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VC(Polyvinyl Chloride)는 경쟁력 약화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PVC는 중국 수요가 꾸준한 가운데 동남아시아 수요가 증가함으로써 합성수지 중 유일하게 폭락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수익성이 양호한 편이나, 국내기업들은 타이완과 일본에 밀려 수출전선에서 고전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초부터 글로벌 경제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아시아를 건너 유럽, 미국, 중남미로 확산됨으로써 수요가 급감할 가능성이 높아져 경쟁력 향상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동남아는 코로나19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사례가 없어 PVC 수요가 양호한 편이나 동남아 역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어 제조업 생산이 차질을 빚고 건설·건축 경기가 위축되면 수요가 급감하면서 폭락세로 돌변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 수출 격감에 인디아는 일본이 장악
한국산 PVC는 인디아에 이어 중국에서도 밀리고 있다. 
국내 PVC 수출은 2019년 46만6935톤으로 전년대비 20.1% 급감했다. 인디아가 30만5497톤으로 21.4% 즐어들고 중국도 9361톤으로 69.1% 격감하면서 전체 감소세를 견인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프라 정비가 진행되며 인디아의 PVC 수요가 급증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인디아 시장에서 우수한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일본산에 밀려나며 수출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본산 PVC는 인디아가 2019년 7월 수입관세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유일하게 1.4%를 유지한 가운데 다른 국가 생산제품에는 7.5-10.0% 관세를 부과함으로써 압도적으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일본은 2019년 PVC 수출이 73만4390톤으로 21.0% 증가했다.
2013년에는 1000톤 수준에 불과했던 인디아 수출이 6년 연속 증가세를 나타내며 2019년 1-11월에 이미 40만톤을 돌파하고 1-12월 기준으로 44만7546톤으로 34.9% 급증한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에서 PVC 수급이 타이트해지며 미국산의 아시아 유입이 줄어든 점도 일본산 수출 확대에 유리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시아 PVC 수출가격은 인디아 수입시장에서 일본산과 근소한 차이를 두고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타이완이 조만간 정기보수에 돌입하면서 상승세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됐으나 4월 중순 CFR China 720달러로 폭락했다.
타이완 메이저인 포모사플래스틱(Formosa Plastics)이 3월 수출 계약가격을 톤당 10달러 정도 인상했으나 4월에는 100달러 이상 대폭 인하했기 때문이다.
중국, 2019년 75만톤으로 감소 … 미국·타이완이 장악
중국은 2019년 PVC 수입량이 75만1453톤으로 전년대비 10.4% 감소했으며 미국산과 타이완산이 전체의 70%를 차지했다.
중국에서는 일본산도 수입량이 9만3741톤으로 18.0% 감소하는 등 별다른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제활동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20년 수입시장에서 인디아의 영향력이 중국보다 더욱 커질 수밖에 없어 인디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인디아가 2020년 4월부터 일본산에 대한 수입관세율을 0.7%로 낮추고 2021년 4월에는 아예 철폐할 예정이어서 한국산은 일본 수준의 관세 우대를 받지 못한다면 수출을 크게 확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과의 무역마찰 영향으로경제성장이 둔화된 상태이며 환경규제 등으로 화학제품 생산이 줄어들면서 2019년 PVC 수출이 54만8744톤으로 12.6% 감소함으로써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2014년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동남아, 인프라 정비 확대로 수요 호조 기대되나…
PVC는 2020년 이후 동남아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아에서는 주요 3개국이 2019년 대통령선거를 거쳤고 2020년 이후 공공투자가 본격화됨에 따라 PVC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도 다른 지역에 비해 미미한 편이기 때문에 경제성장이 계속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다만, 중국발 서플라이 체인 단절과 세계적인 경기 둔화의 영향은 피할 수 없어 예상됐던 만큼의 빠른 성장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동남아 가운데에서도 PVC 수요가 가장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국가는 베트남으로, 건축 등 인프라용을 중심으로 내수가 2018년 59만톤에서 2019년에는 64만톤으로 연평균 8%대 증가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동안 중국에 공장을 두고 있던 제조업들이 인건비 급등을 피하기 위해 베트남으로 공장을 대거 이전했고 2018년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미국-중국 무역마찰 역시 공장 이전을 가속화시키고 있어 앞으로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어 PVC 수요가 2021년 70만톤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른 국가들도 PVC 수요 증가가 기대된다.
