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050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초안대로 추진하면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산업 전환 비용만 40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본부장은 10월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철강·석유화학·시멘트·반도체·디스플레이 등 5대 산업별 협회가 공동 주최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제2차 산업계 토론회에 참석해 “수명이 남은 기존설비의 매몰 비용까지 고려한다면 비용은 훨씬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파리협정에 따라 모든 당사국은 2050년까지 추진할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수립해 2020년 안에 유엔(UN)에 제출해야 한다.
파리협정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섭씨 2도 이하로 억제하는 것을 목표로 맺은 협정으로, 정부는 10월17일 대국민토론회에서 산업부문의 전환수단으로 수소환원제철, CCS(이산화탄소 포집·저장) 등을 포함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을 공개한 바 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의 대책으로는 국내 제조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잃고 생존이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으며 저탄소 사회 전환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추정하고 재원 마련 등의 대책을 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저탄소 사회 전환 과정에서 과도한 비용 부담은 결국 국내기업이 이룬 원가경쟁력을 무너뜨려 고용 감소는 물론 제조업 전체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임재규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역시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는 자동차, 정보기술(IT), 건설에 중간재를 공급한다”면서 “3개 산업의 경쟁력 저하는 국내 제조업 전체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계에서 제조업 비중이 2번째로 높은 국가인 만큼 다른 국가들보다 치밀한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 중국, 일본 등 제조업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는 국가들의 전략을 참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기영 한국석유화학협회 본부장은 “제조업 기반이 약한 유럽연합(EU)도 저탄소 사회 전환을 위해 10년 동안 1300조원에 달하는 재원을 조성한다”면서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마련을 위해 정부와 산업계 사이의 소통과 협력이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 정부안을 마련하고 11월 공청회를 거쳐 12월까지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