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틸렌(Ethylene)은 중국이 신증설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수급 변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중국은 경제가 성장을 계속함으로써 신증설을 추진해도 공급이 부족해 수입을 계속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나 중국시장을 목표로 한 신증설 프로젝트가 많아 글로벌 에틸렌 시장에 폭풍우를 몰고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 화학기업들이 셰일(Shale) 베이스 ECC(Ethane Cracking Center) 건설을 본격화한 가운데 중국의 신증설이 겹침으로써 앞으로 3-4년 동안은 공급과잉이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 2019년 에틸렌 생산량 2000만톤 상회
중국은 에틸렌 생산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에틸렌 생산량이 2052만톤으로 전년대비 9.4% 증가하면서 사상 최초로 2000만톤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EG(Ethylene Glycol) 등 일부 유도제품 수요가 여름철 이후 둔화됐으나 SM(Styrene Monomer)을 비롯한 다른 유도제품 수요가 꾸준히 증가함으로써 에틸렌 생산 증가를 유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에는 Hengli Petrochemical, Zhejiang Petrochemical 등이 대규모 크래커 가동을 계획하고 있어 최소 500만톤 이상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에틸렌 마진이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프로젝트를 계획대로 추진함으로써 시황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은 2019년 초부터 에틸렌 가동률을 높은 수준으로 유지함으로써 상반기 생산량이 1015만톤으로 전년동기대비 9.8% 증가했다.
상반기에는 SM이 강세를 나타냈고 PS(Polystyrene), PE(Polyethylene) 수요도 꾸준히 증가했다.
2018년에는 국제유가와 석유화학제품 판매가격이 하락하면서 4분기 생산량이 감소했지만 2019년에는 11월 18.9%, 12월 14.6% 등 증가율이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SP Chemicals이 에틸렌 생산능력 78만톤의 ECC를 2019년 말 상업가동 했고, CNOOC와 셸(Shell Chemicals)의 합작기업 CNOOC Shell Petrochemical(CSPC)이 2018년 5월 완공한 광둥성(Guangdong)의 후이저우(Huizhou) 소재 120만톤 NCC(Naphtha Cracking Center) 2019년 정상 가동했기 때문이다.
2019년 중반에는 EG 가격이 하락해 크래커 마진이 낮은 수준을 나타냈음에도 에틸렌 생산량은 10%에 근접한 수준으로 늘어났다.
2020년 에틸렌 500만톤 이상 신증설
중국은 최근 수년 동안 에틸렌 신규건설 프로젝트를 한정적으로 실시해왔다.
2018년 CNOOC-Shell 합작 프로젝트에 이어 2019년에는 타이완 SP Chemicals의 중국 자회사 SP Olefins이 장쑤성(Jiangsu)의 타이싱(Taixing)에 중국 최초로 ECC를 건설했다.
SP Chemicals의 ECC는 에틸렌 생산능력이 78만톤이며 원료비중은 에탄(Ethane) 40%, 프로판(Propane) 60%로 파악되고 있다.
2019년 가을부터 가동을 시작했으나 에탄 조달 문제로 본격적인 가동은 2020년 중반 이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년에는 동부 연안 지역에서 추진해온 석유정제(Refinery)-에틸렌 일체화 프로젝트가 본격화한다.
중국은 2018년 에틸렌 환산으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4700만톤에 달했으나 에틸렌 생산능력은 2100만톤에 불과해 자급률 100%를 달성할 목적으로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Zhejiang Petrochemical이 2020년 에틸렌 생산 확대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Zhejiang Petrochemical은 저장성(Zhejiang)의 저우산(Zhoushan)에서 3기에 걸쳐 대규모 석유정제-석유화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전체적으로 석유정제능력을 6000만톤, 에틸렌 생산능력도 700만톤을 갖출 예정이며 No.1 프로젝트에서는 석유정제능력 2000만톤의 리파이너리와 에틸렌 140만톤의 NCC를 건설해 2019년 말 원료 투입을 시작했다.
중국 폴리에스터(Polyester) 메이저 Hengli Petrochemical은 랴오닝성(Liaoning) 다롄(Dalian)의 창싱섬(Changxing) 경제구에서 봄철 에틸렌 150만톤 크래커를 상업 가동할 예정이다.
사이노켐(Sinochem)도 그룹 최초의 에틸렌 프로젝트를 푸젠성(Fujian)의 취안저우(Quanzhou)에서, Bora Petrochemical은 랴오닝성에서 2020년 중반 100만톤 크래커를 완공할 예정이다.