특히, 인도네시아와 타이, 필리핀은 2019년 선거를 치루었고 그동안 공공투자 등 경제정책이 뒤처진 경향이 있으나 2020년 이후에는 인프라 정비가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베트남이 급성장하며 동남아 PVC 최대 수요국 지위를 넘겨준 인도네시아에서는 하수도 정비 사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으며 2019년 수요가 60만톤을 형성한데 이어 앞으로도 증가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다만, 동남아 지역에서 PVC 생산능력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것은 AGC의 인도네시아 자회사인 Asahimas Chemical 뿐이어서 수급타이트가 본격화될 것으로 파악된다.
Asahimas Chemical은 2021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20만톤을 증설할 예정이나 수요에 모두 대응할 수 없어 당분간 역외물량 수입이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타이의 물 부족 문제도 수급타이트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타이는 산업화 정책을 강화하면서 최근 공업용수 부족이 심화되고 있으며 가동률을 낮추는 화학기업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PC, 친환경형 PVC 프로젝트 추진
타이완의 가소제 메이저인 UPC는 중국에서 환경대응형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Liaoning)의 판진(Panjin)에서 무수말레인산(Maleic Anhydride)과 가소제 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가운데 2021년 에틸렌(Ethylene) 공법 PVC 사업에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VCM(Vinyl Chloride Monomer) 60만톤 및 PVC 30만톤 플랜트를 건설할 계획이다.
PVC 안정제로 비 프탈레이트(Phthalate)계 가소제 생산도 추진하고 있으며, 전통적인 사업구조에서 환경대응형으로 전환함으로써 날로 심화되는 경쟁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UPC는 타이완, 말레이지아와 함께 중국 판진, 타이저우(Taizhou), 주하이(Zhuhai), 난충(Nanchong) 등에서 6개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가소제, 무수프탈산(Phthalic Anhydride)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30%를 장악하고 있다.
2012년 건설한 판진공장에서는 프탈레이트에스터 등 가소제 24만톤, 환경대응형 가소제 8만톤, 무수프탈산 7만톤, 무수말레인산 4만톤 플랜트를 가동하고 있다. 
중국 동북지방을 비롯한 화동지역에 공급하고 있으며 원료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판진공장은 현재 생산능력이 1단계이고 앞으로 증설을 통해 대폭 확장하는 프로젝트를 추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매년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어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주로 환경기여제품을 생산할 방침이며 기존 PVC 안정제 뿐만 아니라 VCM 60만톤과 PVC 30만톤 플랜트를 건설함으로써 PVC 수익계열화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은 카바이드(Carbide) 공법 PVC 생산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나 UPC는 에틸렌 공법으로 진출함으로써 친환경 프로세스 채용, 전력 사용량 감축 메리트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VCM은 원료를 2024년경 인근지역에서 상업 가동할 예정인 Norinco-아람코(Saudi Aramco)의 대규모 석유화학 합작 컴플렉스에서 공급받을 예정이고 2024년 이전에는 외부조달을 통해 판매망 개척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국은 1인당 PVC 사용량이 아직 적은 수준이어서 시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0년 중반에는 무수말레인산도 4만톤 증설한다.
가소제는 환경과 안전에 대한 의식이 강화되면서 의료용 튜브, 혈액백, 식품용 기구와 용기 포장, 완구 등에 대한 투입이 제한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비 프탈레이트계 생산을 확대할 계획이며 환경기여형 원료로 생산하는 일관생산체제를 구축함으로써 PVC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