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이 대규모 PTA(Purified Terephthalic Acid) 신증설을 다시 추진하면서 아시아 시장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중국기업들은 200만톤에서 400만-500만톤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함은 물론 업스트림과 다운스트림을 연결해 수직계열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어 주목된다.
중국이 신증설을 마무리하면 PTA 생산능력 100만톤 이하는 물론이고 100만-200만톤에 달하는 중견기업까지 경쟁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Rongsheng, PTA 생산능력 2000만톤으로…
Rongsheng Petrochemical은 섬유기업에서 종합화학기업으로 재탄생을 준비하고 있다.
50대50 합작으로 저장성(Zhejiang)의 저우샨(Zhoushan)에 건설하고 있는 대규모 석유화학 컴플렉스가 2020년 상업가동을 시작할 예정인 가운데 원료부터 일관된 폴리에스터(Polyester) 체인을 확립할 수 있게 됨에 따라 PTA 합작기업도 2020년 말 생산능력을 2000만톤으로 600만톤 확대룰 추진하고 있다.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역시 100만톤을 증설할 예정이며 규모화에 주력함으로써 경쟁기업과의 격차를 벌릴 방침이다.
Rongsheng Petrochemical은 1989년 설립 후 방적 사업을 시작했으며 1990년대 화학섬유 분야에 진출한데 이어 생산설비 증설을 거듭해 최근에는 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을 약 200만톤으로 확대함으로써 메이저 지위를 장악하고 있다.
합작기업이 생산하고 있는 PTA도 1350톤 생산체제로 확대함으로써 중국 최대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닝보(Ningbo)에서는 P-X(Para-Xylene) 160만톤 플랜트도 가동하고 있다.
PTA는 또다른 폴리에스터 메이저인 Hengyi Group과 합작 설립한 Yisheng Petrochemical이 생산하고 있다.
Yisheng Petrochemical은 저장성 닝보 소재 Zhejiang Yisheng Petrochemical, 랴오닝성(Liaoning) 다이롄(Dalian) 소재 Yisheng Dahua Petrochemical, 하이난성(Hainan) 소재 Hainan Yisheng Petrochemical 등 3사를 통해 PTA를 생산하고 있으며 닝보에서는 2020년 말까지 600만톤 이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Yisheng Dahua Petrochemical도 최근 PET 100만톤 증설을 결정했으며 폴리에스터 베이스로 300만톤 생산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P-X도 대규모 신증설 프로젝트 진행
Rongsheng Petrochemical은 산업체인 자체를 대규모로 증설하는 프로젝트를 잇따라 실행하고 있으며 모든 신증설 계획에는 51% 출자한 Zhejiang Petrochemical이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또다른 폴리에스터 메이저 Tongkun Group 21%, Juhua Group 21%, 아람코(Saudi Aramco) 9% 출자한 대규모 석유정제 및 석유화학 컴플렉스 건설 프로젝트는 석유정제능력 4000만톤의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P-X 800만톤, 에틸렌(Ethylene) 400만톤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유도제품 생산을 위해 PE(Polyethylene)를 비롯해 EO(Ethylene Oxide)/EG(Ethylene Glycol), PDH(Propane Dehydrogenation), PC(Polycarbonate) 플랜트도 건설할 예정이며 석유정제능력을 2000만톤 추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Rongsheng Petrochemical은 50%를 출자해 Tongkun과 함께 지분율에 맞추어 P-X, EG를 공급받게 되며 폴리에스터 원료로 투입할 계획이다.
연료유 이외 생산제품은 Zhejiang Petrochemical을 통해 외부에 판매하며 사실상 Rongsheng이 운영을 맡고 있다.
Rongsheng Petrochemical은 앞으로도 화학섬유 사업에 주력할 예정이지만 Zhejiang Petrochemical 상업화에 맞추어 종합화학기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산출된 유분을 중심으로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 수 있을지도 검토하고 있다.
Rongsheng Petrochemical은 2015년 닝보에 Zhongjin Petrochemical을 설립하고 중유 베이스로 P-X 160만톤을 상업화한 바 있다.
Zhejiang Petrochemical 상업화에 맞추어 Zhongjin Petrochemical에도 상압증류장치(CDU)를 도입하고 2021년 말까지 P-X 생산능력을 320만톤으로 2배 확대할 예정이다.
현재 허가 및 인가 신청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증설물량을 포함한 생산제품은 저우샨에서 공급하는 P-X와 함께 자사 PTA 증설에 활용할 계획이다.
Shenghong, 2021년까지 240만톤 확대
중국 Shenghong Group도 PTA 생산능력을 240만톤 추가한다.
