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게놈(Genome) 편집기술이 거대한 시장을 창출할 가능성을 보유해 주목받고 있다.
게놈 편집기술은 질병에 강한 작물 육종, 새로운 암 치료법 개발 등 농림수산 및 의료 분야에서 응용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앞으로는 인공적으로 물질 생성능력을 향상시킨 스마트셀(Smart Cell)을 이용한 화학제품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게놈 편집기술은 대부분 유럽‧미국기업이 기본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항할 수 있는 기술 개발능력이 의료, 농업을 비롯한 바이오산업 진흥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품 분야에서 개발성과 잇달아…
2020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의 연구주제인 RISPR/Cas9을 시작으로 TALEN, ZFN(Zinc Finger Nuclease) 등 게놈 편집기술은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Berkeley) 캠퍼스, 브로드(Broad)연구소, 미네소타대학교 및 관련기업, 유럽의 기관‧기업 등이 기본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주로 해외기업 및 대학, 연구기관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게놈 편집 연구용 시약을 개발·공급하고 있고 연구 성과를 토대로 산업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농림수산물 육종 및 신약 개발에 라이선스 기술을 응용해 획기적인 품종 및 의약품을 생산해도 산업분야에서 이용하기 위해서는 해외에 상당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는 문제점이 부각되고 있다.
CRISPR/Cas9은 절단을 원하는 표적의 염기배열을 가이드분자가 인식하고 가이드분자에 절단효소인 Cas9을 결합시켜 목적 DNA를 절단하는 기술로, 절단된 DNA는 자동으로 회복되나 변형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은 연구초기에 CRISPR/Cas9 등 광범위하게 보급된 기술을 이용해 성과를 거둠에 따라 개발 및 실용화를 목표로 하는 단계에서 지적재산권이 명확한 국내기술로 전환할 것이 전략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농림수산 분야에서는 전략적 이노베이션 창조 프로그램(SIP) 등을 통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제1기 SIP에서는 차세대 농림수산업 창조기술인 새로운 육종체계 확립 프로젝트에 따라 게놈편집식품의 유력후보로 주목되고 있는 GABA 고함유 토마토, 근육량이 많은 참돔, 독소가 없는 감자, 양식하기 쉽고 얌전한 참치, 연구용 개변 벼 등을 개발했다.
GABA 고함유 토마토는 쓰쿠바(Tsukuba)대학에서 출발한 벤처기업 Sanatechseed가 일본 최초로 게놈편집 작물을 판매하기 위해 후생노동성에 대한 신고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에는 SIP를 통해 바이오산업 및 농업에 기여하는 정밀 게놈편집 기반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학계가 개발한 게놈 편집기술 Target-AID는 핀포인트로 1개 염기만을 특정 패턴으로 정확히 치환할 수 있어 탈아미노효소(Deaminase)를 이용해 DNA를 절단하지 않고 전환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벤처기업 Bio Palette은 해당기술을 토대로 미생물, 의료, 농업 영역에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가네카(Kaneka)와 농업·식품산업기술종합연구기구(NARO)는 단기간에 밀 품종을 개량할 수 있는 신기술을 개발했다.
식물 싹에 유전자, 효소를 직접 도입하는 iPB법 게놈 편집기술을 조합한 신규 육종기술로 범용성이 높으며 밀 뿐만 아니라 콩, 옥수수, 감자 등 주요 작물에 응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이 개발한 PPR 단백질 주목…
일본이 개발한 게놈 편집기술로는 PPR(Pentatricopeptide Repeat) 단백질을 핵산 결합모듈에 이용한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PPR 단백질은 35개의 아미노산이 다수 연결된 구조로 DNA, RNA를 인식해 결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원래 식물세포에 존재하면서 엽록체, 미토콘드리아 등 소기관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인자로 임의의 RNA를 인식해 결합하는 인공핵산 결합 단백질을 설계함으로써 기능성 분자를 결합하는 등을 통해 RNA 절단, 결합 등 자유롭게 변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ARO 생물계 특정산업기술 연구지원센터가 실시한 이노베이션 창출 기초적 연구추진 사업의 연구과제 식물 미토콘드리아 유전자 발현의 분자기반 해명과 육종에 대한 응용의 성과에 따라 농업 분야에 대한 활용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게놈편집 기술기반 플랫폼 확립에도 참여해 성과를 얻었다.
PPR 단백질 공학기술은 규슈(Kyushu)대학에서 출발한 벤처기업 EditForce가 산업 이용을 위한 사업화를 추진하고 있다.
EditForce는 유전자 편집기술 개발, 기술 공급, 식물‧종묘 품종개량 및 연구개발(R&D) 지원, DNA 및 RNA 편집기술을 이용해 화학산업의 유용물질 생산기술에 관련한 R&D를 지원하고 있다.
신약 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2018년 D.Western Therapeutics Institute(DWTI)의 자회사 Japan Innovative Therapeutics(JIT)와 PPR 단백질을 이용한 RNA 조작기술에 따른 노인성 황반변성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동물실험 검증에 관한 공동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2019년 봄에는 Solasia Pharma와 암 영역에 대한 의약품 R&D를 목적으로 하는 공동연구‧개발 계약을 체결했다.
