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3사는 테슬라(Tesla)가 원통형 배터리 출시계획을 밝힌데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9월23일(현지시간) 배터리 데이 행사에서 당초 예상됐던 차세대 배터리 신기술이나 CATL과 개발하고 있는 100만마일 배터리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
국내 3사는 테슬라 배터리 데이가 우려한 만큼 악재는 아니었다고 평가했으나 3-4년 안에 가격을 현재보다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성능을 개선한 원통형 배터리 4680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가 발표한 일명 반값 배터리는 규격을 기존 2170에서 4680으로 확대하고 공정 개선을 통해 가격은 56% 낮추고 주행거리는 54% 연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코발트 프리 정책에 따라 고가인 코발트는 포함하지 않고 니켈 함량을 크게 늘려 저가공급을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테슬라는 4680 배터리를 3-4년 안에 양산해 생산능력을 2022년 100GWh, 2030년 3TWh로 확대할 것이라는 청사진을 밝혔다.
다만, 반값 배터리는 이미 언론을 통해 알려져 있었고 국내 배터리 생산기업에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신기술에 대한 언급은 없어 배터리 데이 자체는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하지 않았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은 이미 원가 절감을 위한 연구개발(R&D)에 주력하고 있어 테슬라 반값 배터리에도 대응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배터리 생산 경험이 없는 테슬라가 2-3년 사이 100GWh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입증하겠다고 구체적 로드맵을 밝힌데 주목하고 있다.
100GWh는 현재 전기자동차(EV) 배터리 시장 1위인 LG화학의 생산능력과 비슷한 수준이며 단기간에 테슬라가 따라잡는다면 기존 배터리 생산기업들에게 충분한 위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관계자는 “테슬라가 수년에 걸쳐 배터리 생산능력을 대규모로 확보하며 배터리 생산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갈 것”이라며 “배터리기업과의 관계는 수요-공급에서 경쟁 상대로 바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테슬라의 목표 실현 여부를 보수적으로 지켜보아야 한다는 분석도 등장했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단기간에 대규모 생산설비 등을 갖추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 상징적으로 제시한 수치일 가능성이 높다”며 “그만큼 배터리 공급 부족이 심각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주장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최고경영자)는 배터리 데이 전날 트위터를 통해 2022년 공급 부족 가능성을 거론하며 LG화학, CATL, 파나소닉(Panasonic) 등 기존 공급기업으로부터 주문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