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아사히카세이(Asahi Kasei)가 화학소재 판매 중심에서 화학 솔루션 서비스 제공으로 사업방식을 전환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이온교환막을 사용해 식염수를 전기분해하고 염소, 수소, 가성소다(Caustic Soda) 등을 생산하는 CA(Chlor-Alkali) 프로세스 사업 역사가 50년을 넘고 있으나, 수은이나 석면 등 유해물을 사용하지 않고 CA 플랜트의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는 공법이 좋은 평가를 받으며 세계 30개국 150개 이상의 CA 공장에 공급했다.
최근에는 수요기업의 과제를 해결할 수 있는 솔루션형 비즈니스 모델로 전환하고 있다.
2020년 2월 CA 플랜트용 모니터링 장치‧시스템 메이저인 캐나다 R2를 인수한 것을 계기로 솔루션 공급을 추진하고 있으며 R2의 모니터링 시스템을 활용한 공장 가동 최적화 등 다양한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형 서비스 공급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CA 플랜트 가동 지원 서비스 사업 개시
아사히카세이는 기존에도 세계에서 유일하게 식염 CA 플랜트용으로 이온교환막과 전해조, 전극 등 부품 설비와 가동기술 지원까지 종합적으로 공급했으며, R2의 정확도가 높은 모니터링 장치‧시스템을 조합함으로써 고도의 가동 지원 서비스를 공급할 수 있게 됐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는 R2의 모니터링 시스템 EMOS로 확보한 CA 플랜트의 가동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원료 조성에 최적화된 가동조건을 도출하고 고장을 예측해 적절한 시기에 부품을 교환하거나 유지보수에 나서도록 지원하는 방안을 구성하고 있다.
CA 플랜트 가동을 지원함으로써 생산성과 안전성을 향상시키고 코스트 감축 효과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현재 유럽에서 수요기업의 동의 아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한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가 그동안 영위해온 기존 CA 플랜트용 사업은 일정한 주기로 부품을 교환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꾸준한 편이었으나 앞으로 시작할 가동 지원 서비스는 아사히카세이의 부품을 사용하지 않는 공장에도 대응할 수 있어 사업의 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 등이 코스트와 기술을 앞세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으나 아사히카세이는 DX(Digital Transformation) 지원 서비스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여나갈 방침이다.
최근에는 세계적으로 탄소중립 열풍이 불면서 차세대 에너지로 수소가 각광을 받고 있고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CA 플랜트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어 아사히카세이도 가동 지원 서비스에서 수소 분야를 개척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인쇄판용 수지‧잉크 사업도 효율화‧최적화
아사히카세이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까지 추진하는 3개년 중기 경영계획 기간에 소재 사업을 총괄해온 머터리얼 영역을 3개 사업본부로 재편했다.
고기능 소재 강화, 솔루션 비즈니스 추진 등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담아 사업본부 명칭을 정했고 솔루션 비즈니스 사업본부에서는 CA 플랜트 외에도 다양한 솔루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인쇄판용 감광성 수지 AWP는 인쇄용 장치 및 소프트웨어 메이저인 벨기에 Esko와 공동으로 음료 및 잡화용 패키지 인쇄에 사용할 플렉소 인쇄용 전자동 제판장치를 개발했고 2021년부터 본격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플렉소 인쇄에서 사용할 판을 만드는 공정을 모두 자동화함으로써 작업자마다 달라질 수 있는 완성도 문제를 해결했고 인쇄물 품질 향상에도 기여하고 있다.
AWP는 유기용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현상이 가능하며 수성잉크를 사용하는 플렉소 인쇄는 휘발성 유기화합물(VOCs)이나 이산화탄소(CO2) 배출을 감축할 수 있어 높은 품질을 유지하면서 환경보호에도 기여하고자 하는 수요기업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른 화학기업들도 기존의 소재 판매형 사업에서 벗어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쇼와덴코(Showa Denko)는 2021년 2월 생산제어 시스템을 공급하는 멕시코 AMI Automation에게 50% 출자했다.
