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안료 시장은 주력인 인쇄잉크 수요 감소의 영향으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은 2018년 유기안료 생산량이 4.0% 줄어 4년 연속, 출하량은 2.9% 줄어 5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으며 2019년 들어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졌다.
일본 안료 생산기업들은 앞으로도 양적 확대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기능화 전략을 추진함과 동시에 해외시장 개척을 가속화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안료 시장에서는 유럽을 중심으로 철수가 활발해지는 등 구조재편이 활성화되고 있다.
유기안료, 인쇄잉크 중심 수요 침체
유기안료는 선명한 발색과 높은 착색력, 다양한 컬러를 바탕으로 인쇄잉크, 자동차용 안료, 합성섬유 및 플래스틱 착색 등에 투입되고 있으며 황색, 오렌지, 적색을 나타내는 아조(Azo)계, 청색 및 녹색을 나타내는 프탈로시아닌(Phthalocyanine)계로 크게 구분하고 있다.
일본은 유기안료 생산량이 2006년까지 3만톤대를 유지했으나 2011년 2만톤대가 붕괴됐다.
생산설비 해외이전이 가속화됨과 동시에 인쇄잉크용을 시작으로 내수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2018년 생산량은 아조계가 8631톤으로 전년대비 0.1%, 프탈로시아닌계가 7097톤으로 8.4% 감소했다. 2019년 상반기에도 총 7245톤으로 9.1% 줄어들어 회복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인쇄잉크는 안료 함유율이 15-20%로 수요비중이 약 60%에 달해 유기안료 수급을 좌우하고 있다.
그러나 인쇄잉크는 정보매체의 디지털화로 종이 인쇄물이 줄어들어 평판잉크와 신문잉크를 중심으로 수요가 침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 생산량은 33만3465톤으로 2.5%, 출하량은 37만4864톤으로 2.4%, 출하액은 2862억엔으로 1.9% 줄었다.
식품포장에 투입되는 그라비아잉크, UV(Ultra-Violet) 경화형 잉크를 중심으로 일부 수요가 확대되는 등 긍정적인 요소가 나타나고 있으나 전체 수요 증가로는 이어지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반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색소안료, 수입 2만톤 수준 유지
일본은 최근 몇 년간 안료 수입량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안료는 생산할 때 대량의 물이 투입됨에 따라 2000년대부터 일본 화학기업들이 비교적 환경규제가 약한 중국, 인디아 등으로 생산설비를 이전해 수입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안료 수입량은 일시적으로 3만톤을 넘어섰으나 2009년 급격히 감소한 이후 2만톤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18년 수입량은 1만8331톤으로 5.8% 감소했다. 인디아산은 11.2% 증가했으나 타이완산은 17.7%, 중국산은 10.9% 급감했다. 반면, 고부가제품 중심인 유럽산은 약 2% 늘어났다.
2019년 상반기 수입량은 8428톤으로 12.4% 줄었다.
다만, 중국 및 인디아산은 원료, 중간체가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일본 화학기업들이 수요처 요구에 맞추어 입도 및 색조 등을 조절해 출하하고 있어 일본산을 대체하는 사례는 적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수출량은 4438톤으로 3.7% 늘어 2년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으며 비중이 가장 높은 아시아 수출은 4.8%, 유럽 수출은 1.1% 증가했다.
무기안료, 차열페인트용 수요 급증
무기안료는 유기안료에 비해 착색력, 색채 표현성이 떨어지나 내후성, 내약품성, 은폐 효과가 뛰어나고 가격이 비교적 낮은 특징이 있어 건축물 등 넓은 면적을 도장하는 옥외용 페인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고 있다.
유기안료에 비해 생산량도 많아 TiO2(Titanium Dioxide) 생산량만 약 18만톤에 달하고 있다.
주력인 페인트 수요는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으며, 특히 안료 생산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전략에 힘을 기울이고 있는 차열페인트용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차열페인트는 태양광선 열원인 근적외선만 선택적‧효율적으로 반사시켜 온도 상승을 방지하는 기능성 페인트로 안료 자체가 차열 성능을 부여하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고 있으며 공장, 물류창고 지붕 등 대형 구조물을 비롯해 철도차량, 일반주택 지붕 및 벽에 채용되고 있다.
출하량은 약 1만4000톤으로 페인트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미만에 불과하나 2004년 1549톤에 비해 무려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료 생산기업들은 합성 및 표면처리기술을 활용해 차열성능은 물론 분산성, 착색력, 오염방지성 등이 뛰어난 고기능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글로벌 구조재편 가속화
글로벌 안료 시장은 수요가 약 2조3000억엔(24조원)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인디아 등 신흥기업이 등장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으며 환경규제에 대한 대응이 불가피해지고 있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의 영향으로 채산성이 악화되는 등 부정적인 요소도 잇따르고 있다.
이에 따라 안료는 세계적으로 구조재편이 활발해지고 있다.
바스프(BASF)는 2019년 8월 안료 사업을 일본 DIC에게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매각금액은 약 11억5000만유로로 2020년 말까지 매각 작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DIC는 디스플레이용 유기안료, 메탈릭안료 분야에서 강점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화장품용 고부가제품을 포함한 바스프의 풍부한 라인업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최고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라리언트(Clariant)도 2020년까지 안료 사업을 매각할 방침이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