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일론66, 자동차용이 총수요의 60% 차지 … 배터리 소재도 영향
화학산업이 자동차 감산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자동차는 1대당 중량 기준 10%가 플래스틱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기자동차(EV), 하이브리드자동차(HEV)에 탑재되는 LiB(리튬이온전지)도 음극재, 전해액 등 다양한 화학소재를 탑재하고 있어 화학산업의 주요 전방산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기업들이 장기간 이어진 자동차용 마이크로 칩 반도체 부족으로 감산에 나섰고 언제 생산을 정상화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어서 화학기업들이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
자동차기업들은 2020년 말부터 본격화된 자동차용 반도체 부족과 동남아 지역의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재확산에 따른 부품 조달난 등을 이유로 가동률을 낮추고 있다.
도요타자동차(Toyota Motor)는 9월과 10월 대규모 감산에 나섰고 11월에는 세계 전체적으로 10-15% 수준을 감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부품과 에어백용 나일론(Nylon) 66은 9월부터 자동차 감산의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일론66은 글로벌 수요가 130만톤 수준이고 60%에 해당하는 80만톤이 실린더 헤드 커버 등 자동차부품과 에어백 원사로 투입돼 자동차산업 흐름에 민감하게 움직이고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는 1대당 나일론66 사용량이 8-9kg, 하이브리드자동차는 10kg 이상, 전기자동차는 3-4kg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나일론66은 2020년 말부터 코로나19 영향이 약화돼 자동차 수요가 회복되고 2021년 2월 미국의 대한파 피해가 겹치며 중간원료 공급이 부족해짐에 따라 극심한 수급타이트를 피하지 못했고 2021년 여름까지 거래가 활발했으나 가을 들어 자동차 감산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다.
다만, 나일론66 판매량 감소 폭이 자동차 감산 정도에 비해서는 크지 않아 타격이 미미하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티어1(Tier1)들이 여름까지 나일론66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태여서 자동차기업의 감산 후에도 수요가 급속도로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아래 재고 축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연초 미국의 대한파로 촉발된 서플라이체인 단절 사태도 재고 축적 의욕을 자극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자동차에는 나일론66 외에도 범퍼에 PP(Polypropylene), 램프 커버에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연료 호스에 나일론6 등 다양한 플래스틱이 사용되며 자동차 구조재에는 경량화를 위해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가 투입되고 있다.
화학기업들은 티어1의 재고 축적 움직임이 활발하고 자동차 이외의 산업용과 소비재용으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자동차 감산 영향이 막대하지는 않다고 낙관하고 있다.
다만, 자동차 감산을 포함해 여러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우려하고 있다.
LiB 음극재 등 배터리 소재 분야에서는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 조치가 새로운 우려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음극재는 자동차 감산으로 전기자동차나 하이브리드자동차용 LiB 수요 증가세가 둔화됨에 따라 판매량 증가 속도가 느려졌으며 중국의 에너지 부족과 환경규제 강화로 촉발된 전력 제한 조치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중국에는 음극재 생산기업들이 집적해 있고 대부분이 섭씨 3000도 열을 가해 제조하는 인조흑연계 음극재를 공급하고 있다.
전력 공급 제한 조치로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음극재 공급이 부족해지고 전동자동차(xEV) 생산의 새로운 보틀넥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중국의 전력 공급 제한은 또다른 LiB 소재인 전해액의 원료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