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디아가 생산 연동형 우대책(PLI)을 활용해 국가 경쟁력을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PLI는 대량 생산체제 확립을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로 신규 설비투자를 추진하거나 기존 생산설비를 증설하는 곳을 지원하는 한편 신증설 이후 실제 매출액이 증가한 곳에는 인센티브를 추가 부여할 계획이다.
최근 해외기업들의 PLI 신청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고 단계적 지원처 채택이 실행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반중국 정서 기반으로 중국산 탈피 본격화
인디아와 중국은 2020년 6월 국경을 두고 분쟁을 겪고 있는 히말라야산맥 지대에서 군 병력이 충돌해 최소 20명의 인디아군이 사망했다.
양국은 장기간 분쟁을 겪어왔으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45년만에 처음이어서 인디아 국민 사이에서 중국산 불매 운동이 확산됐고 서플라이체인에서도 중국 의존을 탈피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중국산 불매 운동은 당장 통관검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중국산 전자소재와 자동차부품은 기존의 샘플검사 대신 전량 검사로 전환하는 등 검사 수준을 강화했고,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수입해도 중국을 우회했다면 중국산과 동일하게 검사하도록 조치했다.
PLI는 중국산 불매운동과 함께 본격화됐으며 2020년 3월 △휴대폰 및 특정 전자부품 △의약품 원제‧중간체 및 중요 출발원료 △의료기기 3개 분야가 첫 대상으로 지정됐다.
11월에는 △자동차‧자동차부품‧드론(무인항공기) △고효율 태양광 모듈 △첨단 화학셀전지(ACC) △의약품 △통신망기기 △식품 가공 △섬유제품 △전자‧기술제품 △에어컨과 LED(Light Emitting Diode) 등 백색가전 △특수강 13개 분야로 대상을 확대했다.
휴대폰, 삼성전자 포함 해외기업 다수 지원
PLI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우량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규모화를 중시하고 있다.
선정기업은 생산설비를 신규 건설하거나 증설해야 하며 인디아기업 뿐만 아니라 해외기업도 대상에 포함함으로써 해외자본의 인디아 유입을 장려하고 있다.
휴대폰, 특정 전자부품 분야는 삼성전자, 타이완 폭스콘(Foxconn), 라이징스타(Rising Star), 위스트론(Wistron), 페가트론(Pegatron)을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폭스콘, 위스트론, 페가트론은 애플(Apple)의 위탁생산기업이다.
인디아 휴대폰 생산기업 5사와 SMT(표면실장) 부품, 수동부품, 프린트기판 등 전자부품을 제조하는 5사도 선정됐다. 선정기업들은 총 1100억루피(약 1조7000억원)를 투자해 5년 동안 10조루피 이상의 생산액을 창출하고 60% 정도는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전기자동차와 연료전지자동차 중심으로…
자동차는 전기자동차(EV)와 연료전지자동차(FCV), 운전자 지원 시스템 등 첨단기술과 관련된 부품만을 PLI 대상으로 설정했다.
2022년 2월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인디아 법인, 스텔란티스(Stellantis) 산하의 PCA Automobiles India, 일본 스즈키(Suzuki)의 자회사 Suzuki Motor Gujarat를 포함한 총 20사의 명단이 공개됐다.
인디아는 신규 자동차 판매대수 가운데 전기자동차가 차지하는 비중이 삼륜차 기준으로 수퍼센트 수준에 머무르고 있으나 2030년까지 30%대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기자동차 및 연료전지자동차에 특화된 자동차산업 육성과 함께 첨단 화학셀전지에 대한 PLI 지원도 본격화하고 있다. 총 50GWh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겠다는 목표 아래 종류와 상관없이 품질, 성능이 우수한 배터리라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글로벌모터스, 영국 Lucas TVS, 마힌드라 & 마힌드라(Mahindra & Mahindra), 릴라이언스(Reliance Industries) 자회사 Reliance New Energy Solar 등 인디아기업을 포함한 10사를 신청했으며 신청기업들의 생산능력을 합하면 130GWh로 인디아 정부의 목표치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가전, 일본기업 투자 집중
백색가전 분야는 에어컨, LED만을 대상으로 PLI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에어컨은 26사, LED는 16사를 선정했다.
에어컨은 다이킨(Daikin)의 Air Conditioning & Refrigeration, Johnson Controls-Hitachi Air Conditioning, 일본전산(Nidec) 인디아 법인, 파나소닉(Panasonic) 인디아 법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색가전 PLI는 가전 부품을 자체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에어컨‧LED 총 42사가 460억루피를 투자하는 가운데 에어컨 분야에서만 390억루피를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기업들은 약 54억루피를 투자하는 다이킨을 필두로 74억루피를 투자할 계획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자급체제 정비 가속화
인디아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인디아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장 건설 지원사업에는 5사가 응모한 것으로 알려졌고 분야별로 공장 2개 이상의 건설을 지원할 방침이다.
인디아는 자립 인디아 슬로건 아래 국산화 정책을 강화하고 있어 자급체제 구축을 중요시하고 있다.
인디아 정부는 2021년 12월 반도체, 디스플레이 국산화를 위한 새로운 보조금 제도를 도입했다.
실리콘(Silicone)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합물 반도체, 실리콘 포토닉스, 센서 생산과 반도체 패키징, 반도체 설계 관련 컨소시엄‧기업에게 비용을 최대 50% 지원하는 내용이며 예산액을 7600억루피(약 12조원)로 편성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연계해 고품질 전력, 물 등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환경 조성에도 나설 계획이다. 
실리콘 반도체 공장 지원사업에는 인디아 최대 채굴기업인 베단타(Vedanta)가 타이완 폭스콘과 설립한 합작기업 외에 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갖추고 있는 싱가폴 투자기업 IGSS Venture, 아부다비(Abu Dhabi)의 투자 펀드를 중심으로 한 ISMC 등이 신청했다.
28-65나노미터의 반도체를 월평균 12만장 생산하기 위해 총 136억달러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어서 중앙정부가 최대 56억달러를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공장은 베단타와 에레스트(Elest) 2사가 신청해 총 67억달러의 투자가 이루어지고 27억달러의 보조금이 투입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스마트폰 등에 이용하는 8.6세대 TFT 액정과 AMOLED(Active-Matrix Organic Light-Emitting Diode) 생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합물 반도체는 실리콘 포토닉스, 센서 생산과 반도체 패키징에 정부가 30%를 보조할 예정이며 화합물 반도체와 반도체 패키징에서 최소 15건이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화합물 반도체 생산에는 Ruttonsha International Rectifier이, 반도체 패키징에는 Spel Semiconductor, HCL, Sima Technology, Velankani Electronics 등 4사가 신청했다.
반도체 설계에 대해서는 설계 비용의 최대 50%, 매출액의 4-6%를 지원할 예정이다.
집적회로(IC), 칩 세트, 시스템 온 칩(SoC), 시스템 & IP 코어, 반도체 링크 설계 분야에서 인디아기업 100사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Terminus Circuits, Trispace Technologies, Curie Microelectronics가 신청했다.
인디아 반도체 시장은 2020년 약 150억달러에서 2026년 360억달러로, 디스플레이 패널은 70억달러에서 2025년 약 150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K)
표, 그래프: <PLI 대상 분야 및 예산, PLI 대상 휴대폰 및 특정 전자부품, PLI 대상 자동차 분야 선정기업, PLI 대상 가전 분야 선정기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