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사태로 연일 폭등세 … 골드만삭스, 하반기 100달러 전망
국제유가가 폭등과 폭락을 반복하며 배럴당 100달러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 석유 수요증가율이 둔화되고 국제유가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예상했으나 2월 중순 수요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가 2021년 7월부터 일일 40만배럴 증산체제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2021년 12월과 2022년 1월 증산 폭이 27만-28만배럴에 불과했고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오미크론 변이 확산에 대한 우려가 약화되면서 수급이 타이트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원유 생산설비를 공격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추가되면서 3월 들어 대폭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낮게 평가했으나 러시아가 2월24일 무력 침공을 단행하자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 대상에 에너지 부문을 포함하지 않고 차익실현 매물 증가 등으로 잠시 하락했으나 러시아의 침공
영역이 우크라이나 서부지역으로 확대되면서 90달러대 후반에서 110달러 사이에서 등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원유 수급이 개선되지 않아 70-80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가능성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OPEC+ 회원국인 러시아가 생산을 확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고 사우디 등 중동 국가들도 원유 공급이 확실하게 차질을 빚지 않는 이상 생산을 확대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3월2일 OPEC+ 회의에서 일일 40만배럴 증산체제 유지를 결정한 것도 강세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이 셰일(Shale) 생산을 확대하고 이란 핵 협정 복귀에 따른 공급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나 여의치 않다는 반론도 제기되고 있다.
셰일은 국제유가가 상승하는 것과 별개로 개발‧생산 코스트가 높아진 상태이고 실제 증설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은 소요된다는 점에서 당장 원유 수급타이트를 해소할만한 효과는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이란 핵 협상 문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 협상이 타결돼도 제재 해제가 단계적으로 이루어져 이란산 원유가 한번에 시장에 대량 유입될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란산 원유는 현재 일일 250만배럴 수준 유입되고 있으며 경제제재 이전인 380만배럴을 회복하기까지 적어도 1년은 걸릴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따라서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영향을 약화시킬만한 요인이 없어 국제유가는 당분간 강세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미국 연준(연방준비제도이사회: Fed)이 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있어 국제유가가 하락세로 접어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2%를 상회하면서 3월 기준금리를 0.25-0.50%로 0.25%포인트 인상했고, 인플레이션이 해소되지 않는 이상 원유 시장에 투기자금이 유입돼 국제유가 폭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하지만, 3월 이후에는 미국에서 여름철 휘발유(Gasoline)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해 국제유가 상승 압력이 거세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석유제품 뿐만 아니라 천연가스, 석탄 가격도 상승하면서 전기요금과 석유화학 시황이 함께 오를 수 있어 경제에 미칠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21년 9월에 2022년 브렌트유(Brent) 평균 전망치로 배럴당 81달러로 제시했으나 최근에는 96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특히, 하반기에는 100달러대를 계속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3년에도 글로벌 석유 수요가 하루 1억300만배럴로 급증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브렌트유는 평균 105달러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강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