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튬(Lithium)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접어들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리튬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영향으로 주력인 전기자동차(EV)용 LiB(리튬이온전지) 수요 증가율이 둔화됨에 따라 수요가 감소했고 오스트레일리아, 남미의 주요 리튬 공급기업은 리튬 추출설비 증설‧확장 및 신규 개발 프로젝트를 보류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유럽을 중심으로 정책적으로 전기자동차 전환을 추진함에 따라 수요가 늘어남으로써 수급이 급속도로 타이트해지고 있다.
일본은 조달물량 확보를 우선하고 있으나 엔화 약세로 공업용 리튬 조달비용이 전반적으로 상승하고 있고, 한국도 원화 약세 현상이 가속화돼 달러당 1300원을 넘나들면서 리튬 코스트가 부담이 되고 있다.
리튬, 수급타이트로 조달난 심화
리튬은 글로벌 수요 전망과 실제 생산 확대 시기의 차이에 따라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리튬 공급기업들이 코로나19에 따른 수요침체로 증설 프로젝트를 연기함으로써 공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본 리튬 수요기업들은 가격상승 및 공급부족의 영향으로 조달물량을 최소화했으나 2021년 후반부터 수요가 회복세로 전환돼 구매를 서두르고 있다.
일본은 2022년 리튬 수요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공급부족이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경계하고
있다.
리튬 공급기업들은 단계적으로 증설을 추진하고 있으나 완공까지는 시간이 걸쳐 2023년 이후 본격적으로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조달물량 확보가 선결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배터리용 금속을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 과잉이 공급과잉으로 이어져 2023년부터 가격이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나,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여전히 수요가 시장 전망을 넘어서고 있어 자원 확보를 위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국내 관계자들은 이르면 2023년 말부터 리튬 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이 본격화되면 저가 리튬과 니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저가 재활용 수산화리튬이 공급되면 가격 안정화와 수급 안정화가 동시에 이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수산화리튬, 수입량‧수입액 최고치 갱신
일본은 2022년 수산화리튬 수입량이 약 4만톤으로 정점을 기록한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3월에는 수입액이 62억6500만엔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급타이트에 따른 현물가격 상승에 엔저 효과가 겹쳤기 때문으로 2022년 총 수입액도 과거 최고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규모 수요처는 기본적으로 장기계약을 체결해 필요물량을 확보하고 있으나 가격에 대해서는 다양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튬은 시장을 거치지 않고 공급처와 직접 거래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며 유럽, 미국은 2021년 수산화리튬 선물시장을 개설했으나 직접거래가 중심이고 판매자 중심이어서 가격결정 능력은 낮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상하이(Shanghai) 현물가격을 참고하고 있으나 중국가격은 중국 정부의 전기자동차 정책에 따라 크게 변동되는 특징이 있다.
최근에는 조달물량 확보를 전제로 연도별에서 반기‧분기별로 가격협상을 진행하는 등 복잡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염수 베이스 생산능력 확대 본격화
리튬은 앞으로 글로벌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용 LiB의 주원료인 리튬은 고갈 우려가 없을 만큼 매장량이 풍부하나 공급부족이 자주 발생하는 등 수급 밸런스에 대한 반응속도가 둔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서플라이 체인 사이의 재고가 일정수준 수급을 조절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으나 일본에서 JOGMEC(석유천연가스금속광물자원기구)가 확보한 전략적인 비축물량이 수급 조절기능을 보유하지 않고 있다.

남미 염호에서 추출한 염수를 햇빛에 건조해 리튬을 얻는 제조법이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나 건조공법은 품질이 가장 높고 가격이 낮으며 이산화탄소(CO2) 배출량이 적은 이점이 많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수요처 사이에서는 증발지 확대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새로운 증발지를 설치한 후 리튬을 출하하기까지는 수년이 소요되며 도로, 전력 등 주변 인프라 투자를 포함해 환경적인 장애물이 많아 현실적으로는 기존 증발지를 확장‧증설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 탈중국 목표로 리사이클 시스템 확립
최근에는 염수 베이스 리튬 공급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오스트레일리아가 스포듀민(Spodumene) 베이스 생산을 급속도로 확대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기존 광산 인프라를 재정비함으로써 단기간 채굴 시작에 성공했다.
