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학원료 환원기술 개발도 적극화
일본에서는 상식을 뒤엎는 접근으로 플래스틱을 원료로 환원하는 MR(Material Recycling)에 도전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재활용 소재는 자외선과 MR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에 따라 폴리머(분자) 사슬이 끊어지는 화학적 열화, 이물질 혼입에 따른 물성 저하의 영향으로 석유 베이스 신규 소재에 비해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러나 일본 후쿠시마(Fukushima)대학의 야오 시게루 교수는 연구를 통해 펠릿 형태의 재활용 소재를 가공할 때 내부구조가 변화하는 물리적 열화가 원인임을 검증하고 플래스틱을 용융상태로 장기간 유지한 후 급랭 처리함으로써 신규 소재와 동등한 성능이 발현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결과는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의 연구개발(R&D) 위탁사업인 혁신적 플래스틱 자원순환 프로세스 기술 개발 프로젝트에 선정됐고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 카오, DIC, 돗판프린팅(Toppan Printing), Mitsubishi Electric(MEC), Toyama Kankyo Seibi(TKS) 등 플래스틱 밸류체인 구성기업들과 공동으로 기술을 구체화하고 있다.
기술이 실용화되면 한정적이었던 MR 확대의 단서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MR은 패키지에 부착된 식품, 착색제, 잉크 등 이물질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모노머 환원, 유화를 포함한 CR(Chemical Recycling)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화학원료를 얻을 수 있는 유용성이 우수해 궁극의 기술로 평가되고 있다.
미츠비시케미칼(Mitsubishi Chemical)과 에네오스(ENEOS)는 2019년 11월 가시마(Kashima) 컴플렉스에서 석유정제·석유화학 제휴를 강화하기 위해 유한책임기업(LLC)을 설립하기로 결정했고, CR 적용을 위한 협업을 고려한 결정으로 설비 및 기술 측면에서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세키스이케미칼(Sekisui Chemical)과 스미토모케미칼(Sumitomo Chemical)은 가정에서 배출되는 가연성 쓰레기를 이용해 기초화학제품인 폴리올레핀(Polyolefin)을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세키스이케미칼은 가스화 용매로 쓰레기를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분해한 후 미국 란자테크(LanzaTech)가 공급하는 미생물을 이용해 에탄올(Ethanol)로 변환하는 부분을 담당하고, 스미토모케미칼은 탈수반응을 거쳐 에탄올을 에틸렌(Ethylene)으로 정제한 후 폴리올레핀을 생산할 계획이다.
원료인 쓰레기를 분별할 필요가 없으며 2025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정한 플래스틱을 대상으로 한 움직임도 가속화되고 있다.
PET(Polyethylene Terephthalate) 병, PS(Polystyrene) 트레이 등 리사이클 적성이 높은 단일소재 용기의 CR을 추진하고 있으며 PS는 도요스타이렌(Toyo Styrene), PS재팬(PS Japan), DIC 등이 2021-2022년 실증설비를 건설할 계획이다.
PET 재활용은 음료 생산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공동투자기업 R Plus Japan을 설립한 산토리(Suntory)는 미국 벤처기업 Anellotech가 개발하는 기술에 중점을 두고 2027년 일본에서 플랜트를 가동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고, 기린(Kirin)은 미츠비시케미칼과 공동으로 PET의 CR 실용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5R 대응으로 단일소재‧종이 포장재 주력
일본 포장소재 생산기업은 3R에 재생가능(Renewable), 대체(Replace)를 추가한 5R에 대응한 친환경 설계 제안에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재생가능 설계의 선두주자인 단일소재 포장재를 주목하고 있다.
포장소재 생산기업들은 OPP(Oriented Polypropylene) 표면 기재에 접착용으로 CPP(Chlorinated PP) 실란트 필름을 조합하는 방식 등 올레핀 필름 단일구성에 주력하고 있다.