Shenghong Group에서 화학섬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Jiangsu Eastern Shenghong의 자회사인 Jiangsu Honggang Petrochemical이 PTA 증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 38억5885만위안(약 6160억원)을 투입해 PTA 240만톤 플랜트를 건설할 예정이며, 2021년 완공 및 상업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henghong Group의 폴리에스터 체인 가운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 7대 석유화학 산업기지로 지정된 장쑤성(Jiangsu)의 롄윈강(Lianyungang) 석유화학 산업기지에 건설하며 공사기간은 약 2년 정도로 계획하고 있다.
Honggang Petrochemical은 2011년 설립돼 PTA 생산능력 150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으며 증설 투자를 통해 총 생산능력을 390만톤으로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신규설비에서는 기존설비의 인프라 및 인력 등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고 건설코스트도 억제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henghong Group은 장쑤성 Xu Wei New District에서 대규모 정유·석유화학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775억위안(약 12조4000억원)을 투입함으로써 석유정제능력이 1600만톤에 달하는 정유공장을 중심으로 에틸렌 110만톤 크래커, P-X 280만톤 플랜트 등을 건설할 예정이고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유부터 P-X와 EG, PTA, 폴리에스터, 화학섬유 등으로 이어지는 산업 체인을 구성하기 위해 Honggang Petrochemical이 대규모 PTA 프로젝트에 착수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타이완, 2019년 수출 100만톤으로 확대
타이완도 PTA 수출을 재개해 주목된다.
타이완은 2011년 PTA 수출량이 300만톤에 육박했으나 중국이 자급화에 나서면서 2015년에는 20만톤 이하로 급감한 바 있다.
이후 수급이 급격히 타이트해진 2018년 수출이 다시 전년대비 3.5배 급증했고 2019년 상반기에도 전년동기대비 1.7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수출을 완전 재개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주로 중국, 베트남, 인디아 등에 수출하고 있으며 2019년 수출량이 100만톤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타이완은 PTA 수출이 2011년 296만200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며 당시 90% 이상을 중국에 수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세계 최대 폴리에스터 생산대국인 중국이 PTA 자급화에 나선 2012년부터 수출량 감소가 불가피했으며 2012년 200만톤 붕괴, 2013년 50만톤 붕괴를 거쳐 2015년에는 15만4500톤에 머물렀다.
그러나 글로벌 수요가 연평균 5% 정도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기존 생산설비들을 장기간 휴지상태로 전환하고 신규설비 건설을 자제함으로써 공급과잉에서 수급타이트로 전환시키는데 성공했다.
이에 따라 수출이 2018년 83만5200톤으로 3.5배 급증하는 등 크게 회복됐다.
특히, 중국 수출이 39만5800톤으로 3.8배 늘어났고 베트남 역시 20만9400톤으로 3.1배, 인디아는 16만7400톤으로 3.2배 급증했다.
2019년 상반기에도 중국 수출이 28만8600톤으로 38.2% 늘어났고 베트남이 21만6000톤으로 3.7배, 인디아도 10만9400톤으로 22.6% 급증함으로써 전체 수출량이 64만2500톤으로 66.3% 증가하는 등 호조를 계속하고 있다.
한국, 2010년 PTA 366만톤 수출했으나…
한국은 PTA 수출이 2010년 365만900톤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후 크게 감소했고 현재까지 예전 수준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국내 PTA 시장 역시 중국이 최대 수출처였으며 2011년에는 중국 수출이 300만톤 이상에 달했으나 2013년 200만톤대, 2014년 100만톤대가 차례로 붕괴되고 2016년에는 8만5700톤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2019년 1-9월에는 전체 수출이 163만356톤으로 23.0% 증가했다.
중국 수출이 24만9085톤으로 97.0% 늘어났고 인디아가 29만2212톤으로 2.6배 급증하면서 터키를 제치고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한때 PTA 수입량이 700만톤에 달했으나 자급화를 통해 수입을 계속 줄이고 있으며 2016년에는 수입량이 50만톤으로 격감한 바 있다.
그러나 2018년 78만3100톤으로 44.0%, 2019년 1-7월에도 61만1600톤으로 43.2% 늘어나는 등 영향력을 다시 확대하고 있다.
수출 다변화에도 경쟁력 회복 불가능 상태
중국이 대형 투자를 재개한 가운데 국내 PTA 생산기업들은 구조조정을 외면한 채 수출다변화 전략으로 생존을 모색하고 있다.
