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후베이성(Hubei)의 우한(Wuhan)에서 발발하기 시작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며 확진자 수가 급증하고 있다. 3월6일에는 WHO(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했다.
2020년 3월19일 기준으로 전체 확진자 수가 21만3839명, 사망자는 8728명에 달했으며 최초 발병한 중국의 확진자 수가 8만894명, 사망자가 3237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한국, 이태리, 이란, 일본에서도 감염이 확산되면서 세계적인 위기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태리 확진자 수가 3만5713명으로 급증하고 사망자도 2978명에 달하는 등 유럽에서 급격히 확산되고 있으며 미국도 확진자가 1만3000명을 넘어 세계 전역으로 확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 2월부터 지역감염이 본격화돼 3월20일 현재 확진자 수가 8652명으로 증가했고 사망자도 90명을 넘어서는 등 중국, 이태리에 이어 빠른 확산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및 해외 바이오벤처, 연구기관, 제약기업들이 앞다투어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국, 진단시간을 24시간에서 분단위로 “단축”
국내 바이오기업들은 더 빠르고 정확한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긴급사용 승인을 기다리는 곳만 30곳에 달하는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코젠바이오텍이 개발한 RT-PCR 키트에 대해 가장 먼저 긴급사용을 승인했다.
기존 검사법인 판코로나바이러스 검사법은 환자 검체에서 찾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을 이미 알려진 코로나바이러스 염기서열과 일일이 대조해 변종 여부를 확인하기 때문에 절차가 복잡하고 검사시간이 24시간 이상 걸리고 있다.
하지만, RT-PCR은 코로나19에서만 나타나는 특정 유전자를 증폭시켜 더 효율적으로 진단하며 진단 소요시간이 6시간 이내로 짧은 것이 특징이다.
긴급사용 승인을 받은 씨젠, 솔젠트, SD바이오센서 개발제품도 증폭하는 유전자 종류는 일부 다르지만 비슷한 원리로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코바이오메드는 검체에서 유전자를 추출·증폭하는 방식을 효율화하고 장비를 기존 30kg에서 4kg 정도로 대폭 소형화해 RT-PCR을 더 개선했다.
기존 RT-PCR은 현장에서 얻은 검체를 검사기관에 보내 진단하기 때문에 시간이 소요됐으나 장비를 소형화하면 응급현장에 설치해놓고 사용할 수 있어 공항, 항만, 선별진료소 등에서 바로 진단하면 1시간 안에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람바이오시스템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증폭시간을 기존제품의 33%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범용장비를 사용해 검사해도 50분 안에 결과를 알 수 있으며 전용장비를 통해서는 21분 안에 결과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가 당초 분자진단키트만 긴급사용승인 대상으로 공고했으나 최근 면역진단키트 개발도 활발히 이루어지면서 긴급사용승인 적용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면역진단키트는 항체와 항원이 결합하는 원리를 이용한 것으로, 분자진단키트에 비해 정확도가 떨어지지만 결과를 빨리 확인할 수 있다.
피씨엘은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1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간편 면역진단키트를 개발했다.
감염자의 검체를 키트에 떨어뜨리면 임신 진단키트처럼 검체에 들어 있는 바이러스 항원과 키트의 항체가 결합하면서 감염 여부를 표시한다.
바디텍메드도 면역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다.
도소, 독자적 TRC법으로 상용화 계획
일본에서는 도소(Tosoh)가 독자적인 코로나19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검사시간이 3시간 반 이상인 기존 PCR과 다른 독자적인 검사기술 TRC를 사용해 약 50분만에 자동으로 음성 및 양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시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일반적으로 2년 정도 걸리는 상용화 기간을 되도록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소가 사용하는 TRC는 RNA(핵산)를 직접 증폭시켜 바이러스 검사 대상인 핵산을 빛나게 함으로써 검출하는 방식이다.
핵산 정제와 증폭 등 공정을 자동화해 간단한 작업으로 약 5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며 코로나19 검체를 보유한 일본 국립감염증연구소 등과 연계해 조기에 개발할 계획이다.
TRC는 이미 결핵, 노로바이러스 등 검사에 사용되고 있으며 도소가 전용 검사장치를 대학병원과 의료기관에 납품해둔 상태여서 코로나19 대응이 가능해진다면 의료기관에서도 진단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적으로는 승인을 얻기까지 2년 이상 걸리나 일본 정부가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행 후 특정 검사키트 심사를 빠르게 진행한 적이 있기 때문에 개발기간을 줄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코로나19는 현재 PCR로 검사하고 있으며 로슈(Roche)와 키아겐(Qiagen) 등의 시약이 널리 사용되고 있는 가운데 일본 다카라바이오(Takara Bio)도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이밖에 후지필름(Fuji Film)의 자회사인 Fuji Film Wako Pure Chemical도 PCR 검사용 시약을 개발하고 있으며 감염 확산으로 시약 공급이 부족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 조기에 대응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PCR 이외에는 Eiken Chemical, 덴카(Denka), 도소 등이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Kyorin Pharmaceutical은 신속 PCR 개발을 검토하고 있다.
JSR, 검사시약 저가공급 목표로…
JSR 그룹의 의학생물학 연구소 MBL은 코로나19 검사시약 개발에 착수했다.
MBL은 그룹기업인 G&G Sciences가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 검사 시약 기술을 사용해 코로나19를 신속하게 측정할 수 있는 실시간 PCR용 시약을 개발할 예정이다.
