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폭시수지(Epoxy Resin)는 다양한 경화제와 조합해 불용·불융성 경화물을 형성하는 독특한 특성을 보유하고 있어 페인트, 전기·전자, 토목·건축, 접착제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대체하기 어려운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에폭시수지는 분자당 2개 이상의 에폭시기를 보유한 열경화성 수지로 BPA(Bisphenol-A)와 ECH(Epichlorohydrin) 공중합체가 일반적이며 접착성, 강도, 강인성, 전기특성, 내약품성이 우수할 뿐만 아니라 경화할 때 부피수축이 적고 방출되는 휘발성분이 없는 등 다양한 특성을 겸비하고 있어 대체소재가 없는 수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또 분자구조 개량, 개질제 첨가, 경화제 조합 등을 통해 다양한 물성을 이끌어낼 수 있어 에폭시수지 생산기업들은 최첨단 전자소재를 시작으로 페인트, 접착제 분야에서 새로운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신제품 개발 노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 중국·인디아 수출 회복됐지만…
국내에서는 국도화학, 금호P&B화학 등이 에폭시수지를 생산하고 있다.
생산능력은 국도화학이 51만5000톤, 금호P&B화학 19만7000톤이며 헥시온코리아, 블루큐브케미칼코리아 등도 소량 공급하고 있는 가운데 코오롱인더스트리 역시 특수제품 3만7000톤을 중심으로 6만7000톤 공급체제를 갖추고 있다.
국내시장은 조선 건조량 감소로 선박용 수요가 감소했고 토목·건축 분야도 건설경기 둔화로 수요 감소가 이어지고 있다.
전지·전자 용도 역시 반도체 공장의 중국 이전, 소형 박막화 등으로 판매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생산기업들은 앞으로 통신, 전기·전자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기대하고 신증설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도화학은 생산능력을 계속 확대해 2019년 9월 기준 국내 51만5000톤 체제를 완성했으며,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17년 특수 에폭시수지 생산능력을 기존 2만5000톤에서 3만7000톤으로 확대한 바 있다.
수출은 30만톤 이하 수준을 장기간 이어가고 있다.
2015년 23만8299톤에서 2016년 26만9450톤으로 전년대비 13.1% 증가한 후 2017년 29만371톤을 기록했으나 2018년에는 28만876톤으로 3.3% 감소했다.
2019년에는 1-9월 수출이 23만4764톤으로 9.1% 증가하며 회복된 양상을 나타냈고, 특히 4월과 9월에 수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수출은 3만1037톤으로 전년동월대비 28.5%, 9월은 2만2952톤으로 23.7% 증가했다.
2018년에는 주요 수출국인 중국에 대한 수출이 5만7437톤으로 10.4% 감소했고 최근 또다른 주요 수출국으로 주목받고 있는 인디아도 1만7825톤으로 9.7% 줄어들었다.
반면, 미국 수출은 4만5909톤으로 13.5% 증가했으며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 수출도 급증했다.
2019년 1-9월에는 중국 수출이 5만1914톤으로 20.4% 급증했고 인디아 역시 1만5842톤으로 13.0% 증가했다.
특히, 인디아는 2018년부터 한국산 에폭시수지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으나 별도 조치 없이 2019년 1월 종결함에 따라 현지수요 증가를 타고 앞으로도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도화학, 사업 다변화 총력전
국내 시장을 60% 이상 장악하고 있는 국도화학은 최근 에폭시수지에 집중된 기존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16년에는 비주류 사업이던 폴리올(Polyol)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에 355억원을 투자했고, 2017년에는 신설법인 국도첨단소재를 설립하고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에폭시수지 사업이 97-98%를 차지하는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으며 국내외 경기 흐름에 따라 수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사업 다각화가 요구돼왔다.
2019년에는 삼성SDI의 ACF(이방전도성접착필름) 사업을 인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ACF는 디스플레이와 회로기판을 연결하는 양면테이프 형태의 필름으로 TV와 스마트폰, 노트북 등 다양한 전자부품에 사용되는 핵심소재이며 글로벌 시장의 85% 이상을 일본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국도화학은 2016년부터 ACF 사업화를 추진해왔으며 화성 바이오밸리에 부지를 확보해 첨단 인프라를 구축하고 양산 준비를 마친 상태이다.
삼성SDI의 ACF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전기·전자용 소재 부문을 강화할 수 있게 됐으며 사업구조 다변화 및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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