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세기 철, 20세기를 대표한 실리콘(Silicone)에 이어 21세기에는 탄소(Carbon)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나노물질로 주목받고 있는 CNT(Carbon Nano Tube)를 포함한 나노카본 연구가 세계적으로 활성화되고 있으며, 특히 나노카본 가운데 꿈의 소재로 평가되는 그래핀(Graphene)이 각광받고 있다.
그래핀은 전자적‧기계적‧화학적 특성이 독특해 파워디바이스, 태양전지, OLED(Organic Light Emitting Diode) 소자, 투명전도막 대체소재, 축전지용 전극소재 등으로 실용화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제조 코스트가 높고 응용제품이 적어 상용화에 이르지 않고 있으나 저코스트로 대량생산이 가능해지면 산업에 혁신을 불러오고, 성장 잠재력이 매우 커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에서는 오사카가스(Osaka Gas), 아데카(Adeka) 등이 그래핀을 대량 생산해 세계시장을 리드하고 있으며 나고야(Nagoya)대학 등 학계의 성과도 주목받고 있다.
저코스트 대량생산 기술 개발이 관건
탄소 원자만으로 구성된 결정으로는 흑연(Graphite)과 다이아몬드가 있으며 층으로 이루어진 흑연의 1개 층을 그래핀이라고 부른다.
그래핀은 원자 1개 두께로 이루어진 매우 얇은 탄소막이며, 2004년 흑연 덩어리에 셀로판테이프를 붙여 떼어내는 단순한 기술을 적용한 추출법이 발견된 이후 세계적으로 연구가 확산되고 있으며 2010년에는 테이프를 이용한 추출법을 발견한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교수가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했다.
그래핀 합성방법은 물리적 방법과 화학적 방법으로 구분된다.
물리적 방법은 흑연에 셀로판테이프를 붙여 떼어내는 박리법이 역사적인 의미에서도 유명하며, 화학적 방법은 화학기상성장법(CVD), SiC(Silicon Carbide) 열분해, 산화그래핀(Graphene Oxide) 용액 환원, CNT 절개법, 다환방향족(Polycyclic Aromatics) 화합물을 이용한 합성, 나노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합성 등 다양한 방법이 개발되고 있다.
응용분야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그래핀 자체를 저코스트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필수적이며. 국가 차원의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관련기업, 대학 등이 제조방법에 대한 연구개발(R&D)을 가속화하고 있다.
2차원 평면 결정구조인 그래핀은 구부릴 수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프린트기판과 같이 단단하고 구부려지지 않는 물질로 만들어야만 부서지지 않는 반도체 회로도 완전히 유연한 구조로 만들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층으로 이루어져 빛이 많이 투과되는 것도 특징이다. 그래핀은 입사광 투과율이 97.7%에 달하고 실리콘에 비해 100배 이상 빠르게 전자를 이동시킬 수 있는 투명전도막으로 스마트폰 터치패널 등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얇고 가벼울 뿐만 아니라 강도는 철의 100배, 탄성은 6배로 다이아몬드와 비슷함에도 유연성이 있어 구부릴 수 있고 전기전도율은 은보다 높고 열전도율은 구리의 10배 수준에 달하는 등 물성이 매우 뛰어나 꿈의 소재로 평가되고 있다.
그래핀은 뛰어난 화학적 내성 및 내열성을 바탕으로 실리콘, 귀금속 대체소재로 주목받고 있으며 초고속·저소비전력 트랜지스터, 고밀도 집적회로(LSI)의 차세대 채널 소재, 대전류를 흐르게 하는 전기배선, 접을 수 있는 디스플레이 및 스마트폰 터치패널, LED(Light Emitting Diode) 및 스마트폰 방열소재, 연료전지 전극소재 응용도 기대되고 있다.
글로벌 그래핀 시장은 2013년 130억원에서 2030년 1조원으로 대폭 확대되고, 다른 나노카본 소재인 CNT는 320억원에서 6600억원, 풀러렌(Fullerene)은 29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돼 그래핀의 잠재력이 매우 큰 것으로 판단된다.
아데카, 고품질 양산 프로세스 확립
아데카는 특수한 제조공법을 적용한 우위성과 배터리 생산부터 성능평가까지 가능한 개발체제를 활용해 그래핀 제안을 강화하고 있다.
