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에 이어 미국이 기후위기 대응의 일환으로 친환경 자동차 전환을 선언하면서 자동차용 배터리가 부각되고 있다.
자동차의 전동화 추세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며,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자동차 전환 속도가 빨라지면서 글로벌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는 K-배터리 3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8월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203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되는 신규 자동차의 절반을 친환경 자동차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제너럴모터스(GM), 포드, 크라이슬러의 모회사 스텔란티스도 8월5일 공동성명에서 2030년까지 신규 자동차의 40-50%를 전기자동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 도요타도 지지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도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 금지를 가속화하고 있다.
유럽연합(EU) 집행위는 7월14일 2030년까지 유럽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기 위해 탄소국경세를 도입하고 2035년부터 EU의 신규 휘발유·디젤 자동차 판매를 사실상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정책 패키지 Fit for 55를 제안했다.
중국은 2020년 10월 신에너지자동차로드맵 2.0'을 발표하고 2035년부터 일반 내연기관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고 순수 전기자동차 50%,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자동차 50%로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ICCT)에 따르면, 중국은 2010-2020년 460만대의 전기자동차를 생산하고 판매해 세계 전기자동차 생산의 44%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도 대통령 직속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8월4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3개 시나리오 초안을 통해 전기·수소자동차와 같은 무공해 자동차가 전체 차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50년까지 76-97%로 높여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88.6-97.1% 감축한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에 따라 GM·포드 등과 손잡고 미국 진출을 본격화한 K-배터리 3사가 부상하고 있다.
국내 3사가 공들여온 미국에서 배터리 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확대될 뿐만 아니라 글로벌 완성자동차 시장을 선도해온 미국의 선제 조치로 세계적인 전기자동차 전환 추세가 가속화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공격적인 투자를 벌이며 미국 시장에 뛰어든 상태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손잡고 미국에 2개 합작공장을 건설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도 5월 미국에서 포드와 배터리 합작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SDI 역시 최근 컨퍼런스콜을 통해 미국 현지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고, 미국의 전기자동차 스타트업인 리비안의 배터리를 수주한데 이어 스텔란티스의 미국 수요물량을 수주하며 미국에 합작기업 설립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의 빠른 팽창이 예상되면서 앞으로 국내 3사의 미국 진출이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