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플래스틱 국제협약은 국내 화학산업의 새로운 변수로 주목되고 있다.
화학경제연구원(원장 박종우)이 2025년 9월5일 주최한 미래 순환형 화학산업 정책 및 기술 세미나에서 김성훈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유엔 플래스틱 국제협약이 화학산업에 상당한 구조적 전환을 요구할 수 있는 만큼 협상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부 측에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환경총회(UNEA)는 2022년 3월 플래스틱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제법적 구속력을 지닌 협약(ILBI) 개발을 결의하고 정부간 협상위원회(INC)를 조직했다.
협약의 핵심은 플래스틱 전체의 생산부터 폐기까지의 전체 생애주기(Life Cycle)를 포괄하는 규제와 관리이며, 특히 2025년 8월15일 제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 속개 회의(INC-5.2) 논의 결과 기존 초안 의장 문서(Chair's Draft Text)가 수정 의장 문서(Chair's Revised Text)로 개정되면서 상당한 변화가 나타났다.
협약 목적에서 한때 제외했던 전체 플래스틱 생애주기 접근 조항을 다시 반영했으며 우려 화학물질 함유제품 기준을 추가하고 부속서를 통한 특정제품에 대한 조치 절차를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스틱·설계 부분 역시 초안 문서에서는 관련 내용이 대부분 삭제됐으나 수정안은 설계 개선 정보공개 등 의무화 옵션을 유지했고 글로벌 기준 개발을 위한 당사국총회(COP) 작업계획을 명시한 차이가 있었다.
또 방출·누출 최소화 대상에 미세 플래스틱을 포함했으며 확장된 생산자 책임(EPR) 도입을 의무화에 가까운 문안으로 상향하고 플래스틱 폐기물의 노천 소각 및 투기 금지 취지를 반영했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국가별로 입장 차이가 뚜렷하게 드러나면서 최종 문서 합의에는 실패했고 협상 재개에 합의했으나 구체적인 차기 회의 일정 및 장소는 정하지 않은 상태이다.
다만, 플래스틱 오염의 심각성과 플래스틱 생애주기 전체에 걸친 국제적 관리 체계 마련, 플래스틱 설계와 오염자 책임 원칙은 최소한의 공통분모로 합의해 화학산업은 꾸준한 관심 및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김성훈 수석연구원은 “아직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국제협약이 성사되면 규제 강도는 기존보다 매우 높을 것”이며 “국내기업들은 기존 플래스틱의 안전성 검토, 대체물질 개발, 공급망 재편 등 선제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덧붙였다. (이주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