분말 타입에 이어 분산액의 용제 그레이드를 추가해 LiB(리튬이온전지) 등 에너지 관련기기 외에 수지용 기능성 필러로 제안할 계획이다.
아데카는 2015년 일본 도쿄(Tokyo)대학의 그래핀 기술에 대한 독점 라이선스를 취득한 후 독자적으로 제조공법을 연구해 고품질 그래핀을 양산하는 기술을 확립했고, 2019년 시험제작 설비를 도입한데 이어 최근 분말 타입을 중심으로 광범위한 분야에서 샘플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LiB 용도는 분산액에 대한 니즈가 높아 NMP 분산액을 개발해 샘플 공급을 시작했고, LiB 양극재 도전조제 용도는 충‧방전 속도 향상, 배터리 장수명화를 실현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데카의 그래핀 R&D를 담당하는 환경·에너지재료연구소는 코인 및 라미네이트 타입 배터리 제작부터 평가까지 가능한 체제를 구축하고 있어 소재의 기능을 평가할 뿐만 아니라 최종적인 배터리 형태를 고려해 용도에 적합한 그래핀 설계 및 솔루션 제공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초에는 미에(Mie) 소재 파일럿 설비를 가동했고, LiB용 뿐만 아니라 수지에 도전성, 열전도성, 기계적 강도를 부여하는 기능성 필러로 공급하고 다른 탄소소재와 함께 제안하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요를 개척하고 있다.
GGG, 1000톤 생산설비 가동 저코스트 실현
미국에서는 Global Graphene Group(GGG)이 경쟁력 있는 코스트로 그래핀을 생산해 주목받고 있다.
GGG는 400건 이상의 특허를 취득하는 등 그래핀에 관한 다양한 연구성과, 지식,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으며 1000톤 생산설비를 가동하는 등 저코스트로 공급할 수 있는 양산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두께 0.35-2나노미터의 단층 그래핀, 7-10나노미터의 박층 그래핀, 1-7나노미터의 박층 산화그래핀, 0.35-2나노미터의 단층 산화그래핀 등 4개 그레이드를 라인업하고 있으며 파우더 뿐만 아니라 용도에 따라 잉크, 페이스트로도 공급하고 있다.
그래핀은 투명하고 열전도성, 전기전도성, 기계적 특성이 뛰어나는 등 다양한 특징을 보유하고 있어 전도, 방열, 강도 향상 등 다양한 용도 활용을 기대하고 있다.
전자소재 관련분야를 중심으로 샘플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전도성, 방열소재 외에 플래스틱 강도를 향상시키는 용도에도 채용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시하라케미칼(Ishihara Chemical)이 대리점으로 용도 개척을 적극화하고 있다.
이시하라는 금속표면처리제‧기기, 전자소재, 자동차용 화학제품, 공업약품 사업을 잇는 제5의 사업으로 전도성 은나노잉크, 그래핀 등 신규 전자소재 사업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AGP, 폴란드에서 HSMG 공법으로 그래핀 생산
폴란드 Advanced Graphene Products(AGP)도 그래핀을 생산하고 있다.
고품질에 전기전도율, 방열성, 내구성이 뛰어난 특징을 활용해 반도체 분야 등을 개척하고 있으며 2021년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AGP는 2015년 설립된 나노기술 관련 신흥기업으로 그래핀, 산화그래핀, 환원형 산화그래핀, 그래핀 시트를 공급하고 있다.
액체금속 표면에 야금성장법을 이용해 그래핀을 생산하는 HSMG 공법은 AGP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기술로 고품질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특징이 있으며 유럽, 미국에서 특허를 취득했다.
세계적으로 흔하지 않은 사방 40센티미터의 대면적 시트도 생산할 수 있어 다양한 용도에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고, 유럽 및 미국에서 채용이 꾸준히 확대됨에 따라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사카이(Sakai)가 그래핀을 사업화하기 위해 2017년 신규소재를 탐색하는 프로젝트팀을 가동했으며 성장이 기대되는 그래핀과 CFRP(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사업화를 결정하고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사카이는 일본에 그래핀, 산화그래핀, 분산액 외에 PP(Polypropylene) 및 PC(Polycarbonate)에 그래핀을 혼합한 마스터배치를 반도체 관련소재 등으로 제안하고 있다.
