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화학기업들이 폐플래스틱을 활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술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일본은 생분해성 플래스틱 개발 및 플래스틱 사용 감축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셸, PE·PP 베이스 열분해유 도입
글로벌 화학기업 셸(Shell Chemicals)은 폐플래스틱 베이스 원료 사용을 본격화하고 있다.
셸은 화학제품을 생산할 때 폐플래스틱에서 유래한 재생 가능한 원료를 사용하고 있으며 2025년 세계 각국의 모든 화학공장에 적용함으로써 재생원료 사용량을 100만톤으로 대폭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폐플래스틱 베이스 재생 가능 원료는 미국 Nexus Fuels이 생산한 열분해유를 루이지애나 소재 스팀크래커의 원료로 사용하면서 최초로 도입했다.
Nexus Fuels은 미국 애틀랜타에 본사를 두고 HDPE(High-Density Polyethylene), LDPE(Low-Density PE), PP(Polypropylene), PS(Polystyrene) 등 폐플래스틱을 열분해유로 전환하는 독자적 기술 Nexas Technology를 개발한 바 있다.
Nexas Technology는 오염된 상태이거나 여러 종류의 폐기물이 혼재해 리사이클이 어려웠던 폐플래스틱을 용이하게 리사이클할 수 있는 기술로, 신규 생산제품의 원료로 투입하거나 휘발유, 경유 등 연료유로 재이용할 수 있도록 재생하는 프로세스이다.
에너지 투자 효율도 원유와 천연가스를 크게 상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셸은 국내에서 SKC가 가입해 주목받은 바 있는 폐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글로벌 얼라이언스 Alliance to End Plastic Waste(AEPW) 멤버로 참여하고 있으며, 플래스틱 관련 밸류체인에서 폐플래스틱을 유효하게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그동안 폐플래스틱을 회수하고 유효 자원화하는 리사이클 작업을 상업화하기 위해 아시아, 유럽, 북미 등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파트너와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Nexas Fuels의 열분해유 도입도 재이용 활동의 일환이며, 루이지애나의 노르코(Norco) 소재 일일 원유 처리능력 25만배럴의 정유공장에서 생산한 나프타(Naphtha)를 에틸렌(Ethylene) 150만톤, 프로필렌(Propylene) 65만톤, 부타디엔(Butadiene) 15만톤 제조공정에 리사이클 원료와 함께 일부 투입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NEDO, 생분해 플래스틱 연구 가속화
일본은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연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일본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EDO)가 2030년 이후 실용화가 기대되는 기술 연구에 지원금을 부여하는 에너지‧환경 신기술 선도연구 프로그램에서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관련 연구주제를 2019년에만 6건 채택했다.
2030년까지 보급이 기대되는 연구와 2050년까지 투입할 예정인 혁신 소재를 동시에 연구함으로써 연속적으로 시장 성장을 지원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메커니즘 규명과 소재 개발 면에서 연구를 추진해 단기적으로는 인증제도와 표준화 작업에 주력하고 이후 혁신소재를 통해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보급을 본격화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6월 오사카(Osaka)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담에서 설정한 2050년까지 해양 플래스틱에 따른 추가적인 오염을 제로(0)화하자는 감축 목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보급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해양 생분해성이 국제적으로 인증된 사례는 아직까지 가네카(Kaneka)의 생분해성 폴리머 PHBH가 유일하며 연구와 보급 모두 진척이 없는 상태이다.
2030년 실용화 6건 채택됐으나 PHBH만 인증…
선도연구 프로그램에 채택된 연구주제들은 크게 메커니즘 규명과 소재 개발로 구분되고 있다.
Nisshinbo Chemical이나 군마(Gunma)대학 등이 진행하는 해양환경을 이용하는 새로운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 창출 프로젝트나 도쿄(Tokyo)대학과 교토(Kyoto)대학, 해양연구개발기구(JAMSTEC)의 다양한 생분해성 플래스틱의 해양 분해성 평가 프로젝트 등은 메커니즘 규명을 위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PBS(Polybutylene Succinate) 등 기존 생분해성 플래스틱의 해양 생분해성을 조사해 효소와 미생물부터 설계를 연구할 계획이며, 생리활성이 있는 리드 화합물을 폴리머에 도입해 미생물이나 균이 분해되기 쉬운 플래스틱에 대한 검토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주제는 4건으로, 주제에 따라 취급하는 소재가 다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와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 등은 생분해성 PBS를 활용한 PA(Polyamide)를 복합화함으로써 해양 생분해성과 물성을 양립한 소재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용도에 맞추어 물성과 분해성을 조절한다면 어망 등에 투입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도쿄공업대학 등은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미생물에서 PHA(Polyhydroxyalkanoate) 블록 공중합체를 합성할 계획이며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 Nihon Shokuhin Kako가 보유한 전분 변성기술을 이용해 오사카(Osaka)대학이 내수성을 가진 고분자 합성을 시험하는 주제는 실현된다면 매우 낮은 가격으로 바이오 폴리머 생산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PP(Polypropylene), PA 등 범용 플래스틱을 대체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개발과 분해성 조사를 모두 진행할 계획이다.
미에(Mie)대학과 도쿄농공대학은 목분을 바인더와 혼합한 플래스틱을 개발하고 있다.
천연물에 성형성을 부여함으로써 풍화되기 쉬운 특성을 갖추게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가 설정한 플래스틱 자원 순환 전략은 현재 1000만톤의 플래스틱 가운데 약 200만톤을 바이오 플래스틱으로 전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NEDO는 일정 비율을 해양 생분해성 플래스틱으로 전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당분간 인증제도 확대를 통한 보급 촉진, 개발 소재가 보급될 수 있도록 시장을 형성하는 작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CLOMA, 활동 본격화되며 회원기업 300사 돌파
일본은 해양 플래스틱 폐기물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연계조직 CLOMA(Clean Ocean Material Alliance)를 설립했고 설립 후 1년만에 회원기업이 300사를 넘어섰다. 
CLOMA는 설립 초기 회원 수가 160사 정도였으나 정보 공유와 비즈니스 매칭, 정보 전달 등 다양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면서 회원 수가 증가하고 있고 2020년 총회에서 액션플랜을 설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액션플랜은 5개의 핵심 액션별로 구체적인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CLOMA는 해양 플래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이노베이션을 추진하는 연합체로, 소재‧성형가공기업은 물론 수요기업인 식품‧일용품 생산기업 등이 대거 가입해 있으며 이노베이션 추진을 위한 교류와 정보 공유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지원을 받아 2019년 1월18일 설립됐고 시즈(Seeds)와 니즈(Needs)에 적합한 정보 공유와 비즈니스 매칭 이벤트 등을 개최하고 2019년 5월에는 활동 방향성을 공유하는 CLOMA 비전을 설정했다.
비전에서는 소재‧생산제품 개발‧생산‧사용을 통해 SDGs(지속가능한 개발 목표) 달성과 청정한 해역 실현에 기여한다는 원칙 아래 △플래스틱 사용량 감축 △MR(Material Recycle) 추진 △CR(Chemical Recycle) 기술 개발 및 사회 적용 △생분해 플래스틱 개발‧이용 △종이 및 셀룰로스(Cellulose) 소재의 개발‧이용 등 5가지를 핵심 액션으로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의 특징과 기술개발 현황 등을 정리해 회원기업들이 과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도출하도록 할 예정이다.
다만, 회원기업 이해관계를 조정해 결속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주목되고 있다.
플래스틱 생산에서 가공, 이용까지 이어지는 서플라이 체인을 구성하는 관련기업들이 모인 조직은 세계적으로도 드물어 CLOMA의 존재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