초경질유를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웠다.
그러나 미국에서 셰일오일(Shale Oil) 생산이 확대됨에 따라 아시아에서 사용할 수 있는 여유물량이 늘어 싱가폴에서 크래커를 안정적으로 가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에서도 아람코와 사빅(Sabic)이 합작으로 원유의 직접 분해기술 실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엑손모빌과는 다른 기술을 활용할 방침이며 2025년 홍해 연안지역인 얀부(Yanbu) 소재 크래커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유기업, 석유정제·화학 통합 적극화
엑손모빌은 싱가폴에서 2011년 No.1 나프타 크래커를, 2014년 No.2 크래커를 가동했고 동남아시아에서 에틸렌 상업공급을 주도하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 및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정유공장 수익이 악화됨에 따라 석유화학제품 생산을 확대해 경쟁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싱가폴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전기자동차(EV) 보급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2030년대 초반 이후 감소세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정유공장 수익성 유지가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2025년까지 화학 분야에 약 20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2018년 3월 발표했다.
화학사업을 포스트 석유제품 시대의 주요 수익원으로 설정하며 LNG 사업을 강화하고 있는 셸(Royal Dutch Shell), BP와는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엑손모빌은 싱가폴에 나프타 크래커 및 PE 플랜트를 추가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에서도 2018년 8월 자회사인 ESSO가 운영하고 있는 정유공장 증설 및 나프타 크래커 신규건설을 위해 관계당국에 최대 약 130ha에 달하는 부지 마련을 요청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산유국 에너지기업들은 대부분 엑손모빌과 마찬가지로 원유·석유제품 의존도 감축에 주력하며 글로벌 화학 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사우디 국영 아람코는 사우디 정부의 구조개혁 계획 Vision 2030에 따라 말레이지아, 인도네시아, 인디아, 미국, 중국에서 대규모 석유정제·화학 컴플렉스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투자액은 약 350억달러 이상에 달하며 안정적인 원유 수출처를 확보함과 동시에 부가가치를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 다음호에 계속
표, 그래프: <아람코의 석유정제·석유화학 통합 투자계획>
<화학저널 2019년 3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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