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RNA(전령 RNA)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실용화를 계기로 주목받고 있다.
백신 뿐만 아니라 암이나 희소질환 치료용 신약 후보로도 mRNA 관련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어 mRNA가 의약품 분야의 새로운 카테고리로 정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유럽과 미국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도 정부가 mRNA 백신 국산화를 위해 기술 수요조사에 나서고 있고 일본은 핵산, 효소 합성, 유지화학 기술을 총동원해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든 단계를 내재화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mRNA 백신, 코로나19 사태로 최초 상용화
mRNA는 DNA로부터 필요한 유전정보를 복사한 것으로, 체내에 투여하면 세포 안에 목표로 삼은 단백질을 발현시켜 면역 혹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다. 
세포핵 안에는 들어가지 않고 인체가 보유한 게놈 정보에 영향을 미치지 않아 안전성이 우수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mRNA 의약품과 관련된 개념은 1990년대부터 존재했으나 체내 효소에 분해되는 문제 때문에 바로 개발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 지질나노입자(LNP)로 알려진 약물 전달 기술과 mRNA 제조 수율을 높일 수 있는 설계기술이 잇따라 등장했고 코로나19 바이러스 항원의 유전정보를 가진 mRNA 백신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는 신약 개발 벤처기업들이 중심이 돼 감염병, 암 등을 대상으로 mRNA 의약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2026년 155억달러로 급성장
글로벌 mRNA 의약품 시장은 2021년 94억달러에서 2026년 155억달러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mRNA 제조는 제약기업이 치료 목표로 설정한 단백질의 유전자 정보를 설계한 다음 설계도를 반영한 플라스미드 DNA를 제조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mRNA에 유전자 정보를 전사하는 주형 DNA를 출발원료로 대장균 등 미생물을 도입해 배양시키고 수를 늘려나간 후 배양된 미생물을 용균 및 정제해 주형 DNA를 분해하고 있다.
제약기업들은 대부분 플라스미드 DNA 배양 이후 대규모 제조공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는 대신 외부에 위탁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AGC, 가네카(Kaneka) 등이 플라스미드 DNA 제조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코로나19 백신을 위탁생산한 바 있다.
배양이나 정제에 사용하는 각종 소재 및 부재는 미국‧유럽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다.
분리‧정제된 주형 DNA로부터 유전자 정보를 전사하는 mRNA를 합성하며, 합성 효소는 도요보(Toyobo)와 다카라바이오(Takara Bio) 등이 보유하고 있다.
mRNA를 구성하는 핵산물질은 미국 써모피셔(Thermo Fisher Scientific)가 주력 생산하고 있다.
mRNA 전달체, 독일이 장악하고 일본은 도전…
코로나19 백신 개발과정에서는 mRNA가 체내에서 이물질로 배제되지 않도록 하는 수식 핵산도 중요한 원료로 취급되고 있다.
수식 핵산 가운데 슈도유리딘(Pseudouridine)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세계적으로 소수이며 일본 야마사(Yamasa)도 생산하고 있다.
mRNA는 그대로 체내에 투여하면 생체 내 효소 때문에 분해돼 LNP에 주입한 후 세포까지 전달시키는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LNP는 독일 에보닉(Evonik), 머크(Merck) 등이 주로 생산하며 후지필름(Fujifilm), NOF 등 일본기업들도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 CDMO 경쟁 대비 “시급”
의약품 원제와 제제를 위탁생산하고 있는 의약품 위탁생산기업(CMO) 및 위탁개발‧생산기업(CDMO)들도 mRNA 시장 확대와 함께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코로나19 mRNA 백신 원제 위탁생산은 스위스 론자(Lonza) 등 소수만이 가능하나 삼성바이오로직스, 가네카, 머크 등도 설비투자 및 인수합병(M&A)을 통해 진출하고 있다.
일본은 신약 개발 벤처의 코로나19 mRNA 백신 제조를 지원하는 형태로 합작기업 설립을 진행하고 있고 mRNA를 사용한 iPS세포(인공다기능성간세포)의 분화기술을 보유한 엘릭서전(Elixirgen Scientific)이 CDMO 사업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는 유럽‧미국이 mRNA 신약 개발을 주도하고 있고 일본 다이이치산쿄(Daiichi Sankyo)와 벤처 나노캐리어(Nanocarrier) 등도 도전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정부가 mRNA 신약 개발을 적극 지원하고 있고 학술적 연구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국내 mRNA 기술 해외에 3년 뒤처져…
국내에서는 정부가 mRNA 기술 자립화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제약기업을 상대로 2차례의 기술 수요조사를 진행했고 항원 디자인 및 최적화, 원자재 생산, IVT 벡터 및 mRNA 생산, LNP 등 백신 전달체 생산, 정제, 대량생산, 효능평가 등 7개 분야의 기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상태이다.
10개 정도의 제약․바이오기업이 mRNA 방식 백신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mRNA 백신 기술이 해외보다 약 3년 정도 뒤처져 있어 기술 격차를 줄이기 위해 mRNA 백신 개발기업을 지원할 계획이다.
의약품 시장은 현재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항체의약품 분야부터 유럽‧미국이 장악하고 있고 mRNA 분야에서도 앞서가고 있어 국내기업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어려운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하지만, 신약 개발단계부터 원료 등 제조과정을 내재화할 수 있다면 차세대 신약으로 부상하고 있는 mRNA 시장에서도 기회가 올 것으로 기대된다. (강윤화 선임기자: kyh@chemlocu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