오스트레일리아산 생산량은 탄산리튬 기준 2019년 4만2000톤으로 1만8000톤인 칠레산의 2배 이상에 달해 세계 전체 생산량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대부분 중국에 수산화리튬 원료용으로 공급하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는 미국 조 바이든 정권의 중국에 대한 정책이 중요해질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정부는 2022년 2월22일 미국의 주요 광물(Critical Mineral)의 서플라이체인을 강화하는 새로운 정책방침을 발표했다. 반도체 부품, 고용량 배터리, 의약품, 희토류가 포함되며 리튬을 비롯해 중국에 대한 의존 탈피를 염두에 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튬은 단순히 현물시장 거래가격 상승에 따른 것이 아니라 선박 부족에 따른 수급타이트로 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중국은 상하이 봉쇄의 영향으로 감산에 들어간 공장이 있는 등 제로 코로나 정책이 장기화되면서 물류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리튬 서플라이체인에서 탈중국을 추진하는 것은 비현실적으로 보이나 바이든 정권은 리사이클 시스템을 확립함으로써 미국에 리튬 폐쇄루프(Closed Loop)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테슬라(Tesla)를 중심으로 하는 서플라이체인은 미국 정부 외에 캘리포니아 지방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아 폐차된 전기자동차의 리튬 회수에 특화된 저온처리 기술을 확립하고 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화하겠다는 목표도 세우고 있으며 셀 자체에 전해액이 포함되는 등 실용적인 대응이 가능해 장기적으로 전기자동차가 대량 폐차되는 시기를 고려한 움직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수산화리튬이 탄산리튬을 앞질렀다!
국내 리튬 시장은 2020년 수산화리튬 점유율이 탄산리튬을 앞질렀으며 하이니켈 양극재가 투입되는 고성능·고사양 배터리가 요구됨에 따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수요 폭증과 함께 양극재 원료로 투입되는 리튬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2030년 휘발유 자동차 판매를 금지할 예정이며 자동차 시장을 선도하는 유럽과 중국에서도 2040년 판매를 금지할 방침이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부임 이후 친환경 정책에 집중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보급을 촉진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2차전지 시장은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를 타고 2020년 461억달러에서 2030년 3517억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일본, 유럽과 함께 2차전지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중국, 일본과 함께 글로벌 2차전지 소비의 95%를 점유하고 있다.
배터리 시장조사기관 B3에 따르면, 한국은 2020년 기준 2차전지 시장점유율에서 IT기기용 45.0%, 전기자동차용 39.8%, ESS(에너지저장장치)용 70.5%로 다른 국가를 크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의 수입 의존도가 높고 금속 원재료인 리튬, 코발트, 니켈은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포스코와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 따르면, 2019년 기준 2차전지 핵심소재 해외 의존도는 양극재 47.0%, 음극재 80.8%, 분리막 69.5%, 전해액 66.2%로 파악된다.
특히, 리튬은 양극재의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칠레구리위원회(Cochilco)에 따르면, 전기자동차에 투입되는 리튬 비율이 2019년 32%에서 2030년에는 79%로 상승할 될 것으로 예측된다.
2차전지에 투입되는 리튬 원료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이 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생산설비가 없어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1년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 수입량은 9만4810톤으로 2017년에 비해 242.5% 폭증했다. 탄산리튬 수입량은 4만1137톤으로 2배 이상, 수산화리튬은 5만3673톤으로 664.2% 폭증했다.
2021년 기준 탄산리튬 최대 수입 대상국은 칠레로 3만5252만톤에 달했고 중국과 아르헨티나에서 총 5612톤을 수입했다.