DIC, 도요잉크(Toyo Ink) 등은 단일소재에서 문제시되는 배리어성을 담보하는 PET필름 대체를 목표로 산소 차단성이 높은 필름용 접착제를 투입했고 수증기 차단성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가공기업들은 2018년 무렵부터 PE, PP, PET와 포장재에 사용되는 플래스틱을 종합한 단일소재 포장재를 제안하고 있어 해외기업을 중심으로 샴푸 등 퍼스널케어용품의 리필제품 파우치에 채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는 가열처리에 따른 차단성 저하가 우려되는 레토르트 대응제품 개발이 요구되고 있으며, 포장소재 생산기업들은 라인업을 확충하면서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대체 부분에서는 종이 포장재가 대표적이며 오지홀딩스(Oji Holdings), 일본제지(Nippon Paper)가 차단성을 보유한 종이 포장재를 제품화했다.
EVOH(Ethylene-Vinyl Alcohol) 등 중간 수준의 가스차단성 소재를 대체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며 과자, 인스턴트라면 등 건조식품용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일본제지는 2021년 양산화를 목표로 알루미늄 증착필름 수준의 높은 차단성을 보유한 신규 그레이드를 개발하고 있다. 차단성을 보유하지 않은 종이소재는 가열밀봉성 코팅으로 실란트 필름을 대체하고 있다.
종이포장재의 생분해성과 관련해서는 화학기업과 제지기업이 협력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일본제지는 가열밀봉종이 Lamina에 카네카(Kaneka)의 생분해성 수지 Green Planet을 조합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차단성 종이와 가열밀봉성 종이를 융합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일본제지는 차단성 종이의 실란트층에 미츠비시케미칼의 생분해성 수지 BioPBS를 적용한 패키지를 개발한데 이어 새롭게 미쓰이케미칼의 가열밀봉제 Chemipearl을 이용한 차단성 종이를 개발하고 있다.
자회사인 Toraifu도 알루미늄 증착지 수준의 우수한 가스차단성과 내유성, 가열밀봉성을 겸비한 코팅지를 상품화했다.
잉크‧접착제도 바이오매스 소재로 전환
일본에서는 패키지 인쇄면에 재생원료를 사용한 바이오매스 잉크 채용이 증가하고 있다.
개발할 때 탄소중립을 중시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며, 일본 유기자원협회의 바이오매스 마크 인증을 소재 채용조건에 포함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2019년 무렵부터 바이오매스 잉크 채용이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연포장재 인쇄에 사용하는 라미네이트 그라비아잉크를 대체하고 있으며 바이오매스 비율이 10%인 잉크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앞으로는 접착제에도 바이오매스 소재가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오매스 잉크는 적층필름 층수 감소에 따른 감축(Reduce), 종이에 따른 대체(Replace)와 친화적인 패키지 소재로 전체적인 포장재 분야의 탄소중립 전략에 적합한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도요잉크는 다양한 바이오매스 잉크를 활용해 단층화를 실현하는 솔루션을 제안하고 있다.
칼비(Calbee)는 2019년 창립 70주년을 맞아 출시한 감자칩의 종이 포장지에 도요잉크의 바이오매스 잉크를 채용했다. 당시에는 차단성 문제로 플래스틱 마크가 부여됐으나 인터넷에서 판매하고 있는 한정품은 문제를 해결해 종이 마크로 변경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위생에 대한 니즈가 높아지고 있어 개별포장에 따른 포장재 사용량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며 지속가능한 친환경 설계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소비재 생산기업들은 몇년 전부터 잇따라 재생소재 이용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단일소재를 채용한 패키지를 도입하는 등 대응을 가속화하고 있다.
친환경 설계를 보급하기 위해서는 특허로 묶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주방세제 브랜드인 Frosch 등을 공급하는 독일 Werner & Mertz는 최근 인쇄층을 박리할 수 있는 단일소재 포장재를 개발했으나 재활용 확대를 위해 라이선스를 무상 제공할 움직임을 적극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