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택근무, 공장‧연구소로도 확대 … 자동차‧전자산업 타격 계속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화학산업을 둘러싼 환경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확대되고 있는 재택근무 체제는 본래 본사 등 사무직 중심으로 적용되는 것이 일반적이었으나 최근에는 공장 직원을 대상으로도 확대 실시되고 있다.
석유화학 공장은 자동차 등 대량 인원이 투입되는 곳과 달리 장치산업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도 투입인원 수가 비교적 적은 편이어서 널리
적용되지 않고 있으나 가공, 조립 등 분야에서는 감염 방지는 물론 수요 급감에 대응하기 위한 근무체제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근무체제 전환에 보수적인 것으로 알려진 일본 화학기업들도 재택근무 적용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정부가 2월26일 일본기업들에게 재택근무와 시간차 출퇴근을 요청하면서 사내 감염방지대책 수준을 △원칙적으로 적용 △강력히 권장 등으로 상향한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일부는 본사 뿐만 아니라 공장, 연구소 등도 재택근무 대상에 포함시키고 있으며 대량 인원이 몰릴 수 있는 회의, 인적 이동이 발생하는 출장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대신 화상회의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출장은 중국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Wuhan)이 포함된 후베이성(Hubei)과 다수의 확진자가 나온 저장성(Zhejiang), 한국 대구‧경북 지역 뿐만 아니라 인디아를 포함한 세계 각국에 대해서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인디아는 인구가 많고 위생수준이 높지 못하며 아직 검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서 확진자 수가 파악되지 않고 있어 잠재적 위험지역으로 주목하고 있다.
중국공장은 순차적으로 가동을 재개하고 있으나 지방정부의 재가동 관련 허가가 내려오지 않아 준비를 마치고도 가동하지 못하는 곳이 속출하고 있으며 이동제한 조치 때문에 직원의 복귀가 늦어지면서 가동률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곳도 많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화학기업들은 기존 수요기업에 대한 안정공급을 우선시하며 신규 수요기업 및 신규 용도 개척 작업을 미루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석유‧화학공업연합회(CPCIF)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총 15개 산업에서 약 700곳에 달하는 공장의 가동률이 평균 70% 후반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나 가동률 50-7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 많고, 특히 전자산업은 가동률 격차가 크고 평균 가동률도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앞으로 중국 상황이 개선되며 가동률이 서서히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유럽‧미국으로도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되면서 세계적인 경기악화가 계속되면 중국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가동률 하락이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인적 이동제한 조치와 물류 차질도 화학산업을 정체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화학산업은 아직까지 서플라이 체인에 큰 타격이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나 자동차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처럼 일부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며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앞으로 유럽지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심각해진다면 자동차산업의 침체를 막을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택설비 부품 공급차질로 주택시장의 둔화도 우려되고 있으며 일용잡화 용기도 조달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대로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호황을 기대하는 산업도 나타나고 있다.
맥킨지(McKinsey & Company)는 최근 중국에서 연포장 관련 수요가 새롭게 창출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신선식품, 육류, 어류 등을 포장하는데 사용하는 연포장 소재 수요가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적은 편이었으나 식품 서플라이체인에서 안전을 추구하는 의식이 높아지면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또 일상용품 포장소재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항균‧항바이러스성을 보유한 필름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