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석유화학제품 현물가격이 연일 폭락하고 있다.
에틸렌은 톤당 1100-1200달러를 오르내리더니 900달러가 위태롭고 프로필렌도 1200달러 수준에서 900달러대 후반으로 하락했으며 부타디엔은 한때 1500-1600달러로 폭등했으나 최근에는 600달러대로 폭락한 후 요지부동이다. 벤젠은 800달러대를 유지하고 있으나 SM은 중국 신증설이 겹쳐 1000달러 붕괴가 머지않았고, P-X는 800달러마저도 무너졌다.
합성수지도 마찬가지로 LDPE가 1500달러 수준에서 등락할 뿐 LLDPE, HDPE는 1100달러를 버티기 힘든 지경이고 PP 역시 1100달러가 위험하다. PVC는 1500-1600달러로 사상 초유의 강세를 거듭했으나 1000달러를 유지하기도 벅차고, ABS는 2500달러 수준에서 꾸준히 하락해 2000달러 붕괴가 다가오고 있다.
메탄올이 500달러를 넘어서자 초산이 1000달러를 뛰어넘었고 VAM은 2300-2400달러로 2-3배 폭등하는 사태가 발발했으나 메탄올이 하락하자 초산이 폭락하고 뒤이어 VAM도 폭락할 것이 확실하다. 가성소다도 300달러 수준에서 500-600달러로 폭등했으나 이미 500달러가 무너졌고 400달러도 위태로운 지경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87-88달러에서 70달러 수준으로 폭락하고 기초원료인 나프타가 700달러대 후반에서 장기간 맴돌았으나 600달러대 후반으로 폭락한 영향이 가장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석유화학제품 폭락사태는 국제유가나 나프타가 폭락하기 이전부터 이미 나타났다.
중국이 석탄 공급부족으로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부터 비정상적으로 폭등하기 시작해 중국 정부가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전력을 대량 사용하는 공장을 대상으로 전력 공급을 제한하면서 본격적인 폭등국면이 시작됐으나 오래가지 못했다.
전력 공급 제한 정책이 시행되면서 화학공장들이 일차적으로 가동률을 낮추어 석유화학, 가성소다 폭등을 유발했으나 전력난이 전기‧전자, 자동차, 건축자재, 철강‧금속 등 다운스트림 전반에 영향을 미치면서 전체 산업생산이 침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둔화되고 있음은 자명한 사실이고, 중국 정부가 헝다그룹의 파산을 막기 위해 자금 살포에 나선 것을 보면 심상치 않은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더군다나 시진핑 주석이 2060 탄소중립 달성을 선언하면서 강화된 탄소 배출기준을 적용해 산업생산 차질이 일시에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고, 2022년 2월 겨울올림픽 개최에 대비해 환경오염 단속을 강화할 수밖에 없어 2022년 3월까지는 정상을 되찾지 못할 것으로 판단된다.
2022년 봄철까지는 특별한 사태가 발발하지 않는 한 석유화학 시장이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발 더 나아가면 EU(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Carbon Border Adjustment Mechanism)가 기다리고 있다.
수입제품의 탄소 함유량에 적용하는 탄소배출권거래제(EST: Emission Trade System)와 연계해 탄소세를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철강, 알루미늄, 시멘트, 비료, 전기에 정유, 석유화학도 적용이 확실시된다.
EU가 과세 기준을 에너지 집약, 탄소 직접‧대량 배출, 전력 사용량으로 제한한다고 하나 탄소 배출 규제와 탄소 가격제도를 병행하게 되면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중국이라는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탄소세까지 가세한다고 볼 때 화학기업들은 장기적인 사업전략 수립이 필수적이고 시장 흐름에 좌우되지 않을 수 있도록 고부가‧차별화 전략 강화가 시급하다.
<화학저널 2021년 12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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