사이노펙(Sinopec)은 저장성 닝보의 전하이(Zhenhai) 소재 기존 크래커를 증설하고, 후베이성(Hubei)의 우한(Wuhan)에서는 SK종합화학과의 합작 크래커를 증설하며, 쿠웨이트와 합작한 80만톤 프로젝트도 상업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한동안 급성장이 기대됐던 ECC 프로젝트들은 다소 주춤해지고 있다.
ECC는 NCC에 비해 원유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환경보호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으나 미국과의 무역마찰 영향으로 미국산 에탄 조달에 차질이 발생했고 에너지 안전보장상의 이유로 중국 당국이 인‧허가를 내주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구체화된 프로젝트는 프로판과의 스윙설비인 SP Chemicals 크래커가 유일하며, 산둥성은 2019년 말 Nanshan 그룹의 프로젝트를 중점 프로젝트에서 제외했다.
SP Chemicals의 뒤를 잇는 중국 2번째 ECC 프로젝트로 주목받아온 Satellite Petrochemical의 장쑤성 롄윈강(Lianyungang) 프로젝트 역시 연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산 천연가스와 LPG(액화석유가스)를 원료로 투입하고 독자기술을 도입한 CNPC 크래커만이 순조롭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직계열화에도 한국·일본 타격 불가피
신규 NCC는 유도제품 가운데 SM, PE, EG 제조용 공급을 어떻게 조절하느냐에 따라 가동률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Zhejiang Petrochemical과 Hengli Petrochemical은 자체적으로 유도제품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어 에틸렌을 상업판매하지 않을 방침이나 유도제품 프로젝트의 완료 시점과 트러블 여부 등으로 시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특히, Zhejiang Petrochemical은 유도제품까지 연결된 일체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중간탱크의 보관능력이 작은 편이기 때문에 유도제품 프로젝트 진척 상황에 따라 가동이 크게 좌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앞으로 에틸렌을 외부에서 조달해 SM이나 PVC(Polyvinyl Chloride)만을 생산하는 전문기업이나 신규설비, 수입제품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년간 NCC 구조재편을 실시해온 일본은 중국의 SM 및 PVC 생산기업들이 가동률을 낮추면 에틸렌 수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음에도 큰 타격을 받지 않았다.
반면, NCC를 비롯해 다양한 형태로 에틸렌 신증설에 총력을 기울이며 중국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판단된다.
엑손모빌, 2023년까지 120만톤 크래커 건설
엑손모빌(ExxonMobil)도 중국 광둥성에서 대규모 석유화학 설비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엑손모빌은 총 342억9000만위안(약 5조2400억원)을 투자해 후이저우에 에틸렌 120만톤 크래커를 중심으로 PP(Polypropylene) 80만톤, PE 135만톤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원유에서 직접 에틸렌을 추출하는 프로세스를 채용해 2023년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화남지역에서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화학제품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광둥성 발전개혁위원회는 2019년 말 엑손모빌의 후이저우 에틸렌 No.1 프로젝트와 관련한 심사를 완료하고, 해당 프로젝트가 현재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는 빅베이 에리어 구상의 이념과 일치할 뿐만 아니라 지역 석유화학산업의 국제적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평가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 주체는 ExxonMobil Huizhou이며, 중국 7대 석유화학단지 가운데 하나인 후이저우 다야완(Dayawan) 경제기술개발구에서 건설을 추진한다.
에틸렌은 원유 직접공법을 활용해 120만톤을 상업가동할 예정이며 유도제품으로 LLDPE(Linear Low-Density PE) 85만톤, LDPE 50만톤, PP 80만톤, 부타디엔(Butadiene) 20만톤 플랜트를 건설하고 이소부틸렌(Isobutylene), 이소부탄(Isobutane), 아로마틱(Aromatics) 60만톤 추출장치, 5만톤급 황 회수장치, 원유 탈염장치(580만톤) 등도 함께 건설할 예정이다.
PE와 PP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POE(Polyolefin Elastomer)를 비롯한 다운스트림 생산설비를 건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 도입기지도 건설할 예정이다.
후이저우 다야완 경제기술개발구에서는 CNOOC가 원유 처리능력 2200만톤을 갖추고 있고, CSPC가 에틸렌 220만톤 크래커를 가동하고 있다.
엑손모빌 프로젝트까지 모두 진행되면 중장기적으로 원유 정제능력이 4200만톤, 에틸렌 생산능력은 500만톤 이상으로 대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엑손모빌은 No.2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