2018년 PTA 수출은 터키가 41만9914톤으로 40% 수준에 도달한 가운데 리투아니아, 스페인에 20만톤 안팎을, 중국에는 15만6074톤을 수출했고, 2019년 들어서는 1-9월 터키와 인디아에 29만톤 이상을, 중국과 리투아니아에는 24만톤 이상을, 스페인에는 14만3700톤을 수출함으로써 수출다변화 전략은 성공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국내 PTA 생산능력은 한화종합화학 200만톤을 비롯해 삼남석유화학 150만톤, 태광산업 100만톤, 롯데케미칼 60만톤, 효성화학 42만톤으로 가동을 중단한 SK케미칼 52만톤을 포함해도 604만톤에 불과해 중국 메이저 1사의 생산능력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화하지 못했다.
물론, 플랜트 가동이 20년 안팎으로 고정코스트가 낮아 일정수준 코스트 경쟁력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나 근본적으로 수직계열화와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생산능력 측면에서 경쟁력이 크게 뒤지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일본은 일찍이 PTA의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일본 설비를 폐쇄하고 철수하는 대신 동남아, 인디아로 설비를 이전해 생존하는 방법을 모색했으나 이마저도 여의치 않자 PTA 시장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은 구고조정을 외면한 채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어 중국이 대대적인 신증설을 완료하면 생존이 불가능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 PTA 생산량은 2012년까지 600만톤 이상을 유지했으나 중국이 자급률을 높인 2014년부터 500만톤대, 2016년부터는 400만톤대로 줄어들었고 수출도 2012년까지는 300만톤을 상회했으나 2013년부터 200만톤대, 2016년부터는 100만톤대 후반으로 쪼그라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수요가 300만톤 수준을 유지해 어느 정도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으나 전체적으로 가동률이 80% 수준에 그치고 있어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2018년에는 PTA 수요비중이 PET병 31.6%, 스테이플 20.9%, 필라멘트 19.2%, 필름 14.3%로 PET병 쏠림현상이 심화됨으로써 지속가능한 영업이 불가능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P-X, 중국 수직계열화 확대 “타격”
중국 폴리에스터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어 국내 PTA 생산기업들은 혁신적인 생존대책 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 폴리에스터 메이저들은 일제히 업스트림 진출을 추진함으로써 원료 자급화를 서두르고 있다.
장쑤성 롄윈강 소재 Shenghong Group은 물론 Hengyi Group도 Rongsheng과 마찬가지로 업스트림에서 석유정제부터 석유화학까지 이어지는 대규모 컴플렉스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P-X 뿐만 아니라 다양한 화학제품 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이 500만톤에 달하는 Tongkun 역시 저우샨에 투자해 P-X와 EG를 확보했다.
폴리에스터 장섬유 350만톤 생산체제를 갖춘 Xin Feng Ming은 최근 200만톤에 가까운 증설 계획을 공개했으며 이르면 2020년 500만톤으로 전체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Xin Feng Ming은 PTA 생산에도 진출했으며 2019년 11월 220만톤을 가동했고 2020년 추가로 220만톤을 상업화할 계획이다.
Rongsheng과 Hengyi가 합작한 Yisheng은 그동안 Xin Feng Ming에게 PTA를 공급해왔으나 Xin Feng Ming이 자체 생산에 나서면서 수요처를 상실하게 됐다.
이에 따라 자체적인 PTA 다운스트림 강화가 시급해졌으며 Hengyi는 PBT(Polybutylene Terephthalate)와 필름 사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중국 폴리에스터 생산기업 사이에서는 Yisheng 움직임과 같은 흐름이 본격화되고 원료 P-X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의 P-X 수요처 Yisheng은 모회사 Rongsheng의 석유정제·석유화학 컴플렉스 상업화에 그치지 않고 Hengyi가 브루나이에 석유화학 컴플렉스를 건설함으로써 P-X 80만톤을 확보하게 됐다.
Yisheng의 외부조달이 대폭 줄어들면서 아시아 P-X 시장의 흐름이 크게 변화하고 있으며 그동안 중국에 P-X를 수출해온 국내기업들은 수출전략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중국은 폴리에스터 생산능력이 2019년 5500만톤, 생산량은 4500만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폴리에스터 체인의 대규모 증설은 폴리에스터 시장이 연평균 6% 성장한 것을 전제로 진행하고 있으며 금융위기 때에도 3%대 성장을 유지했기 때문에 앞으로 5-6%는 이어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폴리에스터 생산기업 수는 한때 100사 이상에 달했으나 현재는 소수기업의 과점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시장 관계자들은 일시적으로 공급과잉을 나타내고 있지만 경쟁력을 갖춘 메이저에 대한 집중이 진행되면서 중소기업은 계속 도태되고 시장이 점차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