쇼와덴코는 전로강 생산에 사용하는 흑연전극 분야 세계 최대 메이저이며 AMI가 보유하고 있는 시스템을 활용함으로써 수요기업인 전로 생산기업들의 프로세스에 더욱 적합한 흑연전극을 공급하고 전로 생산 효율화 및 이산화탄소 배출에 기여할 수 있는 가동조건을 제안하는 솔루션형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술 활용 화학 사업‧서비스 창출
아사히카세이는 데이터 드리븐(Data Driven) 경영도 시작했다.
데이터 분석을 베이스로 전략적 의사결정을 나타내는 데이터 드리븐형 사업 및 서비스를 창출하기 위한 것으로 소재(머터리얼), 주택, 헬스케어 3개 사업영역에서 창출되는 방대한 데이터와 다양한 인재, 테크기업과 같은 접근법인 개러지 방법을 조합해 새로운 가치와 서비스를 창출할 계획이다.
2021년 4월 출범한 디지털 공창본부 주도 아래 전사적 차원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일본의 IT(정보통신) 기술 활용 및 디지털화 수준이 미국‧유럽에 비해 뒤처져 있다고 판단하고 주력사업은 물론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화에 박차를 가함으로써 국가 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 개러지는 수요기업의 시선에서 생각하는 디자인 사고와 단기간에 검증‧개선을 반복해 개발 속도를 높이는 애자일 방법을 조합해 새로운 사업과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접근법이다.
전사 DX 추진조직인 디지털 공창본부 출범과 동시에 공창전략추진부를 설치하고 사내의 다양한 인재를 참여시킴으로써 총 14개 주제에서 개러지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전사 공통 데이터 매니지먼트 기반을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각종 데이터를 활용한 대시보드를 포털 사이트에 공유해 누구든 언제든 접속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전사적인 데이터 이용‧활용 문화를 조성할 계획이다.
아사히카세이 그룹은 단독주택 노벨하우스에 설치한 지진계 데이터와 국토지리원의 지반 데이터, 지진동 전달과 관련된 고도의 연산처리 방법을 조합한 방재정보 시스템 롱라이프 이지스 개발을 2021년 8월 완료하고 시험운영에 착수했다.
지방자치단체, 전력기업, 보험사 등과 함께 새로운 사회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논의도 개러지 활동으로 추진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에 플래스틱 리사이클로 연결…
최근에는 자동차, IT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플라이체인 전체의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을 관리‧감축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으며, 아사히카세이도 생산제품별로 라이프사이클 전체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산출하는 시스템을 확립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가시화함으로써 경쟁력을 파악하거나 전략 재정비에 활용하고 있으며 가상공간에 현실을 재현하는 디지털 트윈 기술로 감축 시뮬레이션을 돌리거나 예측 분석해 이산화탄소 배출량 최소화에 주력하고 있다.
아사히카세이는 이전부터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사업 및 서비스 창출을 중시해왔다.
현재까지 복제 불가능한 미세패턴을 인쇄하는 기술로 투명 라벨을 제조하거나 블록체인을 조합해 위조품 유통을 방지하는 솔루션을 개발했으며 2022년 여름부터 서비스화할 계획이다.
플래스틱 리사이클 분야에서는 디지털 플랫폼 구축 프로젝트인 블루 플래스틱을 추진하고 있으며 리사이클 영역의 서플라이체인을 구성하는 관련기업들과 연계해 실증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미야자키현(Miyazaki) 노베오카시(Nobeoka)에서는 골다공증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노년층의 골절 등 리스크 저감을 위해 의료‧요양 데이터를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만드는 작업에 착수했다.
시즈오카현(Shizuoka) 후지(Fuji) 지사에서는 부지 환경보전 지역에서 관리하는 반딧불의 생육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기온, 습도 등 환경 데이터 센싱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을 가속화시키기 위해 그룹 구성원 전원의 디지털 리터러시를 높일 수 있는 디지털 인재 4만명 육성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독자적인 학습 컨텐츠를 사용해 수강 후 시험에 합격하면 세계적인 표준규격에 준거한 디지털 증명인 오픈배지를 발급하며 메일, 명찰 등에도 표시하도록 하고 있다.
일본 대상자의 약 50%가 오픈배지 5단계 가운데 레벨1을 취득 완료했으며 2021년 12월부터는 해외 7개국에서도 사원용으로 프로그램을 도입했고 2023년까지 전체 사원이 레벨3을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