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보닉, 지멘스와 부탄올·헥산올 생산 … 코베스트로, 폴리올 상업화
이산화탄소(CO2)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신기술 개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에보닉(Evonik)은 지멘스(Siemens)와 공동으로 재생 가능한 자원 및 박테리아로 만든 전력을 통해 이산화타소와 물을 활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 Rheticus를 추진하고 있으며 최근 2단계를 시작했다.
2단계 프로젝트에서는 2019년 에보닉의 독일 말(Marl) 공장에 테스트 플랜트를 설치하고 화학제품으로 상업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테스트 플랜트를 위해 에보닉이 2000리터급 스테인리스제 바이오 리액터를, 지멘스는 완전 자동 이산화탄소 전해장치를 각각 개발 및 제조했으며 인공광합성 프로세스를 채용할 계획이다..
1단계 프로젝트에서는 바이오 리액터와 전해조를 사용한 인공광합성을 기술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전기로 이산화탄소와 물을 일산화탄소(CO)와 수소로 변환한 바 있다.
2단계에서는 1단계의 성과를 바탕으로 테스트 플랜트에서 미생물을 활용해 일산화탄소를 화학제품으로 전환할 방침이다.
2020년까지 플래스틱과 영양보조식품에 사용하는 부탄올(Butanol), 헥산올(Hexanol) 등을 생산하고 미생물 종류와 조건에 따라 생산품목을 추가할 계획이다.
에보닉과 지멘스는 미래에 발전소와 바이오 가스 플랜트 등 이산화탄소를 입수할 수 있는 곳 어디든지 플랫폼을 설치해 이산화탄소를 원료로 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독일 화학기업들은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다양하게 진행하고 있다.
코베스트로(Covestro)는 RWTH아헨(Aachen)공과대학교와 촉매를 핵심기술로 이산화탄소 베이스 폴리에테르폴리올(Polyether Polyol)을 상업 생산하는데 성공했고 2016년부터 최근 독일 도르마겐(Dormagen)에 연속반응으로 생산하는 5000톤 설비를 건설해 Cardyon 브랜드로 공급하고 있다.
코베스트로는 화석원료에 의존하지 않는 생산체제 구축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제철공장 폐가스를 이용해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일산화탄소와 이산화탄소 혼합가스를 베이스로 폴리올을 생산하는 것으로 앞으로는 공업설비를 건설해 생산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코베스트로를 중심으로 RWTH아헨공과대학교, 베를린(Berlin)공과대학교, 임페리얼칼리지런던(Imperial College London), 겐트(Ghent)대학교, 레이던(Leiden)대학교, 프랑스 원자력‧대체에너지청, 마르세유(Marseille) 항만당국 등이 Carbon4PUR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하고 있다.
파일럿 설비는 마르세유 근교의 포쉬르메르(Fos-sur-Mer)에서 가동하고 있으며 폴리올 생산에는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제철공장에서 배출되는 폐가스를 투입하고 있다.
핵심기술은 촉매로 혼합가스를 분리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것이며, 공업설비 역시 아르셀로미탈 제철공장과 코베스트로 생산설비가 위치한 포쉬르메르에 건설할 예정이다.
해당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한 폴리올은 벨기에에 본거지를 두고 있는 폴리우레탄(Polyurethane) 폼 생산기업 Recticel 등과 거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재생 가능한 원료를 이용해 아닐린(Aniline)을 생산하는 프로세스도 개발했다.
슈투트가르트(Stuttgart)대학교, 아헨공과대학교, 바이엘(Bayer)과 함께 개발한 프로세스로 미생물로 공업용 설탕을 아닐린 전구체로 전환한 후 화학촉매를 투입해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연구진도 이산화탄소를 활용해 청정연료 및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성균관대 배종욱 교수 연구팀은 균일한 중형 기공 촉매를 이용해 이산화탄소로부터 유용한 석유화학 중간체를 생산하는 화학공정 기반기술을 개발했다고 2020년 1월3일 발표했다.
최근 석유자원 고갈 및 지구온난화에 따라 이산화탄소를 효율적으로 제거할 기술을 확립할 필요성이 확대되며 이산화탄소로부터 메탄올(Methanol), DME(Dimethyl Ether) 중간체를 거쳐 다양한 석유화학 원료를 합성하는 촉매기술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나 촉매가 비활성화되며 효율이 저하되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알루미나(Alumina)와 구리 나노구조가 합성된 촉매를 개발해 이산화탄소에서 DME를 합성할 수 있도록 유도했으며 5-8나노미터의 기공이 규칙적으로 세공된 알루미나가 구리의 열적 안정성을 향상시켜 고온·고압의 반응조건에서도 촉매가 안정적·효율적인 상태임을 확인했다.
특히, 갈륨(Gallium) 혹은 아연 산화물을 촉매에 보조적으로 함유시킴으로서 이산화탄소 전환율이 30% 이상 높아졌다.
연구팀은 구조적으로 안정한 중형 세공의 알루미나 및 제올라이트(Zeolite) 촉매를 제조해 DME로부터 올레핀, 벤젠(Benzene), 톨루엔(Toluene), 자일렌(Xylene) 등 석유화학 기초유분을 합성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중형세공은 약 5-8나노미터 크기의 기공이 규칙적으로 1차원 세공된 불균일 촉매이다.
배종욱 교수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전환하는 새로운 안정화된 고효율 촉매기술로 앞으로 청정에너지 및 석유화학 중간체를 합성하는 기반기술로 자리를 잡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