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기업들이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sformation)을 본격화하고 있다.
전통적인 방식을 벗어나 디지털화함으로써 개발 및 생산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고 영업까지 연결함으로써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에서는 일본 화학기업들이 DX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국내 석유화학기업들도 DX화에 관심을 표명하고 있으나 현장 적용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NTT, 스마트 테이터 플랫폼 구축
일본 NTT Communications는 AI(인공지능), 시뮬레이션 기술을 활용한 화학 플랜트용 서비스로 2024년까지 매출액 1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가동 효율화와 이상 감지 노하우를 집약시킨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으며 화학 분야의 DX 지원을 계속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NTT는 영업, 엔지니어, 연구개발(R&D) 등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스마트팩토리 추진실을 통해 제조업 DX 관련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AI를 활용한 효율화, 공장 시뮬레이션을 통한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데이터 유통, 로컬 5G(5세대 이동통신) 등 생산 프로세스의 디지털화에 필요한 요소를 총망라하고 ▲화학 플랜트용 ▲조립공장용 ▲디지털 트윈 ▲설계‧조달 매칭 ▲순환형 사업 등 5개 분야로 나누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NTT 그룹은 원래 미쓰이케미칼(Mitsui Chemicals), JSR 등 화학기업과 함께 AI 활용을 추진했으나 연계기업이나 활용영역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화학 플랜트용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화학 플랜트에 AI 기술을 도입하면 생산제품 품질 예측과 문제 발생 시 원인 특정, 가동 최적화, 숙련 작업자의 기술 전승, 이상 감지 등 기존 사업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NTT는 R&D 담당자가 플랜트에 들어가도록 해 현장과 조업 중 어느 쪽을 개선해야 할지 혹은 코스트를 감축해야 하는 문제가 있는지 등을 직접 파악한 후 개발에 대응하도록 조치함으로써 스타트업과의 차별화를 도모하고 있다.
NTT가 화학 플랜트용 DX 지원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산업계 협조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여러 화학기업을 연결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화학기업들이 기존 업무의 효율화에 힘을 기울이고 경영자원을 집중 투입하는 코어 컨피던스 상태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신물질 탐색을 위한 MI(Materials Informatics) 혁신과 플랜트 자동가동도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는 용도별 기능을 정리해 요소를 조합해함으로써 많은 과제에 대응할 수 있는 체제를 마련할 예정이다. 공장마다 과제와 조건이 달라 최대한 많은 사례를 예측해 대응체제를 준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화학기업들이 서로의 틀과 벽을 넘어 NTT가 구축한 스마트 데이터 플랫폼을 이용하게 하고 제조업 데이터 유통을 촉진시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NEC, 중국법인의 밸류체인 최적화 추구
NEC는 중국에서 자체 화학공장의 DX화를 추진하고 있다.
NEC의 DX 솔루션은 생산설비에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취득하고 빅데이터화함으로써 AI 분석을 실시하는 기능은 물론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커스터마이즈 서비스까지 갖추어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대응 기능도 확충함으로써 중국법인의 제조‧프로세스 솔루션 사업 매출이 2020년에도 예년과 같이 10%대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화학공장은 분산제어시스템(DCS), 시퀀스(PLC), 각종 센서를 다량 채용해 조립형 제조업보다 디지털 데이터를 풍부하게 갖추고 있으나 데이터 활용에서는 뒤처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NEC는 밸류체인 전체를 최적화할 수 있는 솔루션 NEC DX 팩토리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에너지 관리, 불량 분석, 재고 분석, 판매 계획, 소재 개발 등을 최적화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공급기업, 외주위탁기업, 수요기업 등 관계자들이 정보를 공유해 연구개발이나 시험생산에 활용하고 신소재 개발 프로세스 최적화에 도움이 되고 있다.
양산‧판매 분야도 최적화함으로써 숙련기술자가 부족해도 품질 안정성을 확보하고 시장의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제조 실행 시스템(MES) 기반에 전력관리, 제조관리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연동시킨 것이 강점으로 토탈 솔루션 제공 및 커스터마이즈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해야 출입이 가능하도록 기능을 강화했고 체온 검사 시스템을 추가했다.