아시아 시장에서도 용도를 개척하고 있으며 라인업을 확충하기 위해 한국기업과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사카가스, 저코스트·물성 양립공법 개발
오사카가스는 2013년부터 다층 그래핀 개발을 추진했으며 2018년 새로운 제조공법 개발에 성공했다.
열전도성, 윤활성, 강도, 내마모성, 전자파 흡수성, 전기전도성 등 물성을 유지하면서 장기적으로 제조 코스트를 kg당 1만엔 이하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용도에 따라 분산성을 부여할 수도 있으며 수지, 고무, 페인트 등에 기능성을 부여하는 첨가제용을 중심으로 공급할 방침이다.
오사카가스는 정밀화학, 탄소소재, 광촉매, 나노셀룰로스를 포함한 나노소재 기술을 활용해 박리보조제를 첨가한 물속에서 흑연을 박리함으로써 다층 그래핀을 생산하는 기술을 확립했다.
흑연을 초음파, 믹서 등으로 박리하는 방법에 비해 짧은 시간에 높은 농도의 수분산액을 얻을 수 있음은 물론 흑연을 산화시키지 않아 흑연 본연의 그래핀 구조와 순도를 유지함으로써 열전도성 등 특성이 손상되지 않으며, CVD에 비해 코스트를 억제할 수 있고 수분산액을 건조시킴으로써 CVD로는 어려운 파우더로 공급할 수 있는 강점이 평가되고 있다.
그래핀은 일반적으로 응집이 잘 이루어져 특성이 충분히 발휘되지 않을 때가 있으나 오사카가스는 그래핀의 표면특성을 분산 대상에 맞추어 개발함으로써 분산성이 우수한 파우더를 공급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에너지 및 자원 절약에 따른 환경 영향을 목표로 파일럿 설비에서 시험제작을 진행하고 있으며 다양한 분야의 수요처를 대상으로 샘플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방열성, 강도 향상 등을 목적으로 페인트 및 수지에 첨가하는 방법과 오일, 그리스에 대한 적용을 검토하고 있다.
오사카가스는 CVD 등으로 제조한 경쟁기업의 그래핀, 흑연, CNT와 비교해 우위성을 발휘할 수 있는 용도를 모색하고 다양한 물성이 동시에 요구되는 용도를 검토해 사업화할 방침이다.
일본촉매, 물·유기용제 분산형으로 주목
일본촉매(Nippon Shokubai)는 차세대 신규사업으로 산화그래핀을 주목하고 R&D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독자기술을 활용해 수분산형, 유기용제 분산형 등을 개발하고 있으며 뛰어난 물성, 편이성 등을 바탕으로 공세를 가할 방침이다.
일본촉매는 2015년 무렵부터 산화그래핀을 개발하기 시작했으며 수분산형, 유기용제 분산형을 개발한 후 환원형, 산화흑연을 추가해 라인업을 확충했다.
원자 1개 두께의 시트 형태인 산화그래핀은 원료인 흑연을 강력한 산화제로 산화와 동시에 탄소소재 층의 간격을 넓혀 박리하는 방식으로 제조하며, 산화반응 과정에서 산화그래핀 표면에 산소 관능기가 다수 결합함에 따라 물에 균일하게 분산시킬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019년에는 유기용제에 균일하게 분산되는 타입을 개발했다.
MEK(Methyl Ethyl Ketone)를 비롯해 DMF(Dimethyl Formamide), 아세톤(Acetone), IPA(Isopropyl Alcohol), THF(Tetrahydrofuran) 등 다양한 용제에 대응하고 있으며 액상 에폭시수지(Epoxy Resin)에도 배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촉매는 산화그래핀 시리즈의 샘플평가에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수분산형과 유기용제 분산형이 주목받고 있다. 필름 코팅 및 수지에 대한 혼합이 용이한 이점이 높이 평가되고 있다.
용도는 발열량이 늘어 방열성이 요구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관련부품을 비롯해 자동차 소재, 배터리 소재 등을 고려하고 있으며 파일럿 수준의 생산기술을 확립해 고형 산화그래핀 기준으로 배치당 10kg을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J)