인공 핵산분해효소(Nuclease)인 Platinum TALEN을 이용한 게놈편집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인공 핵산분해효소는 DNA에 결합하는 부분과 DNA를 절단하는 부분을 인공적으로 융합한 단백질로 기존 TALEN의 아미노산 배열을 변형함으로써 높은 절단활성을 부여했으며 안전성도 향상됐다. 개구리, 쥐에서 50% 이상의 높은 변이도입효율이 확인됐으며 iPS세포를 포함한 배양세포 등에서도 고효율 유전자 변형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인공 핵산분해효소는 연구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식물병원세균에 있는 TAL 인자 단백질(TALE)에 제한효소 Fok1 핵산분해효소 도메인을 융합시킨 TALEN, ZFN은 조작이 복잡하고 포유동물은 유전자 변형효율이 낮은 문제점이 있으나 CRIPSR/Cas 시스템과 비교하면 게놈의 표적부분 이외를 편집하는 오프타깃 가능성이 낮은 이점이 있다.
최근에는 Platinum TALEN을 더욱 사용하기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제조하는 시스템으로 Platinum Gate 시스템이 개발됨에 따라 Addgene이 플라스미드(Plasmid) 키트로 제공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히로시마(Hiroshima)대학을 중심으로 게놈편집 연구거점을 만들어 과학기술진흥기구(JST)의 산학 공동가치창조 플랫폼 공동연구 추진 프로그램(OPERA)에 채택됨에 따라 산학관 연계의 게놈편집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산업적 이용에 대한 R&D와 관련해서는 마쓰다(Mazda)가 차세대 자동차 기술 공동연구 강좌를 개설했으며 재생 가능한 액체연료 보급을 실현하기 위해 게놈 편집기술을 이용해 미세조류를 매우 효율적이고 정밀하게 고성능화함으로써 바이오연료에 대한 과제를 해결하는데 도전하고 있다.
농업‧의료 분야서 응용 확대
Platinum TALEN은 조류에 적합한 게놈 편집기술 확립, 미세조류로부터 얻어지는 유분 정제에 따라 내연기관에 적합한 바이오연료의 가능성이 확인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는 최근 히로시마대학 원폭방사선의과학연구소, Repertoire Genesis가 일본 의료연구개발기구(AMED)의 사업으로 암 면역세포 치료법을 실용화하기 위한 T세포 수용체 유전자 도입 T세포(TCR-T) 의약품 관련기술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2019년 8월 설립된 PtBio는 산업 이용에 적합한 게놈 편집기술 제공, 혁신적인 상품 및 서비스 공동개발, 컨설팅 등을 실시해 Platinum TALEN 응용 및 보급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CRISPR-Cas3 기술도 주목받고 있다.
Cas3는 Cas9과 달리 표적 게놈 배열의 상류 측을 크게 깎아내는 성질을 보유하고 있어 오프타깃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20년 6월에는 오사카(Osaka) 소재 벤처기업 C4U가 CRISPR-Cas3 기술을 베이스로 간단하고 정확하게 바이러스 RNA를 검출하는 CONAN법을 개발했다.
앞으로는 의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용 신속진단키트로 실용화할 방침이다.
도쿄(Tokyo)이과대학은 강력하고 정밀도 높은 식물용 게놈 편집툴인 개량형 TALEN을 개발했다.
식물연구에 자주 사용되는 CRISPR/Cas9은 오프타깃 변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으나 개량형 TALEN은 오프타깃 발생 가능성이 낮은 TALEN의 특성과 번역 인핸서 dMac3를 이용해 개량함으로써 정밀도를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산업기술종합연구소가 개발한 PODiR 시스템은 단백질을 이용하지 않고 올리고핵산으로 DNA에 일정수준의 염기 삽입 및 결손을 가능케 하는 기술로 의료, 환경, 농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산업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바이오 벤처기업 Nexuspiral은 해당기술을 활용한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2019년 설립했으며 신약 개발에 대한 응용을 진행하고 있다.
게놈 편집과는 다른 새로운 육종기술(NBT)도 개발되고 있다.
이와테(Iwate)대학은 사과 1세대를 1-2년 단축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사과는 일반적으로 6-7년이 지나 개화함에 따라 품종 개량에 10년 이상이 소요되나 이와테대학은 사과로부터 얻은 식물에 무해한 ALSV(Apple Latent Spherical Virus)를 활용해 감염하는 숙주영역이 넓은 ALSV 벡터를 구축했다.
사과의 개화 호르몬인 플로리겐(Florigen) 유전자가 효율적으로 발현하도록 ALSV 벡터를 조절하고 발아종자에 접종해 모종으로 성장시킴으로써 플로리겐이 기능해 개화를 가속화하는 방식으로 3-5년만에 새로운 품종 탄생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과 외에 배, 포도, 귤 등에도 응용할 수 있으며 용담은 원래 개화까지 2-3년이 소요되나 실증시험을 통해 2-4개월로 단축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