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자일형 제조에 디자인적 사고 필수 … 다양성이 디지털화 촉진
디지털 전환(DX: Digital Tranformation)이 화학기업의 경쟁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 정부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디지털화를 포함한 머터리얼 전략을 새롭게 설정할 계획이다.
과거에는 축적한 노하우를 활용해 혁신적인 소재 창출이 가능했으나 AI(인공지능)가 발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우위성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디지털화에서 뒤처지면 기존 연구기반이 아무리 탄탄해도 경쟁에서 밀려날 것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DX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공개한 머터리얼 전략 설정을 위한 중간 논점 정리 작업에서는 데이터 구동형 연구기반 정비와 본질적 연구 추구를 기본방침으로 설정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연구개발(R&D) 플랫폼 정비를 진행하면서 산‧관‧학 데이터를 제공하는 머터리얼 DX 플랫폼을 구축해 사회 공동자산으로 활용하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의 머터리얼 전략은 AI, 바이오, 양자기술, 환경의 뒤를 잇는 새로운 전략이며 소재가 첨단기술 발전에 가장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출발하고 있다.
기후변화, 폐기물 문제 등 최근의 과제 해결을 위해서는 소재부터 혁신해야 하기 때문에 혁신성을 강화하기 위한 디지털화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화학은 제조업 가운데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산업이지만 디지털화가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일본 IBM에서 CTO(최고기술책임자)를 역임하고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에서 디지털화를 담당하고 있는 쿠제 카즈시 집행임원(이그젝티브 펠로우)은 현재 생산현장의 디지털화는 진전됐으나 연구개발, 영업 분야는 늦은 편이고 화학산업 전체적으로는 IT에 비해 상당히 뒤처져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산업계 전체가 변화하기 위해서는 업스트림부터 변화를 시도해야 하며 개별기업의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경쟁기업을 포함해 외부와 협업하는 개방성도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화학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생산을 신속화하고 수요기업의 과제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실현하기 위한 도구로 디지털화를 활용해야 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쿠제 카즈시 집행임원은 화학산업계가 추진해야 할 과제로 모든 것을 신속하게 생산하는 애자일(Agile)형 제조와 수요기업이 원하는 생산제품을 정확하게 공급하는 디자인적 사고를 주목하고 있다.
신속한 반복 작업을 거듭하는 애자일 방식을 라이프사이클이 수십년인 소재에 적용하는 것은 어려우나 디지털화로 어떻게 실현할지 고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제조장치를 유연하게 제어할 수 있게 된다면 소량다품종 생산의 효율이 높아질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여기에 차별제품과 기술을 사내 취급에 그치지 않고 화학산업 전체와 공유하는 개방적 디자인 사고가 있어야만 비즈니스 모델 변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이미 애자일과 디자인적 사고에 바탕을 둔 구체적인 노력을 개별 사업부 단위로 진행하고 있으며 2021년 몇가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화학 뿐만 아니라 헬스케어, 전자소재, 반도체 등 광범위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다양성이 디지털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사장을 포함해 전체 임직원이 모두 전문지식과 일정수준의 디지털 스킬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화학산업에 적합한 디지털화를 의미하는 케미칼 DX를 실현하는 것이 산업계 전체의 과제라고 강조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