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일본의 무역보복에 맞서 손잡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G화학은 앞서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 ITC)에 특허침해 소송을 냈고, SK이노베이션은 근거 없는 비방으로 명예를 훼손했다며 국내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양사가 일본의 무역보복 상황에서 협력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등장하고 있어 주목된다.
일본이 8월2일 각의를 열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하기로 결정하면서 일본에 수입을 의존하고 있는 전기자동차(EV)용 배터리 등 핵심 소재·부품 수급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으로, CATL이나 비야디(BYD) 등 중국기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막대한 타격이 예상된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가 고품질 분리막을 국내 경쟁기업에게 공급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일본 분리막 생산기업들이 한국 수출제한에 나선다면 경쟁기업이라도 한국기업에게 분리막을 공급할 수 있다”면서 “기술유출 문제로 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LG화학에게도 공급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SK그룹 최고 경영진이 해당 문제에 대해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LG화학 관계자도 “필요하다면 SK아이이테크놀로지의 분리막 구매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사는 최근의 기술유출 소송 외에 2011년에도 LiB(리튬이온전지) 분리막과 관련해 이미 소송전을 벌인 바 있다.
당시에는 LG화학이 특허를 보유한 분리막 코팅기법을 SK이노베이션이 침해했다며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합의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