수산화리튬은 중국산이 4만3690톤으로 가장 많았고 칠레산 6691톤, 러시아산 2813톤을 수입했다.
2022년 1-5월 수입량은 4만5317톤으로 2021년 1-5월에 비해 23.0% 증가해 2022년 전체적으로는 10만톤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에는 배터리의 니켈 비중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밀도가 높아지면서 전기자동차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니켈은 고온에서 리튬과 합성이 어려워 탄산리튬보다 녹는점이 낮은 수산화리튬이 하이니켈 양극재에 더 적합하기 때문이다.
칠레구리위원회에 따르면, 2019년 탄산리튬 생산량은 수산화리튬의 3배로 앞섰으나 2030년에는 수산화리튬 생산량이 리튬 전체의 49%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2020년 수산화리튬 수입량이 탄산리튬 수입량을 넘어섰다. 탄산리튬 수입비중은 2017년 74.6%에서 2021년 43.4%로 하락했으나 수산화리튬은 25.4%에서 56.6%로 상승했다.
수산화리튬 공급량이 하이니켈 양극재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일부 관련기업들은 탄산리튬을 수산화리튬으로 재가공하는 방식으로 공급함으로써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포스코‧두산‧성일‧코스모 신규‧재활용 확대 경쟁
최근 수산화리튬과 탄산리튬 수요 폭증과 공급부족이 겹치면서 가격이 폭등했으며 2022년 6월22일 중국 내수가격은 수산화리튬이 톤당 47만3333위안, 탄산리튬은 46만위안을 형성했다.
국내에서는 포스코, 에코프로그룹, 두산, 성일하이텍, 코스모화학 등이 해외 리튬 광산을 확보하거나 국내 생산설비 투자, 재활용설비 투자로 리튬 국산화에 나서고 있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2021년 5월부터 광양 율촌에 수산화리튬 4만3000톤 공장을 착공했으며 포스코홀딩스는 매장량이 280만톤에 달하는 아르헨티나 염호 리튬 상용화 공장 건설을 시작해 2024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는 율촌에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도 건설하고 있다. 해외 광산 확보와 수산화리튬 생산, 재활용을 통해 2030년 22만톤을 포스코케미칼에게 공급할 방침이다.
에코프로이노베이션은 2020년부터 포항에 730억원을 투자해 수산화리튬 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에코프로씨엔지가 LG에너지솔루션으로부터 공급받은 전기자동차 폐배터리에서 리튬을 추출해 에코프로이노베이션에게 공급한다.
두산중공업은 독자 개발한 친환경 공법을 통해 2021년 하반기부터 1500톤 폐배터리를 처리할 수 있는 설비 실증을 추진하고 있다. 순도 99%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예정이다.
성일하이텍은 중국, 인디아, 헝가리, 폴란드, 말레이지아의 폐배터리 재활용 공장에서 폐배터리를 파우더로 가공한 후 군산 1‧2공장에서 탄산리튬 2000톤을 생산하고 있다. 3공장 건설 역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모화학 역시 본격적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뛰어들었으며 2022년 말 니켈·코발트 등 금속추출 라인을 완공할 예정이다. 계획에는 없었으나 최근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가격이 오르자 투자를 확대해 탄산리튬 추출 라인도 포함했다. 니켈·코발트 생산능력에 맞춰 탄산리튬 생산능력이 1000톤에 달할 것으로 파악된다.
코스모화학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수산화리튬보다 탄산리튬이 2차전지에 많이 쓰이고 있다”면서 “폐배터리 원료로 수산화리튬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인택 기자: hit@chemlocus.com)
표, 그래프: <일본의 탄산리튬 수입동향, 일본의 수산화리튬 수입동향, 일본의 수산화리튬 수입액·수입량 변화, 한국의 탄산리튬 수산화리튬 수입동향, 국내 탄산·수산화리튬 수입동향>