G&G는 일부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체외진단용 의약품 등을 공급한 적이 있으며 양사의 노하우를 활용해 범용기기로 측정할 수 있고 검체 처리능력이 높은 실시간 PCR 시약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성시기 목표와 구체적인 스펙은 밝히지 않았다.
MBL은 일본 정부가 산업단체를 통해 검사시약 개발을 요청해 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연구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 데이터를 사용해 개발할 예정이며 우선 연구용 시약으로 상품화하고 무상공급은 아니지만 거의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캐논, 유전자 시스템으로 검사 간편화
Canon Medical Systems은 일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 코로나19 진단법 개발 기여 연구 프로젝트에서 신속한 진단키트를 위한 기반적 연구개발에 참여해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검사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은 7월 개최 예정인 도쿄올림픽에 맞추어 국가적 차원에서 코로나19 확산 방지 대책을 세워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조기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예정인 코로나19 RNA 검출시약은 Eiken Chemical이 개발한 LAMP법의 원리대로 Canon Medical이 공급한 소형 등온증폭 형광 검출장치로 검출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의 실시간 PCR에 비해 편리하고 짧은 시간 안에 검출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Canon Medical은 그동안 에볼라 출혈열 신속 검사키트 분야에서 기니에 긴급지원을 하거나 콩고 민주공화국에 공여한 바 있으며 지카바이러스 RNA 검출시약 제조‧판매 승인도 취득했다.
나가사키(Nagasaki)대학의 협력을 얻어 코로나19 관련 연구 사업에도 참여하고 있다.
AMED, 진단법‧치료법‧백신 개발 지원
AMED는 코로나19 진단법 개발 기여 연구 프로젝트 지원 대상을 결정했다.
국립 감염증연구소와 도쿄(Tokyo)대학 의과학연구소의 프로젝트 등 4건으로 진단법, 치료법, 백신 등 3개 과제에 대한 대상을 각각 선정했다.
성과가 나온 프로젝트는 2021년 이후에도 지원하고 라이선스 아웃 등을 통한 조기 상용화를 도울 방침이다.
코로나19 진단법 개발 기여 연구 프로젝트는 AMED가 보유한 조정비 등을 활용해 실시하는 것으로 2월13일 일본 정부가 요청한 내용 중 진단법, 치료법, 백신 개발을 신속하게 시작해야 할 내용으로 간주하고 최근 지원 대상 결정도 이와 같은 방침에 따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진단법은 감염증연구소의 스즈키 타다키 감염병리부장을 대표로 한 프로젝트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신속 진단키트 개발과 관련된 기반기술, 프로토 타입, 혈청 항체 진단계 개발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치료법은 코로나19 증식구조 이해와 치료제 개발 관련 연구 주제로, 감염증연구소의 다케다 마코토 바이러스 제3부장을 대표로 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로 했다.
감염구조 규명과 구조 생리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함으로써 화합물 스크리닝 등을 통한 감염저해 분자를 탐색하고 치료약 개발로 이어지도록 할 예정이다.
백신은 감염증연구소의 하세가와 히데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연구센터장과 도쿄대학 의과학연구소의 가와오카 요시히로 교수가 대표자인 2개의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가와오카 요시히로 교수는 동물 모델을 확립한 후 감염자로부터 채취한 인간 모노클로날 항체가 치료용 항체로 효과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유전자 백신 관련 내용도 프로젝트에 포함돼 있으며 개발 및 검증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 치료약 임상시험 본격화한다!
미국은 코로나19 치료약 관련 임상시험을 개시했다.
미국 국립 위생연구소(NIH)가 2020년 2월25일(현지시간)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의 항바이러스제인 렘데시비르(Remdesivir)를 코로나19 치료약으로 투여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미국 의료기관이 최초로 증례를 등록했으며 앞으로 약 400여건의 증례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의 유효성과 안전성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실시시설을 늘려 해외를 포함해 총 50곳에서 진행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렘데시비르 관련 코로나19 임상시험은 중국에서 먼저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역시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2상 임상시험으로 랜덤화, 이중맹험, 플라시보 대조 시험을 시작했으며 목표 증례 수 394개를 대상으로 렘데시비르와 플라시보를 투여하는 2개의 그룹으로 나누어 실시한다.
평가항목은 사망-완치까지 7개 단계로 나누어 평가할 때 증례 비중 등이며 하루 1회 빈도로 10일 동안 투여해 15일째 증상을 확인할 예정이다.
100개 분량의 데이터를 얻은 시점에서 평가방법 등에 변화를 줄 방침이다.
최초 증례는 네브라스카대학 의료센터에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에 승선했던 미국인이 등록했으며 실시설비를 순차적으로 늘림으로써 해외를 포함해 최대 50곳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일본이 해당 임상시험에 참여할지는 미지수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의사 주도 임상시험을 통해 렘데시비르의 유효성, 안전성을 검증할 예정이며 길리어드 일본법인이 임상시험을 일본에서 진행해도 미국 본사로부터 약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렘데시비르는 길리어드가 개발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로 동물실험을 통해 다른 종류의 코로나바이러스가 원인인 사스와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 등에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다.
최근에는 에볼라바이러스 출혈열 치료약으로도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렘데시비르를 사용하는 코로나19 대상 임상시험은 중국에서도 여러건 진행되고 있으며 렘데시비르의 제네릭 의약품 제법을 확립했다는 중국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