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이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소송전을 앞두고 최고경영자(CEO) 간 만남을 도모한다.
양사가 서로의 입장을 들어볼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기 때문이나 이견이 커 당장 화해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이르면 추석 이후 첫 만남을 갖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양사는 대화 주체를 CEO로 확정하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 소송전과 별개로 협상 내용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LG화학은 9월3일 입장문을 내놓고 “SK이노베이션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 및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한편 손해배상 방안을 진지하게 논의할 의사가 있다면 언제든지 대화에 응할 것”이라며 “대화의 주체는 소송 당사자인 양사 최고경영진이 진행하면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앞서 SK이노베이션도 8월30일 “대화의 문은 항상 열고 있다”며 “대화와 협력으로 해결할 준비가 된 상태”라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대화 가능성을 열어두었지만 LG화학이 손해배상과 사과, 재발 방지 조건을 미리 달고 만남을 제시하자 “과연 대화를 하자는 얘기냐”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동 가능성이 제기된 것은 국내 배터리 주요기업 간 마찰을 바라보는 글로벌 시장의 시선이 좋지만은 않고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양사 중재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다만, 회동하더라도 바로 소송 취하 등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LG화학은 양사 CEO들 만남이 성사돼도 영업비밀 침해 사실에 대한 인정과 사과, 재발 방지 약속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