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 메이저 7사 영업이익 급감 … 사업구조 개혁에도 불확실성 여전
일본 화학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로 고전하고 있다.
일본은 주요 화학기업 8사 가운데 신에츠케미칼(Shin-Etsu Chemical)을 제외한 7사의 2019회계연도(2019년 4월-2020년 3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중국 무역마찰 영향으로 글로벌 경제가 침체돼 자동차,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전방산업 수요가 줄어들었고 2020년 초부터는 코로나1
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영향으로 경기가 더 심각하게 악화돼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회계연도에는 대부분 화학기업들이 상반기(2020년 4-9월)까지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되지만 하반기(2020년 10월-2021년 3월)부터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주요 8사 가운데 신에츠케미칼,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 도소(Tosoh) 등 4사는 불확실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영업실적 전망 발표를 연기했다.
2019년 4-12월에는 글로벌 경제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화학기업 8사 모두 영업이익이 감소했으나 최근 10년 동안 추진해온 범용화학 사업 구조개혁, 고기능 화학 사업 전환 등 포트폴리오 개혁 작업이 효과를 내면서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영업이익이 악화됐던 것에 비해서는 감소폭을 줄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실제로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은 리먼 브라더스 사태 직후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으나 구조개혁을 통해 수익을 내기 용이한 경영체질을 확보함으로써 2019년에는 수익성이 우려만큼 크게 악화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2020년이 시작되면서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돼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2020회계연도에 코로나19 영향으로 코어 영업이익이 785억엔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자동차, 반도체 등 주요 전방산업 침체가 계속되면서 4-9월 순이익이 제로(0)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10월 이후에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당분간 보유자금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미토모케미칼도 2019회계연도에 자동차, 디스플레이 소재 사업에서 고전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2020회계연도에도 코로나19 여파로 수익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소재는 서플라이 체인 구조상 최종제품이 타격을 받는 것보다도 수개월 늦은 시점에 시장 변화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은 4월에 받은 타격이 4-6월 내내 이어지나 7-9월부터 회복되기 시작해 10월에는 원래 수준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나 최종적으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80억엔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폭락한 국제유가도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은 석유화학제품 대부분을 나프타(Naphtha) 베이스로 생산하고 있으며 최근 국제유가 폭락으로 나프타 가격이 폭락함에 따라 대부분 화학기업들은 일본산 나프타 가격이 2019년 kl당 평균 4만2900엔에서 2020년에는 2만엔대로 급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가에 구매했던 나프타를 재고로 축적해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평가손실이 수익성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쓰이케미칼은 2020회계연도에 나프타 재고평가 손실이 200억엔에 달하면서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기반소재 사업에서 영업적자가 115억엔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에츠케미칼은 2019회계연도에 주요 8사 가운데 유일하게 영업이익이 증가했고 사상 최고기록도 갱신했다.
주력 분야인 반도체 실리콘(Silicone) 시장이 조정 국면에 돌입하면서 이익을 확보하기 용이한 구조가 마련됐고 그동안 영업이익이 감소세를 나타냈던 PVC(Polyvinyl Chloride), 화성제품 사업 가운데 PVC는 세계 최대 메이저인 신텍(Shintech)이 코로나 영향 속에서도 3월 미국에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하는 등 호조를 유지한 덕분으로 파악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최근 확대되고 있는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장기차입금을 늘리는 등 보유자금을 확충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필요한 성장투자를 멈추는 곳은 없으며 2020회계연도에도 예년과 동일하게 투자를 적극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경영자원을 유연하게 투입함으로써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