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 AUS산 선제적 확보 … 코발트 폭등으로 수익성 악화
배터리산업은 디지털 사회가 본격화되며 급성장하고 있으나 최근 새로운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LiB(리튬이온전지)는 전기자동차(EV) 판매대수 증가를 타고 호조를 누리고 있으나 원료 중 희소금속 가격이 폭등하며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고 있다.
코발트(Co)와 은(Ag) 등 희소금속 가격이 최대 2-3배 폭등했고 인권 문제로 광산 채굴량 증가를 기대하기 어려워짐에 따라 희소금속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개발을 적극화하고 있다.
LiB 시장은 스마트폰을 통해 성장하기 시작했고 전기자동차 판매가 시작되면서 급성장하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Pandemic: 세계적 대유행) 상황에서 재택근무, 온라인 학습 등이 시작되고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노트북, 태블릿, 게임기용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최근 수요 급증으로 수혜를 입고 있으나 원료가격 폭등이라는 악재가 불거져 고전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일본 TDK는 에너지 응용제품 사업의 2021년 2분기 매출이 1996억엔으로 전년동기대비 27.2% 급증했으나 영업이익은 234억엔으로 25.2% 급감했다. 원료가격이 폭등했을 뿐만 아니라 파워셀 분야에서 실시한 선행투자가 타격을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TDK는 2021년 말까지 원료가격 폭등에 따른 영향이 이어지면서 2021년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80억엔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맥셀(Maxell)은 1차전지 및 LiB를 생산하는 에너지 사업의 2021년 2분기 매출이 100억엔으로 19.0% 증가하고 영업이익도 13억엔으로 10억엔 폭증했다. 코로나19 관련 수요가 급증한 영향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희소금속 등 원료가격 폭등이 이어지면서 2021년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원료가격이 수용하기 어려울 만큼 크게 올라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파나소닉(Panasonic)은 테슬라(Tesla) 공급을 통해 2021년 2분기 매출이 3737억엔으로 77.0% 폭증하고 조정 후 영업이익도 112억엔으로 407억엔 증가하며 흑자 전환했다.
파나소닉은 영업이익의 80%를 배터리 사업에서 얻고 있으며 2021년 여름 북미공장의 신규 생산라인 가동을 시작함으로써 앞으로도 흑자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현재 생산하는 배터리는 모두 코발트를 채용하고 있어 원료가격 급등에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LiB 양극재에 투입되는 코발트는 전기자동차 배터리용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매장량이 콩고민주공화국에 편재돼 있고 채굴량에 한계가 있는 만큼 폭등할 수밖에 없는 구조로 파악되고 있다.
LiB가 모바일 기기에만 투입되던 과거에는 수요가 많지 않았으나 전기자동차는 배터리 탑재량이 일반기기보다 훨씬 많아 수요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코발트는 중국 황산코발트 생산기업이 콩고민주공화국에서 투기 활동을 계속함으로써 최근 1년 사이 최소 40%에서 최대 3-4배 폭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코발트 조달처 다양화가 요구되고 있는 가운데 LG화학은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오스트레일리아 AM(Australian Mines)과 배터리 소재 공급계약을 체결함으로써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코발트 채굴이 아동인권 침해 소지가 있어 지속가능성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AM은 책임 있는 광업 보증을 위한 이니셔티브(IRMA)에 참여하고 있어 환경‧인권 문제에서 자유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AM으로부터 2024년부터 6년 동안 코발트 7000톤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다만, 개별기업만의 노력만으로는 희소금속 조달을 정상화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 금속이 일부 지역에 편재된 가운데 중국이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선점하고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일본은 2021년 4월 화학기업, 배터리 소재 생산기업, 배터리 생산기업, 자동차기업, 상사 등과 함께 업스트림에서 다운스트림까지 총망라하는 배터리 서플라이체인 협의회(BASC)를 출범했고 희소금속 조달 과제 등에 대한 정책 제안에 나설 계획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코발트 확보가 어려운 상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배터리 생산기업들은 신제품 개발 과정에서 코발트 함량 감축에 주력하고 있다.
배터리 사양 변경은 자동차기업의 승인을 받아야 해 쉽지 않으나 코발트의 지속가능성이 낮은 만큼 불가피한 사항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국 배터리 생산기업 SVOLT는 양극재에 코발트를 아예 사용하지 않은 코발트 프리 2원계 양극재로 LiB를 생산하고 있다. 2원계 양극재는 기존 3원계 양극재에 비해 용량이 적지만 코발트 의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안정적 공급체제를 확보됐다는 강점을 갖추고 있다.
CATL은 나트륨이온2차전지(NiB) 상용화에 도전하고 있다. 2023년까지 관련 부재 등 서플라이체인을 구축함으로써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희소금속에 의존하지 않는 신개념 배터리인 NiB 상용화가 목표이다.
NiB는 양극재에 풀시안화이트 소재를 사용했으며 LiB보다 에너지밀도가 낮지만 섭씨 영하 20도 저온환경에서도 90% 이상의 용량을 유지할 수 있어 한랭지역에서 선호하고 있다.
양극재에 다시 인산철리튬(LFP)를 채용하는 회귀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LFP 양극재는 3원계 양극재에 비해 에너지밀도가 낮아 현재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으나 3원계 양극재를 채용한 LiB에서 화재사고가 잇따름에 따라 안전성이 우수한 LFP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근거리 주행용 전기자동차라면 LFP 양극재를 채용한 LiB로도 충분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