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석유화학산업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아시아 석유화학공업회의 APIC 2019가 5월16-17일 타이완 타이페이(Taipei)에서 진행됐다.
미국-중국 무역마찰 심화,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등 다양한 경제·사회적 과제가 부상한 가운데 석유화학제품을 둘러싼 외부환경도 최근 호조에서 불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APIC 2019의 주요 의제는 「스마트·석유화학·프로세스-더 좋은 세계를 실현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솔루션」으로 아시아 석유화학기업들은 현재의 불확실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논의했다.
APIC은 전신인 동아시아 석유화학공업회의(EAPIC)부터 포함하면 2019년으로 40회째를 맞이했으며 일본을 포함한 7개 국가에서 개최하고 있다. 타이완에서는 2013년 이후 6년만에 개최돼 총 1204명이 참석했다.
2020년에는 인디아 석유화학제조자협회 주최로 뭄바이(Mumbai)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석유화학, 호재와 악재가 혼재한다!
인디아 석유화학협회 카말 나나바디 회장은 APIC 2019 2일차에 진행된 지역 산업계 수장의 스피치에서 “인구증가와 도시화, 소비자의 구매력 확대 등을 타고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의 주요 수요처로 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2019년 대회 주최인 타이완 석유화학공업협회와 한국 석유화학협회의 문동준 회장 등은 석유화학 시장이 현재 불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인 모리카와 코헤이 쇼와덴코(Showa Denko) 사장 역시 “당장 수요를 전망하는 것이 어려운 시기”라고 경계심을 드러내는 등 석유화학을 둘러싼 경기 상황은 호재와 악재가 혼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장은 수급 지정학적 리스크 등 다양한 관점에서 중국을 빼놓고 논의할 수 없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일본 석유화학협회 부회장인 오치 히토시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Holdings) 사장은 “산업계 전체가 미국-중국 무역마찰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냉전체제라고 표현될 만큼 극심해지고 있는 미국-중국의 대립은 무역마찰에 그치지 않고 지적재산권, 안전보장 등을 둘러싼 패권 싸움의 양상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IHS Markit의 토니 포터는 “미국과 비교해 GDP(국내총생산)에서 무역의존도가 높은 중국경제가 받을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S&P Global Platts의 세레나 센 역시 “미국-중국의 대립이 세계적으로 서플라이 체인의 변화를 야기하고 있다”면서 “주변지역의 경제와 고용에 미칠 영향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ICIS의 존 리처드슨은 “중국이 미국을 대체하는 수입원으로 러시아, 이란 등과의 관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경제가 둔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원유 처리능력을 2020년 9억2000만톤, 에틸렌(Ethylene) 생산능력은 2025년까지 5000만톤 정도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불확실성 극대화에도 발전성 막대
모리카와 코헤이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은 세계 경제규모가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들어 성장세가 둔화됐다고 진단했다.
또 “아시아는 현재 당장의 석유화학제품 수요를 전망하는 것조차 어려울 만큼 불확실성이 극대화된 시기를 맞이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인구증가와 중간층 확대 등을 통해 세계적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세를 나타낼 것은 확실시되고 있다며 낙관론도 함께 펼쳤다.
아울러 “석유화학산업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석유화학제품 관련 수요에 대응함과 동시에 인구증가, 중간층 확대에 따른 여러 과제, 즉 SDGs(지속가능한 개발목표)의 과제 해결을 위해 공헌하는 형태로 성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 폐플래스틱 문제 주도권 “경쟁”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가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아시아 각국이 플래스틱 폐기물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는지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으며, 싱가폴 화학공업평의회 로엘즈 윔 회장은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화학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리카와 코헤이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 회장은 일본 화학공업협회와 석유화학공업협회 등이 연계해 2018년 9월 해양 플래스틱 문제 대응 협의회(JaIME)를 출범시켰다고 소개했다.
일본이 그동안 축적해온 플래스틱 폐기물 적정처리와 관련된 노하우와 정보를 알림과 동시에 각국의 플래스틱 폐기물 관리와 관련된 사회 인프라 정비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다.
일본이 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사회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석유화학공업협회는 2018년 9월 다른 단체와 협력해 JaIME를 출범시켰고 세계적으로도 이른 시기부터 플래스틱 폐기물 회수와 유효이용 관련 기술을 축적해온 만큼 JaIME 설립을 계기로 플래스틱 폐기물 적정관리와 관련된 노하우 및 정보를 세계사회에 전파할 계획이다.
또 각국의 플래스틱 폐기물 관리 인프라 정비를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모리카와 코헤이 회장은 해양 폐플래스틱 문제가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이며 제조공정, 생산제품, 사용 후 환경과 안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환경에 미칠 영향을 최대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여러 제조업 가운데 플래스틱 생산과 직접적으로 관계된 화학산업이 솔선수범해 해결에 나서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은 우선 플래스틱 폐기물을 해양에 유출시키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과 함께 실제 상황에 맞춘 현실적인 접근법을 마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회수 시스템이 어느 정도 확립된 국가는 회수율을 높이고, 회수 시스템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곳은 사용량 자체를 감축하는 식으로 대응할 것을 제시했다.
회수율 향상과 사용량 감축을 모두 실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다음호에 계속
<화학저널 2019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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