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오르내리고 있으나 머지않아 60-70달러 수준으로 폭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7월12일에는 유럽 경기 침체 우려와 미국 달러화 강세의 영향을 받아 브렌트유 선물이 99.49달러로 7.61달러 폭락하며 100달러가 무너졌고, WTI도 95.84달러로 8.25달러 폭락했다. 두바이유가 102.16달러로 100달러대 초반을 형성했으나 100달러가 무너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유럽의 경기 침체 우려, 유럽 중앙은행의 금리 인상 지체 등으로 1달러와 1유로가 같아지는 유로-달러 패리티 현상이 영향을 미쳤으나 세계적으로 침체 징후가 뚜렷해 100달러를 크게 웃돌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더군다나 중국에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가 다시 확산하면서 도시 봉쇄를 재개할 움직임이고 중국 경제가 예상보다 훨씬 나빠질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여름철이 끝나는 9-10월에는 최소한 70-80달러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023년 세계 석유 공급이 수요보다 하루 130만-140만배럴 부족하고 공급부족 현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신흥국 경제가 성장한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OPEC은 2023년 13개 회원국이 원유 생산량을 하루 평균 170만배럴 확대해도 수요 3010만배럴에는 138만배럴 부족하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사우디와 이란이라는 변수가 도사리고 있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예상을 빗나감으로써 전쟁을 언제까지 끌고 갈 수 있을지 의문시되고 있다.
국제유가가 120-130달러 초강세를 지속하기 어려운 이유이다.
여기에 코로나19 변이 BA.5가 확산하고 있어 자유로운 이동이 어려워지고 석유제품 수요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을 무시할 수도 없는 지경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휘발유, 경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거듭하자 유류세 인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그것도 30% 인하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최대한 낮출 수 있는 37%를 선택했다.
하지만, 전국 주유소의 99.5%가 유류세 인하분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정유기업들이 공급가격을 인하해도 주유소들이 재고 소진을 이유로 판매가격을 낮추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류세 인하분을 제때 반영하는 알뜰주유소에 몰리는 이유이다.
유류세를 인하해도 휘발유, 경유 판매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것도 문제이지만 리터당 2000원이 넘는 고공행진에도 불구하고 석유제품 소비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것이 더 큰 문제이다. 유류세를 인하하지 않더라고 소비가 줄어들면 판매가격이 내려가는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유류세 인하가 석유제품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영끌, 빚투가 말해주듯이 소득과 비례하지 않는 소비 현상이 고쳐지지 않는 이상 유류세 인하가 가져올 역효과는 넘치고도 남음이 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2.25%로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으나 소비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다. 최근의 물가상승이 소비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나 소비를 줄임으로써 물가 폭등을 잠재울 필요성이 충분하다는 점에서 빅스텝을 넘어 자이언트스텝까지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
윤석열 정부는 인기에 연연할 것이 아니라 과감한 개혁을 통해 경제를 정상화하려는 의지를 표명해야 하고 유류세 인하 정책도 거둬들여야 한다.
재정적자가 천문학적이고 국가부채가 1000억달러를 상회하는 판국에 아무런 효과도 없는 정책에 세금을 낭비할 필요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