이밖에 스마트 글래스용 AR(증강현실) 기능을 확충함으로써 지시사항을 스마트글래스에 비추거나 음성으로 조작하고 기록할 수 있도록 해 안전성‧효율성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NEC는 일본은 물론 중국에 진출한 일본 화학기업 공장에서 솔루션 채용실적을 다수 거두고 있다.
수지 생산기업을 대상으로는 플랜트 자립 운영을 위한 데이터 수집 및 AI 활용 솔루션을 도입했고 계획 외 가동중단을 50%, 폐기 발생량을 20% 이상 줄이는 성과를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소재 주력 생산기업을 대상으로는 화상인식 및 딥러닝을 도입해 품질 육안검사를 50% 이상 줄였다.
중국이 공장의 스마트화를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안전 및 환경규제를 강화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까지 촉발됨으로써 앞으로도 DX 솔루션에 대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AGC, 전체 사업에 DX 도입 가속화
AGC는 DX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다.
AGC는 연구개발, 생산부문부터 DX를 도입하기 시작해 최근에는 업무개혁, 영업‧마케팅 고도화에서도 DX를 활용하고 있다.
DX를 수익 확대에 적극 활용하고 비즈니스 프로세스 개혁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과 개발을 동일한 플랫폼으로 연결해 니즈를 공유하고 샘플을 신속히 출하하고 있으며 정형화된 업무는 로봇이 대신하게 하는 RPA(Robotic Process Automation) 기술을 본사와 영업소에서 공장, 해외 사업장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업무시간을 단축하고 있으며 2020년 단축시간을 2019년에 비해 2배 이상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AGC는 2017년 경영기획본부 내부에 스마트 AGC 추진부를 설치하고 사내 디지털화를 본격화하고 있다.
가장 먼저 생산, 개발부문에서 자동차 유리의 품질 측정이나 화학공장 반응로를 대상으로 AI, 센서 기술을 도입했으며 데이터를 눈에 보이게 만든 후 담당자가 사용하게 만드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DX 기술을 도입할 때는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중시했고 수요기업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디지털 기술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과정에서는 새로운 사업기회를 다량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수요기업과의 접점을 심화시키는 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전략의 일환으로 영업부문과 개발부문을 연계시키는 작업도 추진하고다.
수요기업과 직접 대화하는 영업부문과 샘플 출하를 담당하는 개발부문을 동일한 플랫폼에 두고 디지털 시뮬레이션으로 수요기업이 원하는 사양을 데이터로 전달함으로써 개발부문이 니즈를 빠르게 파악하고 단기간에 샘플을 공급하고 있다.
유리 분야에 응용해본 결과 디지털 데이터로 샘플을 출하하는 단계에서 수요기업이 원하는 품질과 성능, 디자인성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고 시공주, 디자이너에게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그룹사가 미국 뉴욕의 허드슨 야드에 공급한 유리는 코팅설비에 시뮬레이션 데이터를 입력한 후 단기간에 샘플을 출하한 결과물로 파악되고 있다. 코팅설비가 독일에 있고 시공할 곳이 미국이나 수요기업의 니즈를 정확히 반영할 수 있었다.
로봇 도입 확대로 업무 1만시간 단축
AGC는 DX를 모든 사업부에 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RPA 기술로 단순 입력, 보드 작성 등 정형화된 업무는 자동화하고 직원들은 더욱 창조적인 업무에 주력하도록 하고 있다.
스마트 AGC 추진부는 DX가 가지는 의의와 방향성을 개별사업부와 공유하면서 사업부들이 자발적으로 DX를 도입하게끔 지원하고 있다.
로봇은 2019년 말부터 도입해 90여대를 운영하고 있으며 본사 업무를 중심으로 2019년에만 약 4700시간에 달하는 업무시간을 단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에는 공장, 해외 관계사 관리업무에도 RPA 기술을 도입했고 로봇 운영대수를 늘려 연간 업무시간을 1만시간 단축하는 것을 목표를 설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해 인터넷 회의 시스템을 통해 개별 사업장 담당자들에게 로봇 조작법을 안내했다.
로봇 운영대수를 늘리는 것 외에 관리통제 기능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다만, 시스템에 손을 댈 권한이 없는 사람이 로봇을 통해 업무 외 행동을 시도할 때 RPA 발생을 어떻게 막을 것인지 고심하고 있다.
AGC는 디지털화를 담당하는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육성 프로그램을 독자적으로 구축하는 등 인재 강화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